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몇 차례 언급한 적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원래, 일주일 전에 작성했지만 현재진행형인 사건입니다. 지난 공지 이후 약 일주일간 아무런 공지가 올라오지 않았고, 이미 일부 회원들은 펀딩 업체에 대한 공동 대응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여름 쯤, 텀블벅과 와디즈에서 펀딩을 하나씩 신청했습니다. 텀블벅 펀딩은 와디즈보다 더 뒤에 참여했지만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걸렸습니다. 텀블벅은 제작형이라 주문 처리 뒤 바로 환불 안내문이 있었고 와디즈는 그보다 훨씬 뒤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둘 다 7월에 터진 덕에 펀딩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여러 사업에 참여하는 걸 한동안 보류했습니다. 그래봤자 이달에 하나 신청해서 무사히 받았지만, 이게 충동구매였던 터라 지금은 왜 샀나 싶은 심정이고요.


텀블벅은 그래도 펀딩 종료와 환불 안내문, 환불까지가 빨리 진행되었기 때문에 불만은 덜합니다. 그러니 저에게는 지난주에 종료되었지만 심정적으로는 아직도 진행형인 심플렉스의 와디즈 펀딩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5월 초에 올린 지름 관련으로 '스트레스는 충동구매를 부른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링크) 실제 펀딩 주소는 이쪽입니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7798


출근용 백팩에 문제가 조금 있고 불만도 있었던 터라 하나 장만할까 했는데 와디즈에서 공동구매 펀딩이 나오니 고민되더군요. 가격은 높지만 다른 가방들 가격을 보면 나쁘지 않아보이고, 무엇보다 짐 정리하기가 좋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망설이다가 5월 중순에 펀딩을 신청하고 그 얼마 뒤에 펀딩이 마감되었습니다. 마감일은 5월 28일. 그리고 카드 결제일은 5월 29일입니다.


원래 7월 중순 경에는 가방이 온다고 해서 여름 여행에도 들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갈지 어떨지 모르는 여행이지만 하여간 시험해보기 좋지 않나 싶었고요.


그랬는데. 7월 11일에 메일이 옵니다. 펀딩에 새소식이 올라왔다고요.





생산일정이 지연되어서 예정보다 늦게 배송이 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뒤에 올라오는 공지를 보면 이 때는 이미 공장과의 의사소통이 안되어 입고가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8월 초의 공지에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만 7월에 올라온 공지에는 물품 미확보로 인한 환불처링니 걸로 보입니다.








7월 11일에 1차 배송지연 공지, 7월 27일에 전체 환불 공지. 위의 공지는 일부만 올린 겁니다. 아래에 구글설문조사 주소가 있어 환불자 이름과 계좌 등의 정보를 적게 되어 있습니다. 펀딩 총액이 기억에 5천만원 넘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면 4400만원입니다. 참여자는 200명 이상.





그러고 보면 여기에도 서포터가 260명이라는군요. 지금 첫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서포터는 222명입니다. 아마 나머지 인원은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취소한 걸로 보입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적지요.



이미 이때부터 밴드에서 환불 관련 소송 모임이 생겼을 겁니다. 하지만 밴드를 안하기도 하고 환불을 기다리자는 입장이어서 두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8월 11일의 공지. 공장에다 계약 파기를 알리고 계약금을 돌려달라 요청했는데, 공장쪽에서는 일방적인 계약파기라고 하여 돈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이 때 일부만 부분환불이 진행되어 명단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다시 8월 17일에 나머지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명시합니다.




그리고 8월 16일의 공지까지는 좋았는데.




8월 17일의 공지가 이겁니다. 수요일까지는 환불을 마무리하겠다고요.




결과적으로 환불은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고, 마음고생도 하고. 와디즈와는 7월 말의 환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한 차례 1대1 상담으로 확인하고 그 뒤에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댓글에 등장하는 여러 상황을 보면 적극적인 대처는 하지 않고 환불 시한 D-day까지는 지켜보겠다는 것이더군요.


1차적으로, 와디즈라는 플랫폼에서 결제를 한 것이라 카드 매출 취소는 와디즈에서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환불 신청한 사람들이 있으니 와디즈 쪽에서는 그 환불 계좌를 적지 않은 사람들만 부분 취소를 해준 모양입니다. 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빨리 사건이 끝난 셈이지요.

카드사를 통해 정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걸 '이의제기'라고 부르는데, 상품이 도착하지 않았을 경우, 카드사에 90일 내 이의제기를 하면 카드사가 가맹점에 연락해서 서류를 주고 받고 하는 과정을 거치는 모양입니다. 대략 한 달 걸린다는군요. 그리고 이의제기를 한다고 해도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제일 확실한 방법은 와디즈에서 전체 매출 취소를 해주는 것인데 안했습니다. 카드 수수료와 업체에서 받는 수수료 문제가 아닌가 추정은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즉, 와디즈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이번 경우는 무사히 환불을 받았지만 환불 기일을 내내 미루기만 한다면 그게 제대로 처리될지 알 수 없는 거죠.



간단히 요약해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쳤습니다. 사업에 대한 투자도 아니고, 공동구매였습니다. 텀블벅과 같이 시제품 제작 하여 소규모 펀딩하는 그런 것도 아니었고요. 안전한 구매라 생각한 것이 이리 발목을 잡으니 와디즈 펀딩을 믿고 할 수 있겠냐 싶더군요. 차라리 텀블벅을 가거나 아이디어스를 가지요. 제가 구입하는 쪽은 그쪽이 더 많기도 합니다.



댓글을 보니 노마틱 백팩 펀딩 끝난 뒤에 본사쪽에서 대대적인 세일을 했던 모양입니다. 거기에 참여했다면 관세 등 생각해도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저렴했을 거란 이야기도 있습니다. 덕분에 가방은 못사고, 새로 살 의욕도 잃어 지름신은 가셨지만 가방 선택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나 생각하니 머리가 아픕니다. 그리고 며칠을 끙끙대다가 가방 문제는 대강 해결보았습니다.






그리고 22일 공지입니다.






25일 공지. 뒷부분도 더 있지만  이게 현재까지 올라온 마지막 공지입니다.


전체 금액을 계약금으로 선지급 한 것인지 앞서는 정확히 이야기가 없었으나 여기 보면 선지급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계약 파기된 시점에서 돌려주지 않는다는 걸로 보이는데, 왜일까요. 25일의 공지 주 내용은 지연이자를 지급하겠다는 걸로 보이나 이것도 연리 12%지요. 실제 받는 금액은 얼마 안될 겁니다. 그 얼마간의 금액을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일이 빨리 해결되어 와디즈를 탈퇴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과연.-_-+

이 건이 해결되지 않으니 와디즈 탈퇴도 되지 않습니다. 아직 참여하고 있는 펀딩이 있는 걸로 나오거든요. 와디즈에 항의하고 바로 탈퇴할 것인지, 아니면 더 기다릴 것인지 고민중입니다.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공지 안 올라오면 와디즈 쪽에 항의해야지-라고 지난 주말에 생각했는데 이번주도 그렇게 보내는군요. 허허허.




