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8_이사는 아직 멀었건만
검은 가방에 달아 놓은 이 술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단 말입니다. 이 술에 장신구 넣어서 따로 더 주문할만한 곳 없을까요. 찾아봐야지.
이사를 먼저할지 이직을 먼저할지 저도 몰랐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직이 먼저입니다. 따라서 사무실 이삿짐 정리가 먼저 찾아오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사무실 한쪽에 모셔두었던 대왕미쿠도, 사무실에 두었던 잡지상자도 도로 들고 오는 바람에 자취방이 점점 좁아집니다. 이제 살림살이까지 들어오면 더더욱 골치아프겠네요. 아차. 크리스마스 전에 콜드브루용 유리병도 챙겨야 합니다. 못들고 오거나 쓰임이 다한 물건들은 얌전히 재활용상자에 담아 놓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오는 누구든 편히 챙겨가라고요. 물론 거기의 60%는 책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책 짐이 제일 커요.
그래놓고는 오늘, 생일 선물로 인형을 요구했습니다. 아니, 인형이 아니라 동물형. 도착하는대로 공개하겠습니다. 생일선물 비용 부족분은 다음에 파랑 앵무로 받을 생각입니다. 그쪽은 품절이라,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지요. 들어와서 사진 찍는 날, 앵무새와 관련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풀겠습니다.
누구한테 들었더라. 사이코패스란 멀리 있지 않다고 말하는 어느 학자의 이야기였고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비사회화된 면모가 있고, 그걸 적절히 사회화시키며 다른 사람에게 맞춰 나가는 이들이 있다고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걸 자각하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에서 봤다던가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공감하지만, 공감하는 저를 또 경계합니다. 본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기 위해 그런 모습에 끼워맞추는 건 아닌가, 이전에 얻었던 여러 힌트들을 억지로 비틀어 끼우는 것이 아닌가 하고요.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이 최고입니다.
.. 라고 적고 보니 아차. 오늘도 밤 주문을 잊었습니다. 과연 밤은 다음주 크리스마스 전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은 보험 결제도 마쳤으니 통장정리하고 일찍 자러갑니다. 어제도 출장이었지만 내일도 출장입니다. 어떻게든 자동차 없이 가는 방법을 강구해야겠네요. 왕복 6시간의 험난한 길이라, 같은 6시간이라면 차라리 대중교통이 낫습니다. 부디 시간에 늦지 않게 갈 수 있.....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