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여행 가신 사이 본가를 지키는데, 어제부터 말썽이던 냉장고가 또 말썽입니다. 몇 시간 간격으로 삐삐~ 소리를 내면서 점검하라고 알려주네요. 지금 보니 나이가 ... 음. 꽤 많습니다. 아마 전원 계통에 이상이 생긴 모양인데, 그냥 두면 내내 삐삐 거리니, 그 소리를 끝내려면 전원을 뺐다가 도로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적으로 작동하거든요.


이게 비정기적으로 울리는데, 아침에는 대략 1시간 10분, 그 다음에는 대략 1시간 40분, 지금은 ...네, 이제나 저제나 소리가 울릴까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덕분에 잠도 부족하고 제대로 못자서 몸 상태는 늘어지고. 그리하여 빡친 김에 밀린 작업 중입니다. 그러니까 몇 달 전에 구입하고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치즈를 꺼내 들었단 이야기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유통기한 확인하고는 잽싸게 크림 구입해뒀지요.



솔직히 말해 저 밖에 못 먹을 티라미수이긴 한게, 주재료 중 하나인 사보이아르디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건조과자니 괜찮다며 무시하고, 거기에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대략 4샷 정도 뽑아서 준비. 커피를 푹 적셔 넣었으니 맛은 어떨지? 냉장고에 넣어두었으니 조금 있다 꺼낼 겁니다. 게다가 커피를 그거 반 통 만드는데 다 써서 매우 오래된 말차 가루를 써서 만든 말차 티라미수. 음. 으으으음. 이거 먹고 배탈 안나려나 조금 걱정되네요.



그래서 집안일은 뭐냐 하면 AS 신청입니다. 신청하는 사람이 많은지 15분을 기다려 연결되었고, 그러고도 방문 일정은 다음 주에나.(먼산) 하기야 이런 열기에는 파업(...)하는 가전제품도 많겠지요. 여튼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으니 조금 뻗겠습니다.OTL

따로 기록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포기하고 넣어버린 책 기록입니다. 감상이라기보다는 기록 수준이고요.


와타나베 유코.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지금 검색하다보니 이 책은 정가가 인하되었습니다. 현재 7천원. 그렇다면 한 권쯤 사다 놓고 보아도 괜찮겠네요. 제목 그대로 좋아하는 조리도구와 식재료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담았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띵굴마님의 책과도 비슷하나 그보다 판형이 작습니다. 이쪽은 조금 더 본격적인 느낌이 있고요.



로이드 칸. 『로이드 칸의 적당한 작은 집』.

졸면서도 열심히 보았습니다. 로이드 칸의 책인 『셸터』와 다른 책들을 보고 꿈을 키웠던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자신만의 집을 지어 올린 내용입니다. 제목 그대로 작은 집이 아니라 적당히 작습니다. 적당히 작다고 해도 한국 기준에서는 매우 큰 집인 것은 단독주택이기 때문입니다. 뭐, 카메라 렌즈 덕분이기도 하겠지요. 광각렌즈.



장석주. 『외롭지만 힘껏 인생을 건너자, 하루키 월드』

이 책은 하루키 머들러를 준다는 말에 홀려서 구입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다 내려 놓았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필집만 좋아하고, 소설은 정말로 취향에 맞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나마 보겠다고 도전한 것 중에는 『렉싱턴의 유령』이었나, 약간 공포 분위기 돌던 그 소설만 기억 납니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치를 떨었고, 『1Q84』도 읽고 나서 이거 뭔가 고민했습니다. 반명 수필집은 경중을 가리지 않고 다 좋았습니다. 『먼 북소리』는 지금 읽어도 당장 여권을 꺼내들고 어디론가 떠나야할 것 같고, 『언더 그라운드』는 명작이라 생각합니다. 논픽션은 이렇게 써야 한다고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 옴 진리교 교주 사형 건으로 마이니치 신문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기고한 글도 좋았습니다.(기사링크)

짧게 줄이면 소설을 중심으로 분석을 한 이 글은 대부분 동의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두 편을 읽으며 자기 복제적인 부분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성적인 뉘앙스가 강한 부분도 정말로 취향에 안 맞았고요. 끄응. 강간 코드나 미성년자 성관계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질색입니다. 그런 고로 이 책은 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먼산)



『조리법별 일본 요리』는 츠지요리학교로 흔히 불리는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낸 책입니다. 다만 번역부분에서 걸리는 것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걸 전문서적으로 감안하고 본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조리 용어는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대신 해설을 길게 붙였습니다. 한국어로 바꾸는 쪽이 이해하기는 쉽지만, 이 책은 정말로 전문가를 위한 책이니까요.



간단리뷰는 이걸로 끝.-ㅁ- 다음은 리뷰로 넘어갑니다.



와타나베 유코. 『내가 좋아하는 조리 도구와 식재료』, 방영옥 옮김. 한즈미디어, 2016, 15000원.(정가 인하로 7000원)
로이드 칸. 『로이드 칸의 적당한 작은 집』, 박단비 옮김. 한즈미디어, 2018, 35000원.
장석주. 『외롭지만 힘껏 인생을 건너자, 하루키 월드』. 달, 2018, 14500원.
츠지조리사전문학교. 『조리법별 일본 요리』, 최강록 옮김. 클, 2018, 3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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