덧붙임. 그리고 8월 31일을 넘긴 9월 1일 오후에도 아무런 공지 없음. 와디즈쪽에 항의 문의부터 넣어야겠습니다.



181228 덧붙임.

해 끝나기 전에 어찌되었나 보러 갔는데 말입니다, 아직도 미해결. 고소건 진행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와디즈의 대처는 이러한 모양입니다.

180904 : 환불 지연 대처 상황 알림. 앞으로의 대처 공지(메이커 자금정산에 대한 절차 강화 등등등)

181114 : 법적절차 진행중. 내용증명 반송, 가압류 및 지급명령 진행중

181205 : 심플렉스가 가압류 및 지급명령에 대한 의의제기. 따라서 본안소송 진행 예정


...

속도가 매우 느리군요.(먼산)


사진은 지난주의 식생활. 트라피스트 포도잼은 이번에 처음 시도해봤지만 다음엔 딸기로 가겠습니다.'ㅠ'a 집에 있는 딸기잼 다 처치한 다음에요. 식빵은 여러 종류를 돌려 먹는데, 역시 단 식빵보다는 안 단 식빵이 더 취향입니다. 그러니 같은 밤식빵도 리치몬드보다 빵나무 것을 더 좋아하지요.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가봅니다. 이모저모 사고도 많이 치고, 평소보다 바늘이 삐죽 서 있습니다. 고슴도치도 아니고 호저 상태로 추정되는군요. 삐죽삐죽.


살쪘지만 저녁에 퇴근해서 뭔가 주워먹는걸 끊을 수 없고, 그걸 끊으려면 냉장고를 비워야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냉장고를 비우고 최소한의 것으로만 채워 넣으면 스트레스가 또 증가합니다. 근데 어쩔 수 없어요. 식욕 조절이 안되는 때는 정말로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먼산) 식생활을 보면 영양상태가 걱정되지만, 일단 이번 주말이 되어야 합니다. 과일을 본가로 주문해두었거든요. 배송기일을 장담 못해서 자취방이 아니라 본가로 넣었지요. 그거 들고 오면 조금 개선될 겁니다, 아마도.


한 달에 용돈 삐~만원이면 적은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통장을 보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이모저모 제거하고 남은 돈을 용돈으로 결정했지만 이걸로도 부족하면 지난번에 슬쩍 내려 놓은 적금비용에 미안합니다. 용돈이 어디로 새고 있는 걸까요. 끄응. 헛된 쪽에 쓰지 않는다고 해도 부지런히 그러는 걸 보면 역시 책을 덜 사야 하나봅니다. 어, 사실 지금 엊그제 받은 알라딘 플래티넘 연장 메일을 보니 1백만원을 돌파했더라고요. 하하하하. 그 돈이 다 어디로 가나요, 다 제가 쓰는 거지.



다만 식이조절이 마음대로 안되는 고로, 조금 조정해야할 필요성은 느낍니다. 카드값 방어 포기하고 조금 더 쓸까봅니다.(먼산)



넋이 나가 있는 건 지난 금요일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퇴근하기 직전 유혈사태를 일으켜 급하게 처치를 받았습니다. 커터칼 쓰다가 1cm 넘게 베였거든요. 일주일 가까이 지난 지금은 대강 아물어서 밴드도 떼고 있지만 불안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디서 그런건지 모르게 오른손 손가락을 다쳤습니다. 바닥쪽이 아니라 손톱 바로 아래쪽을 찧은 모양입니다. 거기도 대강 밴드로 처치해두고요. 여기야 베인 것이 아니니 그래도 좀 빨리 낫지 않을까 기대만 해봅니다. 하하하.;ㅁ;



상처입은 영혼을 달래러 오늘은 인터넷 이만. 마켓컬리의 장바구니만 조금 더 들여다보고 다음주의 빵들을 결정하렵니다. 잊지말고 내일까지는 결제해야지.'ㅠ'

...인 고로, 그 시리즈를 몽창 모아봅니다. 모두 현대 배경의 BL이고요.


발단은 최신작인 『일상, 비일상』이었습니다. 아마 알라딘의 추천 목록에 있어서 들어갔다가, 내용 소개글을 읽어보니 앞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 보았다가, 첫 출간작인 『가장 평범한 일상』부터 시작해 『컬러즈 Colourz』와 『달콤, 쌉싸름하게』, 『LOVESONG(러브송)』, 그리고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작가의 가이드버스 계통으로 추정하는 『너는 나에게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까지를 몽창 구입해 몽창 읽었습니다.


문제라면 한 번에 다 읽어서 각각의 내용이 마구 헷갈립니다. 아냐, 그래도 소설의 특징대로 제목을 붙여 놓아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가장 평범한 일상』은, 평범한 일상을 갖고 싶었던 문세정과, 그런 문세정의 일상을 찍기 위해 왔던 카메라 감독 김지훈의 이야기입니다.

문세정은 예전에 작은 독립영화에 출연해 반짝 떴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그간 어디서 무얼하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설 첫머리에서 그는 휴먼 다큐멘터리의 제안을 받고는 어거지로 수락합니다. 본인은 전혀 할 생각이 없고 사생활에 대해서도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프로덕션의 작가에게 말려들어가 찍는 것을 허락했던 겁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전혀 촬영하지 말 것, 그리고 데뷔 당시 상대역이었고 데뷔 계기이기도 하며 지금은 아주 유명한 배우인 한성주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입니다.

딱 3일간의 촬영만 허락받았기에 지훈은 집 여기저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는 다른 보조 카메라맨과 함께 문세정의 밀착 촬영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쉽지 풀리지 않습니다. 그 짧은 촬영기간 동안 이 두 사람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흐릅니다.



그 다음으로 읽은 것인 『일상, 비일상』입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앞서 등장한 한성주입니다.

배우 한성주는 5년간 사귄 여자친구에게 어느날 차입니다. 그것도 일방적인 결별 선언을 들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데, 집에 들어와보니 낯선 이가 있습니다. 넓은 집이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많은데다가, 애초에 그 집도 대학선배이자 소속사 사장인 동현의 명의입니다. 그러니 동현이 들인 낯선 인물에 대해 뭐라 해도 소용이 없었고요. 워낙 성격이 나쁜지라 매번 날을 세우고 대하지만 동거인인 김정우는 무심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점차 성주도 정우의 존재를 묵인하고 그냥 저냥 무난하게 동거합니다. 둘의 관계가 바뀐 것은 성주의 동생인 성훈의 결혼식 직후입니다. 신랑의 가족으로 결혼식장에서 여러 손님을 맞이하던 성주는 옛 애인 커플을 만나게 되고 그 장면을 정우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그 날 무너진 경계 때문인지 성주는 아예 정우를 자신의 선 안으로 들이고 일상을 이어갑니다.


