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에 올린 사진이니 아마 그 전주에 찍은 걸겁니다. 그러니 7월 첫 주 이야기겠네요.'ㅂ'

어쩌다보니 그 날은 신세계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G의 쇼핑에 끌려 갔던 것인데,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쇼핑입니다. 그것도 옷 쇼핑. 이날은 옷 쇼핑이 아니라 아마 가방 쇼핑이었을 겁니다. 어쨌건 신세계 지하 식품매장에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세계 각지의 특산물을 모아놓았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날 산 것 외에 기억에 남는 것은 기름 정도일걸요. 올리브유였나, 그런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여간 돌아다니다보니 타이야키를 팔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타이야키는 단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G랑 함께 마음이 동했지요. 하지만 점심을 먹은 뒤라 저는 안 사도 상관없다 싶었는데 G가 홀랑 넘어갔습니다. 뭐, 모양이 진짜 타이야키 같지 않았다는 것도 내키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지만 호기심과 포스팅거리에 넘어가면 얄짤없습니다.

타이야키는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보통, 하나는 팥 반 크림치즈 반, 또 하나는 말차입니다.


사면 이렇게 작은 종이 봉투에 담아 줍니다. 위에서 봤을 때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바꿔서 찍어보면 이렇습니다.



순서를 바꿔서 찍은 겁니다. 맨 위가 말차, 그 아래가 보통, 맨 아래가 크림치즈와 팥입니다. 두께가 상당한데, 그냥 봐서는 감이 안잡히지요.



비교샷입니다. 도미 세 마리를 쌓아 놓고 그 옆에 제 핸드폰을 세웠습니다. 모델명이 W2700이던가요..-ㅁ- 가장 많이 보이는 핸드폰 중 하나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세 개를 쌓아놓으니 핸드폰 높이와 거의 같지요.



풀어 놓으면 이런 모습입니다. 면적(?)은 보통의 붕어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두께를 보면 상당히 다릅니다. 그리고 맛도 그렇고, 제가 알고 있는 타이야키하고는 꽤 차이가 납니다.



모양은 붕어와는 조금 다릅니다. 꼬리지느러미 모양이 꽤 다르지요. 잉어빵과는 어떻게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꼬리만 살짝 떼어봤습니다. 팥이 듬뿍 들어있지요. 꽤 달달합니다. 그래도 아주 달진 않으니 괜찮더군요. 하지만 먹으면서 이건 타이야키라기보다는 가이덴야키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풀빵말이죠. 현대백화점에서 파는 동그란 일본 풀빵말입니다. 두께감이 있고 빵부분은 핫케이크와 비슷한 질감의 빵입니다. 붕어빵과는 다르죠. 여기저기 사진에서 본 타이야키는 붕어빵과 비슷한 모양과 두께를 가져서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이쪽은 왠지 보통의 붕어빵이 아니라 도미(타이) 모양을 한 가이덴야키 같다는 생각입니다. 일본에 가서 타이야키를 먹으면 좀더 확실하겠지만 언뜻 보았던 타이야키와는 달라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팥과 빵의 조화는 어느 것이든 다 좋습니다. 가이덴야키든 타이야키든 붕어빵이든 제게는 다 좋아요. 그런 고로 간식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정적으로 신세계에서 판다면 가끔 사먹을텐데 그렇진 않겠지요. 팥도 맛있었지만 쌉쌀한 말차맛이 농후한 말차 타이야키도 좋았고 크림치즈의 약간 새콤한 맛이 팥과 환상적으로 어울리는 크림치즈 반 팥 반의 타이야키도 맛있었습니다.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G도 이거 하나를 홀랑 다 먹더군요. 앞 뒤로 속이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층으로 발려 있는 것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쓰다보니 팥이 듬뿍 들어간 간식이 먹고 싶습니다. 아우....-ㅠ-
집 근처에 현대 백화점이 하나 있긴 합니다. 지하철 역으로 몇 정거장이긴 하지만 아주 멀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쇼핑 때문에 그 백화점을 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4호선 라인에 있는 그 백화점은 크기가 꽤 작거든요. 그래서인지 지하 식품매장도 타 지점에 비하면 빈약합니다. 아마 신촌 현대백화점이나 비슷한 수준일거라 생각합니다.
집에서 가장 자주가는 백화점이 최근엔 롯데에서 신세계로 바뀌었습니다. 지하 식품매장은 롯데보다 신세게가 둘러보기 낫더군요. 사람도 적어서(...) 쇼핑하기 괜찮습니다. 롯데에 들어가면 미로 같은데다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정신 없습니다. 게다가 빙글빙글 둘러보아도 딱 이거다라고 눈에 들어오는 음식이 없습니다. 가끔 취영루 만두가 땡기긴 하지만, 가끔입니다.
현대백화점 중에서는 무역센터점을 자주 갑니다. 다른 현대 백화점 지점에 비해 빈도가 높다뿐이지 신세계에 비하면 방문횟수는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야, 신세계는 집에서 걸어갈 수 있지만 무역센터점은 한강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걷는 것은 무리입니다. 가능은 하겠지만 얼마나 걸릴지 상상하고 싶지 않은 수준이군요. 여기를 그나마 자주가는 것은 삼성역(코엑스)에 갈 일이 있을 때 꼭 들리기 때문입니다. 베즐리의 치즈빵을 G가 사랑해 마지 않는데다 지하의 식품매장들도 빙빙 돌면서 어느 것을 먹어야 하는지 한참 고민할 정도로 취향입니다. 특히 시노스! 갈 때마다 저를 시험에 들게하는 포냥포냥(..) 포실포실 사르르르의 치즈케이크는 무섭습니다.ㄱ-

이날은 다행히 시노스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밥 되는 음식을 고르다 보니 그렇더군요. 이 날 왜 삼성역에 갔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날 G의 선택은 야키소바였습니다.
만드는 것을 이날 처음으로 봤는데 보기만 해도 짭니다. 달군 철판에서 국수와 야채를 쉴 새 없이 볶으면서 그 위로 종이팩에 담긴 진한 검은색의 소스를 뿌려됩니다. 추측컨대, 우유팩 반 개 정도는 들어가겠더군요. 간장뿐만 아니라 설탕도 들어갔을테지만 이 한 접시를 다 비웠을 때의 나트륨 섭취량을 생각하면 무시무시합니다.

아지만 맛있죠.-ㅠ-

탱글탱글한 면발과 짭잘한 가츠오부시와 얇은 달걀지단. 음....-ㅠ-


G 몫까지 사왔더니만 팥 싫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제가 두 개 다 먹었던 가이덴야키. 행사상품이라 900원 하던걸 800원에 팔고 있더군요. 따끈따끈 달달한 것이 정말 취향이었습니다. 붕어빵보다는 덜 바삭하지만 촉촉하고, 팥이 듬뿍 들어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끔 붕어빵이 생각나면 대신 먹으러 갈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다른 일본 음식은 신세계나 롯데에도 들어와 있는데 가이덴야키는 현대백화점에서만 봤습니다. 시노스도 매장이 몇 군데 없지만 이것도 만만치 않군요. 다음에 언제 갈 일이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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