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호스트에서 일어난 것이 대략 6시였을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우산을 챙겨들고 센다이역 방향으로 걷다가 마루젠으로 들어갑니다. B님은 찾을 책이 있었고, 저는 찾는 책은 없지만 찾아볼 주제는 있습니다. 그 주변 돌아다니다가 센다이 파르코 1층에 마루젠이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마루젠은 매우 크기도 하거니와 책도 다양하게 많더군요. 찾는 책은 딱히 없지만 찾아볼 만한 책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책들. 열심히 보다가 딱 필이 오는 책이 있어서 구입의사를 그 분께 카톡으로 여쭤보니 두 권 사오라 하십니다. 한 권이 아닌 것은 아마도 다른 한 권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려니 하고 두 권 챙깁니다.



건축 쪽을 살핀 것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 구입하지 못한 것이 몇 있어서 재고 확인을 위해 그랬습니다. 지난 번에 후쿠오카 준쿠도에 갔을 때는 신간만 한 권 있더군요. 찾던 책이 있어 덥석 들고 옵니다. 역시 작은 집에 대한 책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그리고 이런 물건을 두고 구입 여부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고양이. 게다가 옆에는 공이 있어!

평소 사용하는 스타일의 가방이 아니라 G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괜찮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도시락가방으로 쓰기 좋은데 그 외에는 쓰임새가 영 안 좋습니다.




여러 책을 충동구매한 뒤에는 LOFT에 놀러갑니다. 펜이 괜찮은게 있나, 뭔가 재미있는 상품이 있나 여기저기 둘러보았지요. 코난 스탬프를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려 놓고는 필요했던 것 하나만 집어 나옵니다. 그렇게 제한을 걸지 않으면 트렁크가 아슬아슬할 겁니다. 실제 귀국편의 트렁크는 23kg이었습니다.(먼산)


저야 저녁을 건너 뛰어도 되고 낮동안에 내내 먹은 덕에 그 시간까지도 소화가 안되었으나,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또 다릅니다. 숙소방향이 그쪽이니, 다시 파르코 방향으로 걷습니다. 파르코에서 역 반대방향으로 가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이름은 夕焼け麦酒園입니다. 구글에서도 검색되고, 읽기는 '유우야케비루엔'인가봅니다. 몇 번 그 앞을 지나가다 눈여겨 본 것은 이 가게에 은하고원맥주의 생맥주가 있다는 안내를 봐서 그렇습니다. 병맥주를 맛있게 먹었던 터라 B님께 강력히 어필하여 가게에 들어갑니다. B님은 캔맥주가 그냥 그랬다 하시는군요.



구글지도도 첨부해봅니다.





아래쪽이 센다이 파르코, 센다이 역방향입니다.






가게는 상당히 작습니다. 안쪽에 바도 있지만, 출입구에는 느긋하게 즐 길 수 있도록 2인용의 높은 테이블도 있습니다. 테이블 아래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어 가방도 내려 놓을 수 있고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바로 옆의 그림을 찍어봅니다.



메뉴판을 보면 대체적으로 술안주 중심입니다. 그리하여 고기찜과 가라아게 등의





은하고원맥주는 총 세 종이 있습니다. 뭐였는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셋. 그 중 하나는 스타우트였습니다. 다른 하나가 페일이었던 것까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그리하여 타베로그의 힘을 빌려 찾아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뭐지?), 스타우트라는군요.


말해 무엇합니까. 매우 맛있습니다. 원래 맥주는 가벼운 것보다 묵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스타우트도 굉장히 좋아하지요. 배부른데도 홀랑홀랑 잘 넘어가는 그런 맛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를 주문하신 B님은 바이센보다는 케르슈쪽이 더 취향이었다 하십니다.






가라아게. 레몬을 뿌려도 좋고,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쪽은 돼지고기 찜과 감자와 오이. 오이와 감자는 딸려 나온 것이었는데, 이 둘이 더 맛있었습니다. 아니, 고기가 맛 없는 것은 아닌데 이 둘이 제 입에 더 맞아 그런 거였습니다.





배부르다며 깨작이던 제가 마지막에 주문한 건 유자샤베트입니다. 술집가면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 메뉴 시키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먼산) 술마시면 희한하게 단게 먹고 싶단 말이죠.


먹어보면 그대로 유자입니다. 입을 싸악 씻어내는 그런 맛. 유자청을 들이부어 만든 것인가 싶은 정도로 유자향이 확 올라옵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지요.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다보니 뭘 챙길 정신 머리는 없고, 아침 일은 내일 생각하자며 홀랑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기 전까지 태풍이 어디쯤 와있나 확인하는데,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km라니. 자전거 수준 아닌가요. 이 속도라면 공항에서 태풍과 정면으로 만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항공기는 결항일 건데...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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