물론 이야기가 그렇게 잘 풀릴리 없다는 건 아실겁니다. 비일상이 한 차례 왔다갔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한성주의 일상과 비일상의 이야기는 엉뚱하지만 또 엉뚱하지 않은, 그의 일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인물이 외전에서 대신 설명을 해줍니다.



『일상, 비일상』을 읽다보니 등장하는 인물 중 몇이 뜬금없지만 비중있게 나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안 읽은 다른 소설들을 순서대로 읽습니다. 그래서 먼저 본 것이 『컬러즈』입니다.



『컬러즈』는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인물의 이야기 같지만 『일상, 비일상』에 등장한 누군가가 주인공입니다.

나는 고3의 어느 봄날, 벚나무 아래를 걷는 전교 부회장에게 홀립니다. 괴기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시선을 빼앗겼다는 겁니다. 하지만 같은 뿔테 안경에 같은 학교, 같은 나이임에도 왜 자신은 뚱뚱한 외톨이어야 하는가 불만을 갖고는 결심합니다. "이제 이런 나와 안녕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렇게만 보면 굉장히 진취적인 성격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원래의 소심함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도 그런게,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회사 사장의 취향대로 차려입은 선정원은 고시원에서 여전히 혼자 생활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다 사진동호회의 출사 공지를 보고 처음으로 나갔다가 조성호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의 그 전교 부회장, 노수민도 만납니다. 노수민을 피하기 위해 조성호와 같이 어울리는데, 이 사람 성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연락은 계속와서 같이 술 마시고 사진찍으러 다니고, 그렇다보니 출사에는 덜 나가게 되고 하는데... 그런데.....


책 소개글에는 조성호가 비중있게 소개되어 조금 조마조마했지만 조성호는 일종의 장치라고 봅니다. 선정원이 바뀌는 계기를 제공하고 노수민과 선정원이 이어지는 판을 깔아준 것이 조성호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조성호라는 '이물질'을 참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튼 전체 이야기 중에서 가장 달달한 커플은 이 둘이라고 단언합니다. 다른 소설 속에서도 인상적으로 남은 것이 이들이고요.



『LOVESONG(러브송)』은 그 다음 이야기입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이 『달콤, 쌉싸름하게』고요.

김진솔과 민성훈은 소꿉친구입니다. 진솔은 대학을 나와 취직했다가 부장의 괴롭힘을 두고 호기롭게 사표를 던지고 나왔지만 재취직에 실패하여 집에 있는 백수고, 성훈은 대학을 다니다 중간에 때려치우고 음악을 합니다. 같은 지역에, 같은 교회를 다니다보니 어머니들이나 양가의 가족도 모두 알고 있는 사이고요. 하지만 이들 둘은 군대 다녀온 뒤 있었던 교회의 수련회 이후 서먹한 사이가 됩니다.

이런 둘의 미묘한 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같은 교회 출신이고 소꿉친구인 윤구의 결혼식에서 입니다. 그 이후 절치부심한 진솔은 재취업에 성공하여 회사를 다니는데, 그 회사가 있는 홍대는 또 성훈의 밴드 연습실이 있는 곳입니다.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어느 날, 직장 동료와 회식 비슷한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진 뒤 정말로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의 관계는 또 틀어집니다.

말하자면 소꿉친구를 좋아하고, 그게 또 마음에 걸려 멀리하면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의 연속입니다. 이들 둘의 문제는 김진솔이 언젠가 화내는 자리에서 줄줄 풀어 놓습니다. 먼저 좋아해서 약자의 입장이라 생각하는 누구씨와 눈치가 없는 누구씨의 조합. 역시 인간관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의사소통이라는 깨달음을 줍니다.



『달콤 쌉싸름하게』는 그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러브송』이나 『컬러즈』에서 언급된 회사가 배경이고요.

정지현 대리의 옆팀 팀장님은 성격이 괴팍하지만 업무 능력이 뛰어납니다. 어느 날 문득, 팀장님을 계속 눈으로 쫓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형들이 둘 다 커플이고, 성별은 장애물이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보았으니 팀장님께 가지는 이 감정이 연애감정인지 아닌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지현은 어쩌다 보니 회사 사람은 아니고 업무 관계자인 누구에게 이 연애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앞편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밴드 크래프트의 멤버 세준입니다.

앞서 다른 이야기에도 등장했던 사건들이 이어져 맞물리면서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끕니다. 이 커플도 꽤 귀엽습니다.



이렇게 시리즈를 다 본 셈인데. 『가장 평범한 일상』은 『일상, 비일상』과 이어지지만, 『일상, 비일상』은 『컬러즈』, 『러브송』, 『달콤, 쌉싸름하게』의 맨 뒤에 붙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상 그렇게 되네요. 『일상, 비일상』의 특정 장면에서 느꼈던 일종의 위화감도 사이의 세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무리 없이 이해가 됩니다. 거꾸로 말하면 각각의 소설을 각자 소화하는데는 살짝 위화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컬러즈』는 앞서 이야기와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전개되다보니 앞 이야기를 몰라도 되고, 『달콤, 쌉싸름하게』는 다른 이야기를 읽고 보는 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러브송』도 앞 이야기를 읽는 것이 이해하기 쉽지만, 아니어도, 이 소설의 중심축은 소꿉친구들 사이의 애정사뿐만 아니라 자격지심을 극복하는 과정이니 단독으로 봐도 좋습니다.



그나저나 두 권에 걸쳐 행패를 부린 누구씨는... (먼산) 뭐, BL에서 여성은 이런 포지션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걸까요. 음...(먼산)


신소현. 『가장 평범한 일상』.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일상, 비일상 1-2, 외전』. 나이츠문, 2018, 각각 2800원, 2400원, 2800원.

신소현. 『컬러즈Colourzs』. 더클북컴퍼니, 2016, 4천원.

신소현. 『LOVESONG(러브송) 1-2』. 더클북컴퍼니, 2017, 각 3300원.

신소현. 『달콤, 쌉싸름하게』. 더클북컴퍼니, 2017, 3800원.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은 메일링이 문제입니다. 메일링을 보지 않으면 나온 줄도 몰라요. 하지만 보고 알면 지름신이 등 뒤에서 얼쩡거리는 겁니다. 모르는 것이 약이란 것은 지름신에도 해당됩니다. 단, 뒤늦게 반했을 때 오는 후폭풍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모르고 지나가는 수많은 캐릭터 중 누구에게 반할지는 저 자신도 알 수 없는 거니까요. 그러니까요..(먼산)



...라고 적고 보니 LAVENDER QUARTZ 十羅菱らな는 메일링이 원인이 아니라 트위터가 원인이었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피규어 사진을 보고 이게 뭔가 찾다가 발견한 겁니다. 메일링으로 안 건 아래 쪽입니다. 굿스마일 홈페이지의 상품 링크는 여기.(링크) 저 이름은 토라비시 라나라고 읽습니다. 뭐라 읽는지 몰라서 한참 헤맸습니다만, 알라딘에서 친절하게 상품명을 적어두었네요.




