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야기에서 계속.


스타벅스를 나와서는 루푸루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일단 1일권을 사야하는데, 매표소 자체도 버스 승강장에 있더군요. 13번인가, 하여간 가장 끝의 승강장입니다. 구조를 보니 교토가 떠오르더군요. 다른 곳에서는 거의 전철을 이용하지만 교토만큼은 버스 이용이라 먼저 떠오른 걸겁니다.





1일권 가격은 성인 620엔. 한 번 탈 때 22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러니 세 번만 타도 본전 이상은 되지요. 종일권이 있으면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에, 이 사진은 왜 찍었나. 하여간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관광객 말고도 사람이 많은게, 그 근방에 사는 사람들도 이용하지만 산 자체에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공계는 그쪽에 몰아 넣은 모양이더군요. 캠퍼스가 매우 넓습니다. 이공계 체육관이 따로 있는 걸 보고 놀랐고, 그 옆에는 아마도 국제규격이 아닐까 싶은 크기의 축구장도 있었습니다.





이날이 칠석 축제 마지막 날이었지요. 이건 어느 은행 로비였습니다. 상점가의 카자리보다 더 손이 많이 간 모양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색조합도 굉장히 취향이었고요. 역시 파랑...







자아. 즈이호덴 앞에서 내립시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코스이니 다테 마사무네 참배를 위해서는 최소한 운동화를 신고오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된다면 산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도 가능하지만 짐이 많으면 얌전히 버스를 이용합시다. 이날은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기도 했고, 낮도 꽤 더웠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가 빽빽합니다. 삼나무라는군요. 그 때야 몰랐지만, 돌아와서 트위터를 보다가 삼나무가 꽃가루를 뿜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절대 봄에는 오지 맙시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던 사람도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 정도로, 정말 포자 뿜듯이 꽃가루가 폭발하더군요. 문자 그대로의 광경이었습니다.


하기야 한국도 소나무 꽃가루가 제철에는 한창 날릴 텐데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가 없는 걸까요.






열심히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즈이호덴, 마사무네의 상을 모신 곳은 아니고, 여긴 절입니다. 하지만 걸어 놓은 이름이 참 인상 깊습니다. 마사무네야마.;





그렇지 않아도 양 옆에는 다테 가문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도 금박이군요.







..절...이 맞겠지요? 아마도?;


저보다는 전통건축을 잘 아시는 아버지께 여쭤봐야겠습니다.




즈이호덴은 더 위에 있답니다. 서봉전. 한국어로 적어놓고 보니 이름 참 희한하군요.








저기도 뭔가 있는 것 같지만 올라가는 것만해도 힘듭니다. 흠흠.







그리고 올라가다 목격. 곰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군요. 시내 바로 옆의 산인데도 곰?






이런 산 속이라면 있을 법도 합니다. 하여간 돌계단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그리고 사진찍는 것을 잊었지만, 저 사진 끄트머리 쯤에서 드디어 즈이호덴이 나옵니다. 저런 가파른 계단을 세 번쯤 만나면 됩니다. 올라갔다 온 지금이야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초행길에는 길게 느껴집니다. 절대로 운동화 신고가세요.



입장료는 450엔입니다. 기록한 걸 보고 있노라니 10시에 루푸루 버스 탑승, 15분쯤 하차, 30분쯤 즈이호덴 입장했다고 하니 15분쯤 걸어 올라간다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그리고 매표소 옆에는 이런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저 책갈피는 다테가문의 문장을 그려 놓은 옷칠 나무였다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손거울이고요.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저 책갈피는 센다이 시내 돌아다니면서 두 어번 쯤 더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있는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건 다테가문뿐만 아니라 전국무장들의 집안 문양을 모은 겁니다. 여기에는 다테문장이 없는데, 그건 따로 빠진 모양이더군요. 결번도 여럿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는 이걸 다 모아 놓은 곳이 있을까요.

일단 센다이 돌아다닐 때, 이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것만 찍어 놓고 열쇠고리 사진은 안 찍은게, 상품 자체는 퀄리티가 그리 높은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그냥 기념품으로 무난한 정도..?






