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EAL은 출간 당시부터 이름은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킨포크보다는 뒤에 나왔는데 판형이나 표지나 내용을 봐서는 아주 크게 차이가 없어보이더군요. 그러다 도서관에 가서 책 꽂힌 것을 보고 일단 집어 들고 왔습니다.


킨포크는 음식 이야기 때문에도 관심이 있어 집어다 종종 보았지만 최근 권은 대강 훑기만 하고 안 들고 옵니다. 판형이 크고 종이가 두꺼워 무거운데다, 음식 레시피도 행간이 매우 많아 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었거든요. 그리하여 안 본지 좀 되었는데, 그리고 본 책도 최근에는 평이 그리 안 좋았는데....


시리얼은 한 권을 읽고는 더 안 봐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책 보지를 보면 TRAVEL & STYLE이라고 하여, 여행과 생활(스타일)을 동시에 잡으려 했던 모양입니다. 표지에 나온 총 7가지 내용 중, 표지를 보고 내용이 떠오르는 것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책 내용을 보니 또 읽은 기억은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만약 하나의 책으로 나오거나 블로그 등에 올라왔다면 정독하고 기억에 남았을 건데, 이상하게도 분명 읽었던 내용이 머릿 속에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편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을 보는 듯 여백은 상당히 넓고, 글자들은 한 번에 읽기 쉽지 않습니다. 죽 따라 읽으면 읽히지만 일부러 행간을 좁게 조정하고 글씨도 매우 작습니다. 내용은 나쁘지 않고 몇몇은 기억에 남았지만 책을 덮으면 휘발됩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건 잡지와도 비슷한데, 오히려 잡지 쪽의 기억이 더 생생하게 남습니다. 그참 묘하네요.


하여간 한 번 보고 나니 그걸로 되었다 싶은 생각과, 차라리 이걸 얇더라도 책으로 만났다면 각각의 내용이 상충되지 않고 이어져 기억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하기야 킨포크도 이미 효용(?)은 다했지요.(먼산)



『시리얼 vol.11』, 이선혜 옮김. 시공사, 2016, 18000원.



책에 실린 이야기 중 포고 아일랜드와 비엔나의 이야기는 꽤 괜찮았습니다. 비엔나는 비엔누아즈리, 비엔나의 빵이 기억에 남았고 포고 아일랜드는 늙어가는 섬을 살리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야기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모든 섬이 이런 프로젝트는 펼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리고 요즘의 섬 내 물부족 이야기를 들으면 쉽지 않겠다 싶지만, 그래도 무인도로 변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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