이 사진이었을 겁니다. 보고서 홀딱 반한 것이. 복장이나 자세, 그리고 세부 묘사 등등이 모두 다 취향입니다. 감탄하며 감상하다가 이 피규어의 원형일 라벤더 쿼츠가 뭔지 궁금해지더군요. 대강 검색해서 찾아보니, 개인 프로젝트에서 시작한 일종의 세계관 같은 것인가 봅니다. 그리고 이 인물이 그 주인공 혹은 중심인물로 보이고요.






피규어 조형이 매우 섬세합니다.







요즘의 스케일 피규어는 특히 조형이 멋지지요. 그러니까 앞서 본 쥬주마루처럼... 음?







뒤를 보니 월계관을 쓰고 있군요. 그러니까 쥬주마루도 조형이 멋지던데 가격이...?






가격을 확인하니 그보다 더합니다. 아마도 크기 때문일거라 생각하는데, 아래의 받침대 포함해서 약 350mm랍니다. 상당히 크지요. 그리고 세금 포함 전 가격이 21759엔. 포함하면 23500엔입니다. 그리고 알라딘에도 들어와 있고요. 현재 환율 감안해도 279,640원이라면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저게 회원 할인가고 실제 가격은 31만 얼마가 잡혀 있네요.(링크)


상당히 마음에 들었지만 35cm라는 높이는 만만히 볼게 아닙니다. 지금 마법사의 신부 피규어도 고이 옷장 보관이니. 하하하하. 둘 곳만 있었다면 질렀을 건데요.




다른 하나는 오늘 받은 메일링에서 보고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슬쩍 눈이 갔습니다. 하지만 도로 철회한 것은 이게 도검난무 중에서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검이라는 것. 도요토미는 안 좋아하니 만큼 캐릭터가 예뻐도 마음이 안 갑니다. 그리고 캐릭터를 그대로 뽑아 놓은 것은 맞지만 어째 2D가 더 눈이 가는 걸까요.(...) 일단 굿스마일 홈페이지 링크입니다.(링크) 이쪽은 특별 페이지고요.(링크)

이름은 一期一振. 뭐라고 읽냐면 이치고히토후미. ... 일본어 이름읽기는 참 헷갈립니다.





아. 어쩐지 복식이 눈에 익더라니. 나 이거 어디서 봤어. 그러니까 대한제국 성립 후 고종황제...(하략)







어깨의 저 문양이 아마 도요토미 가 문장일 겁니다.






이쪽도 조형은 참 예쁩니다.






뒷모습.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본인이겠지요. 굿스마일 온라인샵에서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따라온답니다.





그래, 조형은 참 예쁘게 잘 뽑았는데, 그러한데.....




도검난무를 하지 않으니 다행히 누구씨로 방어가 가능한 겁니다. 했다면 수집벽이 도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저는 확산성 밀리언 아서의 캐릭터가 굿스마일제 피규어로 나오지 못한 것을 정말 다행으로 여깁니다.(먼산) 마서가 나왔다면 버틸 수가 없었을 겁니다. 거기에 모드레드까지 나왔다면 더더욱. 그런거죠.



구입 가능성은 라나 쪽이 훨씬 더 높습니다. 과연 결론은 어떻게 될 것인가..?



OTL

파일 만들어 놓고는 올리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요즘 글 쓰면서 뭔가 빼먹은 것 같더라니, 이걸 안 쓰고 있었군요.


여전히 먹는 것에만 끌립니다. 단호박메이플시럽푸딩이랑 애플크럼블, 사과파이의 두 종류. 스벅 애니버서리 드립백은 혹시 다음 여행 때까지 판매한다면 구입해올 생각입니다. 겨울에는 아마도 가지 않을까요...?

제목을 백작가 사생아의 일탈기라고 적었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물음표를 붙인 것이고요. 전자책 세 권의 이 책은 길고 긴,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얽힌 이야기를 다룹니다.



리디언스 백작가에는 세 아이가 있습니다. 브랜든과 발레리는 쌍둥이이며 그 아래 막내인 마샬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막내딸입니다. 그리고 마샬은 제목에서 언급한 것처럼 백작가의 사생아입니다. 백작부인의 자식이 아니라 예전에 잠시 백작가에 머물렀던 이방인이 낳은 딸이지요.

여섯 살 때 쌍둥이들이 밀쳐 넘어져 크게 다친 뒤로 막내는 집안 식구들에게 거리를 둡니다. 그리고 그 사건에 생긴 다른 이의 몸에 빙의할 수 있는 능력을 십분 활용해 도박에 빠진 브랜든을 골려준다거나, 참새의 몸을 빌려 저 멀리 놀러간다거나 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황실 무도회에 갔다가 우연히 곰인형에게 빙의가 되어 버립니다. '되어 버린다'는 것은 곰인형에게 닿으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무조건 그 속에 갇혀서 3시간 동안 꼼짝 못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다른 이들의 몸이나 동물의 몸을 빌릴 때는 그렇지 않은데 참 희한하지요. 그렇게 그 곰인형의 주인인 루드빌리안 공작과 엮입니다.


로맨스소설이 그러하듯 남자주인공은 루드빌리안 공작입니다. 그리고 로맨스소설이 그러하듯(2) 마샬은 여러 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나중에는 가족들과도 화해하는데 성공합니다. 공작님의 곰인형에게 반드시 빙의가 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 역시 과거의 이야기, 그리고 그보다 더 오래전의 이야기와 관련이 됩니다. 마샬이 가진 능력 자체가 과거에 일어난 여러 이야기들과 엮이는 것이로군요. 하여간 읽다보면 이 모든 것은 의사소통 부재가 원인이며, 서로 붙들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도 여럿 보입니다. 마샬 역시 의사소통 부재로 가족과 데면데면한 관계가 되었지만 공작과 얽힌 이야기, 이웃 국가와 얽힌 이야기 등이 풀리면서 차츰 상황도 해결됩니다.



볼까말까 고민하다가 제로노블에서 나온 책이니 일단 구입했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발랄하고 경쾌한 이야기이니 결말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최성하. 『공작님의 곰인형 1-3』. 제로노블, 2018, 각 3300원.



참새가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주인공 성격도 그래서인가. 옛날 옛날의 모 후작님과 참새 신수가 떠오르는군요.'ㅂ' 물론 내용은 매우 많이 다릅니다.

