바다를 본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납니다. ... 라고 쓰고 보니 마지막으로 바다를 본 것은 강릉 커피기행 때 였군요. 그 때 살폿 본 것이 전부이고 그 전에 언제 봤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지도 않은 것이 비행기를 탈 때마다 봤습니다. ㄱ-
여튼, 가까이서 바다를 본 것만 따지면 아주 오랜만의 일입니다. 국내 여행은 자주 다니지 않으니 더욱 그렇고요.


이번에 내려가서는 점심을 먹고 잠시 들리자 하여 충동적으로 순천만에 갔습니다. 가이드 + 운전을 맡아주신 C님은 원래 계획하신 것인지도 모르지만..^^; 여튼 밥 먹은 곳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는 6-7km 남짓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생각보다 조성이 잘 되어 있더군요. 아마도 습지 관련 행사 커다란 것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대대적인 정비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덕분에 순천만을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전망대까지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사진부터 한 장. 갈대밭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 놓은 다리입니다. 사진에서는 그림자가 비쳐 보이네요.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다리인데, 이대로 걸으면 갈대밭을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아예 습지생물보호를 위해 개방시간도 정해져 있어서 밤늦게나 새벽 일찍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오후 5시인지 6시가 입장 마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래 보이는 수상택시를 타고 한 바퀴 도는 것도 괜찮겠더군요. 하지만 이번에는 무조건 걷습니다. 점심을 조금 늦게, 잔뜩 먹은터라 티타임 전에 운동하자고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거든요. 하하하.;




바다는 오랜만에 본 것이지만 갈대는 언제 보았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억새랑 갈대가 어떻게 다른지 이번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왔지요.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길에 억새도 조금 있었거든요. 하지만 순천만의 주역은 역시 갈대 입니다. 바람이 불어오면서 싸아싸아하는 소리가 울리는데 문득 「봄날은 간다」가 떠올랐습니다.



겨울날, 뉘엿한 오후 햇살에 갈대가 웁니다.

(시적으로 표현하면 그렇지만, 이 곳에서 직접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의 10%도 전하지 못합니다. 그냥, 직접 가서 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앞서도 한 번 올린 태공의 인증사진. 촛점은 날아갔지만 맹한 얼굴은 잘 보입니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갈대밭 사이로 다니는 길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다른 곳은 들어가지 못하고 여기만 다니게 되어 외려 보호하기는 좋겠더라고요. 그건 전망대 올라가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산골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놓으니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품도 줄고, 산도 덜 건드리게 되었지요. 아마 만들 때는 자연환경을 파괴한다 하였을텐데, 만들어 놓고 나니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 정해져서 낫지 않나 싶습니다.


올라가다보면 이렇게 중간중간 쉼터도 있습니다.


줌을 당겨 찍었지만 제대로 잡지 못한 새. 맹금류로 보이는데 정확하게 어떤 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몸집이 작던데 말입니다. 까마귀나 그 비슷한 정도..?
(까마귀 덩치가 은근히 큽니다.)




이것이 순천만 갈대밭 전경입니다.




논과 습지의 경계에 제방도로가 있는데 저게 자전거 도로라더군요. 봄에 자전거 들고 와서 한 바퀴 돌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게 만만치 않을 따름이고..;ㅂ;




이쪽이 하구입니다. 갈대가 동그랗게 원형으로 퍼져 자라고 있는데..... 데.....



죄송합니다. 저는 이걸 보고 곰팡이를 떠올렸니다.T-T 원형으로 포자가 나는 것이 딱 샬레 위에 곰팡이든 세균이 번식하는 것 같은 모양새가....;;;
해로운 곰팡이 말고 모야시몬에도 등장하는 오리제로 해두죠.;




이쪽도 왠지 동글동글.




썰물로 드러난 갯벌에 오리 여섯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눈으로 보는 쪽이 훨씬 좋습니다.
좋은 카메라라면 더 잘 잡았을지 모르지만, 그러면 사진 찍는데 바빠서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럴 때는 카메라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한참을 바라보고 슬슬 내려가는데 이런게 보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네요. 아마도 스피커 같은데 모양이 도토리-상수리 모양입니다. 으하하하하~ 상수리 뚜껑(모자?) 부분이 스피커랑 조금 닮긴 했지만 이렇게 해두니 재미있네요.




아직 조경공사를 한지 얼마 안되었다는 느낌인데, 조금 더 지나면 주변에 심은 동백도 잘 자라고 해서 괜찮겠지요. 람사르 협약 관련한 대회가 올해 있었던가요. 그 때 맞춰서 준비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생각지도 않았는데 근사한 풍경을 보고, 운동도 제대로 하고 와서 좋았습니다. 다음엔 봄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기회가 되려나 모르겠어요. ToDo 목록에 추가하면 언젠가는 하겠지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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