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주의 식생활. 트라피스트 포도잼은 이번에 처음 시도해봤지만 다음엔 딸기로 가겠습니다.'ㅠ'a 집에 있는 딸기잼 다 처치한 다음에요. 식빵은 여러 종류를 돌려 먹는데, 역시 단 식빵보다는 안 단 식빵이 더 취향입니다. 그러니 같은 밤식빵도 리치몬드보다 빵나무 것을 더 좋아하지요.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가봅니다. 이모저모 사고도 많이 치고, 평소보다 바늘이 삐죽 서 있습니다. 고슴도치도 아니고 호저 상태로 추정되는군요. 삐죽삐죽.


살쪘지만 저녁에 퇴근해서 뭔가 주워먹는걸 끊을 수 없고, 그걸 끊으려면 냉장고를 비워야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냉장고를 비우고 최소한의 것으로만 채워 넣으면 스트레스가 또 증가합니다. 근데 어쩔 수 없어요. 식욕 조절이 안되는 때는 정말로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먼산) 식생활을 보면 영양상태가 걱정되지만, 일단 이번 주말이 되어야 합니다. 과일을 본가로 주문해두었거든요. 배송기일을 장담 못해서 자취방이 아니라 본가로 넣었지요. 그거 들고 오면 조금 개선될 겁니다, 아마도.


한 달에 용돈 삐~만원이면 적은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통장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이모저모 제거하고 남은 돈을 용돈으로 결정했지만 이걸로도 부족하면 지난번에 슬쩍 내려 놓은 적금비용에 미안합니다. 용돈이 어디로 새고 있는 걸까요. 끄응. 헛된 쪽에 쓰지 않는다고 해도 부지런히 그러는 걸 보면 역시 책을 덜 사야 하나봅니다. 어, 사실 지금 엊그제 받은 알라딘 플래티넘 연장 메일을 보니 1백만원을 돌파했더라고요. 하하하하.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나요, 다 제가 쓰는 거지.



다만 식이조절이 마음대로 안되는 고로, 조금 조정해야할 필요성은 느낍니다. 카드값 방어 포기하고 조금 더 쓸까봅니다.(먼산)



넋이 나가 있는 건 지난 금요일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퇴근하기 직전 유혈사태를 일으켜 급하게 처치를 받았습니다. 커터칼 쓰다가 1cm 넘게 베였거든요. 일주일 가까이 지난 지금은 대강 아물어서 밴드도 떼고 있지만 불안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디서 그런건지 모르게 오른손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바닥쪽이 아니라 손톱 바로 아래쪽을 찧은 모양입니다. 거기도 대강 밴드로 처치해두고요. 여기야 베인 것이 아니니 그래도 좀 빨리 낫지 않을까 기대만 해봅니다. 하하하.;ㅁ;



상처입은 영혼을 달래러 오늘은 인터넷 이만. 마켓컬리의 장바구니만 조금 더 들여다보고 다음주의 빵들을 결정하렵니다. 잊지말고 내일까지는 결제해야지.'ㅠ'

...인 고로, 그 시리즈를 몽창 모아봅니다. 모두 현대 배경의 BL이고요.


발단은 최신작인 『일상, 비일상』이었습니다. 아마 알라딘의 추천 목록에 있어서 들어갔다가, 내용 소개글을 읽어보니 앞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 보았다가, 첫 출간작인 『가장 평범한 일상』부터 시작해 『컬러즈 Colourz』와 『달콤, 쌉싸름하게』, 『LOVESONG(러브송)』, 그리고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작가의 가이드버스 계통으로 추정하는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까지를 몽창 구입해 몽창 읽었습니다.


문제라면 한 번에 다 읽어서 각각의 내용이 마구 헷갈립니다. 아냐, 그래도 소설의 특징대로 제목을 붙여 놓아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가장 평범한 일상』은, 평범한 일상을 갖고 싶었던 문세정과, 그런 문세정의 일상을 찍기 위해 왔던 카메라 감독 김지훈의 이야기입니다.

문세정은 예전에 작은 독립영화에 출연해 반짝 떴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간 어디서 무얼하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설 첫머리에서 그는 휴먼 다큐멘터리의 제안을 받고는 어거지로 수락합니다. 본인은 전혀 할 생각이 없고 사생활에 대해서도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프로덕션의 작가에게 말려들어가 찍는 것을 허락했던 겁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전혀 촬영하지 말 것, 그리고 데뷔 당시 상대역이었고 데뷔 계기이기도 하며 지금은 아주 유명한 배우인 한성주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입니다.

딱 3일간의 촬영만 허락받았기에 지훈은 집 여기저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다른 보조 카메라맨과 함께 문세정의 밀착 촬영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쉽지 풀리지 않습니다. 그 짧은 촬영기간 동안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릅니다.



그 다음으로 읽은 것인 『일상, 비일상』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앞서 등장한 한성주입니다.

배우 한성주는 5년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어느날 차입니다. 그것도 일방적인 결별 선언을 들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데, 집에 들어와보니 낯선 이가 있습니다. 넓은 집이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많은데다가, 애초에 그 집도 대학선배이자 소속사 사장인 동현의 명의입니다. 그러니 동현이 들인 낯선 인물에 대해 뭐라 해도 소용이 없었고요. 워낙 성격이 나쁜지라 매번 날을 세우고 대하지만 동거인인 김정우는 무심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점차 성주도 정우의 존재를 묵인하고 그냥 저냥 무난하게 동거합니다. 둘의 관계가 바뀐 것은 성주의 동생인 성훈의 결혼식 직후입니다. 신랑의 가족으로 결혼식장에서 여러 손님을 맞이하던 성주는 옛 애인 커플을 만나게 되고 그 장면을 정우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 날 무너진 경계 때문인지 성주는 아예 정우를 자신의 선 안으로 들이고 일상을 이어갑니다.