제목이 거창하지만 뭘 한거냐 적다보니 저렇군요. 분석이라고 할만큼 거창한가 싶지만 일단은 통계자료를 만들고 데이터를 보았습니다. 분석 대상은 제가 교보문고를 끊고 알라딘을 이용한 이래로 구입한 전자책 중 5월 말까지 구입한 도서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의 구입 도서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개인이 구입한 전자책을 대상으로 분석하다보니 분석의 편중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우치지 않는 내용을 담으려 노력을......;

앞서 트위터에 간략히 요약한 적 있습니다. 엑셀 파일 완성하고 분석 기초작업 한 뒤였지요.(트윗 링크)



이번 분석은 아주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됩니다 .특정 출판사의 책은 다른 출판사보다 가격이 비싼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게 사실인가? 아니면 단순히 내가 그 출판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가? 그래서 편향적 정보로 판단하는 것인가 싶었던 겁니다. 제가 매우 게으르기 때문에 5월 27일에 시작한 작업이 8월 중순에야 데이터 입력 완료되었고, 그 뒤에도 몇 차례 정제를 거쳐서 지난 주에 1차 작업 완료했는데, 이제야 분석글 올리는 겁니다. 하하하하하하.



2.데이터 수집 및 정제 과정

이게 2인 것은 앞의 이야기가 1.서문에 헤당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은 안적고 2로 바로 넘어갑니다. 1.서문이라고 적으려고 보니 괜히 더 거창해보이더군요. 그렇게 거창한 것 아닙니다. 끄적이는 거잖아요.



8월에 파일을 확인했을 때, 1차 완료되었던 기존 작업 내용은
-작가, 제목, 출판사, 출판연도, 권차, 페이지, 권당 가격, 세트 가격, 용량의 정보 기입


정도였습니다. 초반에 작업할 때는 작가, 제목 출판사, 출판연도, 권차, 페이지와 가격만 넣었으나, 책에 따라 세트 합본인 경우와 낱권인 경우가 나뉘어 있어 raw파일-그러니까 1차 작업에서는 각권 가격이 달라지는 것 들은 분리해서 작업하고 합권은 한 줄에 다 넣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권당 가격과 세트 가격을 각각 입력하게 됩니다. 첫 작업 당시에는 알라딘 이북 앱에서 구입내역을 확인했고요. 총 210건 작업했습니다.


19일부터의 작업은 오래 쉬다 해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210건을 다 완료했다 생각했는데 작업 내용을 보니 빠진 부분이 있더랍니다. 그래서 알라딘의 도서 정보를 확인하며 재 입력했습니다. 앱에서는 메가바이트 단위로 용량이 나오는데, 도서정보에는 킬로바이트 단위로 나오는군요. 일단은 메가바이트로 입력했으나, 분석 과정에서 숫자가 너무 작게 나오는 바람에 나중에 kb단위의 열을 하나 더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별 의미는 없었습니다. 최종 분석은 mb 단위로 냈으니까요.


여기까지가 raw 파일 작성기. 그다음에는 편집 시트를 하나 만듭니다.



편집시트는 기존 정보를 가공하기 쉽도록 표준화한 시트입니다. 앞서 작업할 때는 권차에는 1, 1~3 등으로 입력했지만 이걸 권 수로 입력합니다. 그러니 1, 1~3, 1~2는 각각 1, 3, 2로 바뀝니다. 그리고 낱권으로 입력했던 것도 모두 통합합니다. 권 수 합, 쪽수 합, 합산가격, 용량 합.
이에 따라 정보는 작가, 제목, 출판사, 연도, 권합, 권차, 총쪽수, 페이지, 가격, 권 당 가격, 세트 가격, 용량, 용량합(kb), 용량kb로 늘어납니다. 내용이 뒤죽박죽인건 아직 거르기 전의 시트라 그렇습니다.

그다음은 필터 시트를 만듭니다. 기초 파일을 가공하기 쉽게 편집했으니 이제는 거릅니다.
중복 데이터에 해당하는 권차, 페이지, 가격 정보, 용량 정보를 추립니다. 단, 편집 시트에서 데이터를 복사할 때 '값'만 복사하여 각 열 삭제 시 데이터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설정합니다. 그냥 두고 필요 없는 열을 삭제하면 수식이 깨지니까요. 이 작업을 마치니 정보는 작가, 제목, 출판사, 연도, 권합, 총쪽수, 가격, 용량합(kb)으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권마다 입력한 정보를 추리기 위하여 용량합을 기준으로 정렬합니다. 아래 정보의 내용 확인을 위해 권차 정보는 일단 남기고 그 다음 단계에서 삭제합니다.

그 다음은 분석 시트를 생성합니다.

권차 정보 삭제하니 총 210건에서 145건으로 행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권합과 총쪽수, 가격, 용량합의 정보를 조합해 권당용량, 권당쪽, 권당값을 만듭니다.


그리고는 분석(2) 시트를 생성합니다. 앞서 제작한 분석 시트의 값만 복사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숫점을 소수점 아래 둘째 자리까지만 남깁니다.



이렇게 복잡한 단계를 거치는 것은 각 단계에서 데이터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각 단계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도 메모장에 기록합니다. 저는 저를 못믿습니다. 그러니 기록해야 까먹지 않습니다.(먼산)



자아. 기초 데이터가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분석에 들어갑니다.



3.분석

조아라와 트위터에서 오래 있으면서 확인한 건 출판사와 작가 간에 상관관계가 특별히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일정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나, 한 작가가 여러 출판사에서 내는 일이 잦습니다. 특정 출판사와 연을 맺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전체 비율을 봤을 때 높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작가와 '전자책의 출판사항'보다는 출판사와 '전자책의 출판사항'이 더 유기적 관계를 맺을 거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출판사를 기준으로 분석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작가의 책이 더 비싸다, 특정 작가의 책 용량이 더 많다/적다보다는 특정 출판사의 책이 더 비싸다, 특정 출판사의 책 용량이 더 많다/적다고 본 겁니다. 작가 분석은 하지 않았으니 넘어가고, 출판사 분석을 보면 그런 경향성이 있습니다.



책은 145종이었고 출판사는 총 47곳입니다. 총쪽수와 가격 정보를 조합하여 100원당 쪽수, 1쪽당 가격 구합니다 어차피 같은 이야기지만 양쪽 모두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으니까요. 그리고 보니 가격 정보가 이상한 책이 몇 보여서 가격 정보가 다른 정보와 지나치게 차이나는 종들에 대해 수정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별로 평균값을 구합니다. 자. 최종적으로 아래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출판사별로 100원당 몇 쪽인가? 1쪽당 몇 원인가? 권당 용량은 평균 얼마인가?



아. 그 전에 출판사별 종 수는 확인해야지요. 최종 정리한 책들은 총 145종이었고 B&M(뿔미디어), 시크노블, 피아체(영상출판미디어)의 책이 각각 14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이 8종 보유(2곳)이며 6종(3곳), 5종(2곳), 4종(1곳), 3종(5곳), 2종(10곳), 1종(20곳)의 순입니다. 다만 조아라는 조아라(6종 보유)와, 이색(조아라)(3종 보유)로 나뉘어 계산되었고 이 둘을 합하면 9종입니다. 디앤씨도 각 레이블별로 따로 잡혔네요. 이걸 보정할지 말지는 조금 고민됩니다. 어차피 같은 출판사로 보아도 될 건데.