사진 찍어 놓고도 이 사진을 왜 찍었는지 잊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지금 기억났습니다.



날림이지만 들은 기억대로 대강 적어보자면. 마사무네의 출생 당시도 그렇고, 출생 후에 천연두에 걸려 한쪽 눈을 잃은 것도 있고 해서 그 아버지가 슬쩍 소문을 풀어 놓은 것이 있답니다. 그 당시의 유명한 승려로, 사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선승의 환생이라는 소문을요.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는 아버지가 내놓은 소문을 알뜰하게 써먹습니다. 비밀리에 사람을 풀어 그 선승의 무덤을 확인해두고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 자리를 정해둡니다. 그리고 거기를 팠더니 그 자리에서 선승의 유골이 나오고, 그래서 사람들은 다테 마사무네가 그 선승의 환생이라는 말을 더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 루머는 이렇게 만들고 재생산하는 겁니다.(먼산)


하여간 저 나무는 그 유골이 나왔던 자리랍니다.







저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뒤로 돌면 저렇게 가파른 계단이 보입니다. 입구의 좌우로 뻗은 길이 아까 올라온 계단길이고요. 문을 들어서면 양옆으로 석등이 놓여 있는데, 가신들의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자. 여기가 즈이호덴입니다. 도호쿠대지진 때 지진으로 망가졌지만 다시 복구한 곳.







그리고 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칠석 소원 종이가 나부낍니다. 대나무에 매단 소원 종이라.








그리고 입구의 문 양 옆은 회랑..은 아니고. 하여간 공간에 이렇게 카자리를 달았습니다. 여기는 모양새가 시내에서 본 것과 사뭇 다릅니다. 위에 있던 원통 혹은 구 모양의 머리 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종이 술을 내려단 모양새고요. 그러고 보니 위키백과에서 센다이칠석축제를 확인할 때 카자리의 종류가 여럿이란 걸 봤습니다. 학을 매단 것이 분명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문양도 양쪽에 쌍으로 놓았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서 오른쪽은 파랑계통, 왼쪽은 빨강계통. 저 세로줄 문양과 구요 문양이 기하학적 문양 중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그것 말고는 아까 금박으로 보았던 다테 가문 문장이 많고요.






다시 입구로 돌아와, 양옆은 모래 혹은 자갈 정원이었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가레산스이계통이었나 싶은. 그리고 저 안쪽, 사람들이 참배하는 곳에 다테 마사무네의 상이 있습니다.






와아. 굉장히 화려합니다. 하기야 최근에 복원 완료했을 것이니 단청이 저렇게 화사한 색인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 당시의 색을 재현했다면... 으으으음. 분명 다테는 사당의 저 색 하나하나를 다 지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리더였으니 그 쯤이야 했겠지요.






게다가 나무는 검정, 거기에 금칠, 화사한 색. 으윽. 눈을 둘 곳이 없어요!








그리고 금박칠은 거기만 한 것이 아니죠. 교토에서도 절은 몇 보았지만, 아니, 사당이 처음이라 그런가 이렇게 화사하고 반짝반짝한 곳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의 상.


여기서도 가이드인 B님의 설명이 뒤따릅니다. 생전 그리고 사후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상은 여럿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다 온전한 눈을 가지고 있고 사후에 만든 상 하나만, 마사무네의 부인이 생전의 모습대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애꾸라던가요. 이건 두 눈이 다 온전한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이것도 반짝반짝합니다. 안쪽에는 조명이 없어 어두워 보이지만 그래도 저거 금상....(먼산)







안쪽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다시 사진을 한 번 찍어봅니다. 어떻게든 올라오는 과정에서 내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군요.







그러고 보니 입구의 문도 검정과 금색의 조합입니다. 교토만 보아서 일본 전통이란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그것도 취향 문제인가보네요.




즈이호덴을 둘러보았으니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대략 15분. 이런 날씨에는 그냥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버스는 도쿄의 지하철이나 교토의 버스처럼 칼 같이 시간을 지키지는 않습니다. 예정보다 많이 늦으니 정시에 도착하지 않아도 일단 기다리세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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