물론 이야기가 그렇게 잘 풀릴리 없다는 건 아실겁니다. 비일상이 한 차례 왔다갔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한성주의 일상과 비일상의 이야기는 엉뚱하지만 또 엉뚱하지 않은, 그의 일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이 외전에서 대신 설명을 해줍니다.



『일상, 비일상』을 읽다보니 등장하는 인물 중 몇이 뜬금없지만 비중있게 나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안 읽은 다른 소설들을 순서대로 읽습니다. 그래서 먼저 본 것이 『컬러즈』입니다.



『컬러즈』는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인물의 이야기 같지만 『일상, 비일상』에 등장한 누군가가 주인공입니다.

나는 고3의 어느 봄날, 벚나무 아래를 걷는 전교 부회장에게 홀립니다. 괴기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시선을 빼앗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같은 뿔테 안경에 같은 학교, 같은 나이임에도 왜 자신은 뚱뚱한 외톨이어야 하는가 불만을 갖고는 결심합니다. "이제 이런 나와 안녕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진취적인 성격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원래의 소심함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도 그런게,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회사 사장의 취향대로 차려입은 선정원은 고시원에서 여전히 혼자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다 사진동호회의 출사 공지를 보고 처음으로 나갔다가 조성호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의 그 전교 부회장, 노수민도 만납니다. 노수민을 피하기 위해 조성호와 같이 어울리는데, 이 사람 성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연락은 계속와서 같이 술 마시고 사진찍으러 다니고, 그렇다보니 출사에는 덜 나가게 되고 하는데... 그런데.....


책 소개글에는 조성호가 비중있게 소개되어 조금 조마조마했지만 조성호는 일종의 장치라고 봅니다. 선정원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고 노수민과 선정원이 이어지는 판을 깔아준 것이 조성호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조성호라는 '이물질'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튼 전체 이야기 중에서 가장 달달한 커플은 이 둘이라고 단언합니다. 다른 소설 속에서도 인상적으로 남은 것이 이들이고요.



『LOVESONG(러브송)』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이 『달콤, 쌉싸름하게』고요.

김진솔과 민성훈은 소꿉친구입니다. 진솔은 대학을 나와 취직했다가 부장의 괴롭힘을 두고 호기롭게 사표를 던지고 나왔지만 재취직에 실패하여 집에 있는 백수고, 성훈은 대학을 다니다 중간에 때려치우고 음악을 합니다. 같은 지역에, 같은 교회를 다니다보니 어머니들이나 양가의 가족도 모두 알고 있는 사이고요. 하지만 이들 둘은 군대 다녀온 뒤 있었던 교회의 수련회 이후 서먹한 사이가 됩니다.

이런 둘의 미묘한 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같은 교회 출신이고 소꿉친구인 윤구의 결혼식에서 입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한 진솔은 재취업에 성공하여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있는 홍대는 또 성훈의 밴드 연습실이 있는 곳입니다.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느 날, 직장 동료와 회식 비슷한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정말로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또 틀어집니다.

말하자면 소꿉친구를 좋아하고, 그게 또 마음에 걸려 멀리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의 연속입니다. 이들 둘의 문제는 김진솔이 언젠가 화내는 자리에서 줄줄 풀어 놓습니다. 먼저 좋아해서 약자의 입장이라 생각하는 누구씨와 눈치가 없는 누구씨의 조합. 역시 인간관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의사소통이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달콤 쌉싸름하게』는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러브송』이나 『컬러즈』에서 언급된 회사가 배경이고요.

정지현 대리의 옆팀 팀장님은 성격이 괴팍하지만 업무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느 날 문득, 팀장님을 계속 눈으로 쫓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형들이 둘 다 커플이고, 성별은 장애물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보았으니 팀장님께 가지는 이 감정이 연애감정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지현은 어쩌다 보니 회사 사람은 아니고 업무 관계자인 누구에게 이 연애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앞편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밴드 크래프트의 멤버 세준입니다.

앞서 다른 이야기에도 등장했던 사건들이 이어져 맞물리면서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끕니다. 이 커플도 꽤 귀엽습니다.



이렇게 시리즈를 다 본 셈인데. 『가장 평범한 일상』은 『일상, 비일상』과 이어지지만, 『일상, 비일상』은 『컬러즈』, 『러브송』, 『달콤, 쌉싸름하게』의 맨 뒤에 붙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상 그렇게 되네요. 『일상, 비일상』의 특정 장면에서 느꼈던 일종의 위화감도 사이의 세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무리 없이 이해가 됩니다. 거꾸로 말하면 각각의 소설을 각자 소화하는데는 살짝 위화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컬러즈』는 앞서 이야기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전개되다보니 앞 이야기를 몰라도 되고, 『달콤, 쌉싸름하게』는 다른 이야기를 읽고 보는 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러브송』도 앞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만, 아니어도, 이 소설의 중심축은 소꿉친구들 사이의 애정사뿐만 아니라 자격지심을 극복하는 과정이니 단독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나저나 두 권에 걸쳐 행패를 부린 누구씨는... (먼산) 뭐, BL에서 여성은 이런 포지션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걸까요. 음...(먼산)


신소현. 『가장 평범한 일상』.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일상, 비일상 1-2, 외전』. 나이츠문, 2018, 각각 2800원, 2400원, 2800원.

신소현. 『컬러즈Colourzs』.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LOVESONG(러브송) 1-2』. 더클북컴퍼니, 2017, 각 3300원.

신소현. 『달콤, 쌉싸름하게』. 더클북컴퍼니, 2017,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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