아래는 각 출판사별 종수입니다. 이걸 공개하는 건, 1종의 출판사는 데이터 편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뭐, 종이지 권은 아니긴 합니다만.




궁금했던 세 가지 질문에 맞춰 정리해봅니다.


3.1 권 당 평균 용량은 얼마인가?

종이 아니라 권입니다. 종이 3권인 경우 어차피 데이터는 1종 3권에 대한 합이 나오고, 평균 1권당 용량이 얼마인지 계산했으니까요. 하여간 한 '권'당 용량을 가리킵니다.


권 당 평균 용량 문제는 꽤 민감한 문제입니다. 디바이스 용량에 큰 영향을 미치니까요. 하지만 이 용량이란게 매우 차이가 큽니다. 가장 많은 것은 한 권에 20mb(이마 메가)가 넘으며, 적은 것은 1메가도 안됩니다. 용량은 가끔 보는 정도지만 3~5메가가 가장 많고 7메가도 가끔 있습니다.


출판사별 평균용량은 아래와 같습니다.

1메가 이하: 13곳

1메가 초과~3메가 이하: 22곳

4메가 이상: 4곳. 디앤씨북스, Line(예원북스), 나이츠문(문피아), 마녀.

7메가 이상: 2곳. 이색(조아라), 조아라. 이색(조아라)는 권당 6.94이지만 조아라가 7.21임.


그리고 권 당 평균 용량 상위 다섯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5위: 라렌느(대원씨아이), 8.10

4위: SWEETSIDE(투맨소프트), 8.30

3위: 블루코드. 9.22

2위: 이미지프레임. 15.23

1위: 블루핑. 20.43


가장 적은 용량이 녹턴으로, 권당 0.51mb입니다. 시크노블이 0.64로 그 다음이고요. 가장 높은 두 출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출판사의 권당 평균용량을 다시 평균내면 2.6메가입니다. 저 두 출판사를 넣으면 2.98로 평균이 올라갑니다.



3.2 100원당 몇 쪽인가?

가격을 논할 때 100원 당 몇 쪽이냐와 1쪽당 몇 원이냐는 비슷하지만 따로 계산했습니다.


100원당 쪽 수가 많은 건 같은 가격에 더 많은 분량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대부분은 100원당 5쪽 이상이며, 10쪽이 넘는 곳도 세 곳 있습니다. 조은세상(13.09), 덕녘(11.57), 청순한언니들(11.18)인데, 이 중 청순한언니들은 폐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 봄이었죠. 마녀가 9.91쪽으로 그 다음입니다. 8쪽 이상이 네 곳, 7쪽 이상이 8곳, 6쪽 이상이 17곳입니다. 5쪽 이상은 13곳. 전체 평균은 6.89입니다.


쪽수가 평균(6.89) 이상인 출판사를 적어보면, 마녀 다음이 블루노블(8.57), 수튜디오(8.21), 시크노블(8.07), 고렘팩토리(8.02), B&M(뿔미디어)(7.98), 루시노블(신영미디어(7.81) 순입니다.


그리고 하위 출판사들은, 나이츠문(문피아)(5.05),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5.06), 이미지프레임(5.10), 제로노블(동아)(5.13), 잇북(디앤씨미디어)(5.22), W-Beast(5.23), 디앤씨북스(5.32), 가하노블(5.39) 순입니다. 그 다음이 5.54의 마담드디키(교보문고)고요.


3.3 1쪽 당 몇 원인가?

평균 15.65원입니다.


19원 이상이 6개 출판사로, 나이츠문(문피아)(19.78),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19.76), 제로노블(동아)(19.63), 이미지프레임(19.60), W-Beast(19.15), 잇북(디앤씨미디어)(19.15)의 순입니다. 그 바로 아래에 18.81인 디앤씨북스가 있습니다. 18원 이상은 셋. 마담드디키(교보문고)는 18.12원입니다.


10원이 안되는 출판사도 둘 있습니다. 조은세상이 7.64원, 청순한언니들이 9.64고요. 10원대는 없고, 11원 대에 블루노블(11.67)이 있습니다. 12원대 출판사가 넷, 13원대가 셋, 그외에는 14원부터 18원까지 고루 분포합니다.



4.결론?

처음 발단이 되었던 출판사가 마담드디키(교보문고)였습니다. 묘하게 여기 책을 살 때마다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수치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마담드디키는 8종을 구입했고 권으로 따지면 더 많을 것이며, 따라서 1종씩 구입하여 편중 가능성이 있을 다른 출판사와는 달리 이게 실제 평균가에 가까울 겁니다. 아무래도 마담드디키의 책을 구입할 일이 더 많아서 더 눈에 밟혔던 것인가봅니다.



데이터의 수가 적고, 상당수가 1종을 구입한 뒤고, 출판사가 용량(분량)별 가격을 변동적용하는지의 여부등이 빠져 있습니다. 데이터가 더 많으면 그런 부분은 알아서 보정될 것이라 보지만요. 그래도 궁금했던 부분은 다 해결했으니 그럭저럭 만족합니다.

다음에 할 때는 데이터 재점검하면서 잡아봐야겠네요.



(끝)



문득 생각나 찾아보니, 아마노 요시타카가 디자인 한 것으로 유명한 NHK의 애니메이션 채소의 요정(やさいのようせい) 홈페이지가 아직 살아 있더군요. 옛날 애니메이션이라 배경화면 크기가 매우 작지만, 그래도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절박한 이야기지만 가끔 G4를 때려치우고 싶다는 절박감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나 부채감 같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G4 자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부터의 세뇌였던 터라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아시는 분들이야 지금 폭소하시겠지만 세뇌란 참 무섭습니다. 그래요...(먼산)

하고 싶은 것이 이것저것 많지만 몽창 다 G4 끝난 뒤로 미뤄놓고 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하나는 도로 시작했습니다. 그게 공방. 일단 마음 다시 가다듬으며 작업 들어갑니다. 근데 정말로 본격 작업 들어가기 무서운 그런 거. 어차피 맞을 것이라면 빨리 맞는 것이 나은데 무서우니까요. 아냐, 그래도 해야해.;ㅁ;!



가방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되었습니다. 아버지 일하러 나가기 전 이런 저런 짐 정리하는 걸 옆에서 돕다가 얼결에 샘소나이트 가방을 하나 발굴한 겁니다. 그리하여 제가 쓰겠다고 허락을 받고 덥석 집었습니다. 덕분에 환불받은 금액은 고이 킵. 그걸로 가죽살까 생각중입니다.



지금의 가장 큰 고민은 락식 장바구니를 터느냐 마느냐인 것인데.=ㅠ= 진짜 고민되네요. 자두 살까 말까.

외국인은 아니고, 외계인은 더더욱 아니고. 그래서 이계인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의 외전으로, 후일담에 가깝습니다. 근데 그 후일담이 전자책 한 권 분량이라는 거죠.


전작을 보지 않으면 스포일러를 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거, 사실 큰 내용폭로는 아니라고 우겨봅니다.






용사는 최종보스인 마왕님의 급소인 뿔을 잘라 던전공략에 성공했고, 자신이 자른 뿔은 고이 기관에 넘깁니다. 마왕이 무사히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마왕은 속이 터집니다. 왜냐하면 뿔을 자신이 받았다면 그대로 돌아갔을 테니까요. 하지만 진 것은 자신이고, 좋은 의도로 한 일을 어쩌나요. 투덜거리면서 연구원에 들어갑니다.

애초에 뿔 잘려서 뻗은 뒤에 자신을 발견한 것도 공략된 던전을 정리하던 정부나 기관쪽 사람들이었고, 뿔을 받으려면 5년은 기다려야 하니 이 세계에 체류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법기술 연구에 협조하기로 정부와 합의하고, 한국마법기술연구원의 연구원 자격을 받습니다.


연구원에서 하는 일은 주로 심리상담과 마법기술 연구의 보조 혹은 주 연구입니다. 심리상담은 용사에게 당한 뒤 뿔까지 잘려 그에 대한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낯선 세계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리고 마법기술 연구는 앞의 마법을 빼는 쪽이 훨씬 이해하기 편합니다. 마법을 뺀다면 그냥 평범한 이과계 연구소입니다. 그러니까 마왕님은 아직 이쪽 세계에 개발되지 않은 첨단 기술지식을 갖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가진 지식인 마법진 등을 그려 보여주며, 다른 연구원들은 그걸 분석하고 해석해 현재의 마법기술에 적용할 방법을 연구합니다. 그러니 마왕님은 연구팀 중에서 제일 덜 바빠요.


마왕님의 적응을 위해 붙은 것이 심리상담 전문인 교수님과, 던전 파티의 보조자였던 동우입니다. 동우는 공무원으로서 마왕의 한국 적응을 돕고 이런저런 실무적 업무 담당을 위해 파견된 것이고, 교수님은 마왕의 이계 적응기를 연구하고 논문으로 씁니다. 그리고 마법 연구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돌아갑니다. 마왕님은 옵저버로 마법기술 연구를 돕는다지만 워낙 특출나신 분이라, 가끔 들어가서 어떻게 일 잘 돌아가나 보는 것 중심으로 하십니다. 굳이 따지자면 마법학 교수 수준을 넘어서신 거잖아요. 애초에 마왕인 것을.

용사에게 퇴치당한 것이 어떻게 된 일인가는 전작을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러한 마왕님의 일상은 외부적 사건 몇 때문에 꼬입니다. 가장 큰 것은 보수단체의 시위이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난동들입니다. 관심을 받고 싶어 이상한 발언을 일삼는 이들이나, 이상한데 꽂혀서 엉뚱한 쪽으로 파고드는 이들은 사고를 칩니다. 그리고 그 사고는 마왕의 일상을 침해합니다. 거기에 연애사까지 끼어드니 더더욱 마왕님의 일상은 심난해집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 소설은 해피엔딩입니다. 용사답게 발랄발랄한 용사님은 마왕님에게도 좋은 상담상대가 되며, 연애사를 알고 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마지막에 직구를 날리는 걸 보면 마왕님 참 귀엽다는 생각도 듭니다. 후후후후훗. 그 뒤의 일이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보고 있노라면 마왕의 한국 첼를 위해서 사회적 동반자법이나 결혼제도의 성별 치우기 대작업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그럴거예요....?



해위.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마왕님』. 피아체, 2018, 3600원.



표지 멋집니다, 표지. 마왕님 정말로 아이돌 같아요...!



사진은 뜬금없는 컵 사진. 사고 싶습니다. 컵이 그렇게 많은데 또 사고 싶네요.



와디즈의 첫 펀딩이었던 노마틱 가방 펀딩은 아직도 환불처리중입니다. 계약금을 일부 선납이 아니라 전액납부로 한 건지, 금액이 일부만 들어온다는군요. 그래서 '와디즈 탈퇴'라는 제목으로 임시글 적어 놓고는 아직 못 풀었습니다. 환불 처리가 끝나고 펀딩 종료가 되어야 끝날 건데 아직 멀었습니다. 그리고 참여한 펀딩이 없어야 와디즈 탈퇴도 가능하더군요. 하아. 그리하여 글 공개는 한참 뒤에나 가능할 겁니다.



텀블벅 펀딩 한 건은 신청했던 것이 취소되면서, 사정은 알지만 나름 분노하기도 했던 터라 그 뒤 텀블벅 펀딩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와디즈는 이전부터 눈여겨 보던 걸 구입했지만 막상 물건 받아보니 생각했던 모양새는 아니었던 터라 차게 식었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제가 쓰기엔 너무 커요. 이건 조만간 사진이 올라갈 겁니다.



요즘 이모저모 지름욕 해소가 제대로 되지 않더니만 이리저리 기웃댑니다. 가장 눈여겨 보는 건 농사펀드. 홍옥 5kg을 두고는 한 상자 살까 고민중입니다. 한 달 식비의 삐~퍼센트를 차지하다보니 만만치 않지만, 이정도면 냉장고에 두고 오래오래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때까지는 과일 절임이라 주장하는 맛없는 자가제 잼들을 해치우고. 맛있게 만드는 방법은 압니다. 설탕을 들이부으면 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일단은 작년에 만든 사과잼부터 해치우고 레몬잼은 그 다음에.



백팩도 다시 구입해야합니다. 지금 쓰는 백팩은 꽤 무겁게 느껴지는데 노마틱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3kg짜리 노트북 패키지에 아이패드, 알라딘 다이어리 등등이 들어가면 안 무거울 수 없습니다. 가방 균형이 안 맞는 것도 노트북 수납 공간이 작아 아이패드만 넣고 다닌 탓입니다. 노트북은 그 앞의 메인 공간에 넣으니 무게가 안 맞지요.

이런 연유로 샘소나이트 가방은 재구매 의사 없습니다. "요즘 누가 15인치 노트북 들고 다녀요."라고 비웃었다는 어느 매장의 비웃음을 트위터에서 보고는 고이 접어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말 생각날 때마다 여기 가방은 쓰지 말아야지 생각이 든다니까요.



슬슬 겨울 준비를 해야하니 단잠 토퍼를 구입할지 고민중이고. 이것도 비용이 상당하니 저금통에서 꺼내 써야 합니다.



마켓컬리에 집어 넣었다 말았다 하는 것들도 해결해야... 그러니까 알렉산드로 푸슈킨 콜드브루나 헬카페 콜드브루나.


락식에 담아 놓고 고민하는 것은 가을 자두인 추희입니다. 한 상자 살까 말까 끝없이 고민인건 제가 자두를 썩 즐기지 않으나 좋아하는 특정 자두가 있기 때문입니다. 복숭아도 마찬가지인데, 복숭아는 제가 좋아하는 품종이 유명이란 걸 알았지만 자두는 영 모르겠더군요. 추희일까 아닐까.



펀샵에는 이불 말고 옷도 두 벌 담아 놓았습니다. 차이나 칼라의 셔츠 하나와 줄무늬 긴팔 셔츠. 결제 여부는 아직 고민중입니다.



그리고 아직 대한항공 항공권도 결제 안했습니다. 시간문제이나 아직 일정 확정을 못했다는 것이 문제로군요. 5일이냐 7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책 세 권짜리임에도 짤막감상을 적는 것은 다 읽고 나서 홀랑 내용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읽은 다른 로판도 그랬지만 최근에 본 로맨스 판타지는 이거다 싶은 것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읽을만하다고 추천하거나, 이것 참 좋은 책이라고 추천할만한 것이 말입니다.

클리셰는 클리셰고 그걸 어떻게 풀어내는가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같은 클리셰를 다양하게도 풀어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사이다적 서사를 위해 사카린이나 액상과당을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렇지요. 그렇다고 그게 부족하면 뭔가 밍밍한 맛이 됩니다. 참 어렵네요.


『레이디는 검을 겨눈다』는 Rana 作입니다. 종종 제 알라딘 계정의 맞춤형 도서로 올라오는 덕에 같은 작가의 책을 여러 보았는데, 이전에 보았던 것은 대체적으로 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보고 나면 허한 기분이 들더군요. 굳이 표현하다면 허탈하다는 느낌. 본편이 끝나면 그걸로 종결되고 외전이 없다는 것도 그 이유중 하나일 겁니다.

이 책도 13장으로 완결입니다. 에필로그나 그 뒷 이야기는 없으며, 13장 자체가 에필로그이며 끝 이야기입니다.


일레나는 전생의 기억이 있습니다. 공작가의 유일한 딸로, 또 전쟁도구로 이용이 되어 싸우다가 황제의 명에 의해 집안이 멸문당하면서 함께 처형당합니다. 그 때 유일하게 울어준 이가 꼬마 요한입니다. 자신에게 검을 배웠던 인물이지요.

일레나는 평범한 백작가문의 외동딸로 태어나 자라지만 아버지인 백작이 호인으로, 아무데나 도장을 찍어주다가 작위를 제외한 모든 것이 넘어갑니다. 충격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챙기기 위해 황실 시녀로 들어가나, 거기서도 괴롭힘을 당합니다. 그 전에도 그렇고 그 때도 도와준 이가 알펜하르트 대공 요하네스입니다. 그리고 일레나는 전생의 제자였던 그 꼬마 요한이 훤칠한 대공이 되었다는 걸 알아봅니다. 문제는 여성에게는 검을 안 쥐어주는 이 세계에서, 검을 쓸 줄 알고 거기에 멸문당한 공작가의 검술을 사용하는 자신이 들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가능하면 전생의 모습은 감춰야 했는데 어쩌다보니 알펜하르트 대공과 손을 잡게 됩니다. 그리고 결혼.

결혼한 뒤의 일은 대공가의 가신들에게 인정 받고, 검 쓰는 모습을 보이며, 전생의 모습을 들키고, 황가와 대공가, 멸문당한 옛 집안의 비밀을 알게되는 내용입니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판타지지만 역시 차별적인 세계에서 특정인 한 명이 도드라져 나서는 서사다 보니 제 취향에서의 한계가 생기더군요. 하하하.


최근에 같은 작가 책이 하나 더 나온 모양인데, 이번은 회귀+사이다로군요. 보고 나면 텁텁하지만 그럼에도 활자중독자는 읽게 된단 말입니다.



Rana. 『레이디는 검을 겨눈다 1-3』. 연필, 2018, 각 3천원.



발견한 오타는 세 군데입니다.

1권 132/234

'시 그녀가 카리나와 닮아서~'


2권 119/264

'시종 장과 하녀 장의~'


3권 26/210

'그렇다 해도, 제국 민을 보호해야~'

농사펀드에는 가끔 이런 협력형(?) 펀딩이 올라옵니다. 이번에 올라온 것은 여러 농장의 포도를 한 번에 가격 지불하고 구독하듯 제철마다 배송이 오는 겁니다. 이 펀딩이 올라왔을 때 농장별 포도 판매도 하고 있떤 터라 각각 따로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잊을만 하면 날아오는 포도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농사펀드의 펀딩 링크는 이쪽입니다. 이미 마감되어 지금은 기록만 남아 있습니다.


'[2018포도] 그때그때 가장 맛있는 품종으로, 포도 모음전 https://farmingfund.co.kr/products/2813



농사펀드에 올라오는 과일은 나름의 사연이 다 있고 시중의 과일보다는 비쌉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매번 망설이지만 그래도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니까요.'ㅠ'a 일상적으로 먹는 과일이 아니라 특식인 셈입니다.


포도도 종에 따라 제철이 조금씩 차이납니다. 보통 캠벨은 9월이 되어야 나오기 시작하고 그 전은 맛이 덜 들었지요. 그래서인지 지난 금요일에 도착한 상자가 포도라고 하자 어머니가 '포도 아직 맛없을 때'라 하시는군요. 저보다는 어머니가 과일을 더 잘 아시니까요.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첫 번째 포도상자.


받고서 웃었습니다. 그림도 귀엽지만 브랜드도 재미있네요. 여우가 반한 포도. 신포도가 아니라 저 단포도! 라고 외치는 듯합니다.






첫 번째 포도는 골드핑거랍니다. 포도 설명은 위의 펀딩 링크에 자세히 있으니 넘어갑니다.






하나하나 포장해서 고이 담겨왔습니다. 청포도지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깔아 모셨어야 했지만 둘 다 준비하지 못해 접시에 담아봅니다.






포도알이 손가락처럼 길죽해서 골드핑거라더니, 진짜 그렇습니다. 캠벨이나 거봉은 동그랗지요. 수입산 포도는 타원형이지만 이건 그것과도 또 다른 모양입니다. 슬쩍 굴곡도 있어요. 길쭉길쪽한 포도더군요.



자아. 맛은 어땠냐.


이날 꼬마는 저녁을 먹는 듯 마는 듯했습니다. 요 며칠 밥 안 먹고 투정했다더니 이 날 저녁도 그랬습니다. 밥을 몇 술 뜨다 말더군요. 그랬던 꼬마가, '포도 먹을까?' 하며 포도를 내려 놓으니 호기심에 집어 듭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랑 아버지가 떼어준 포도알을 열심히 집어 먹습니다. 껍질채 먹는 포도인데다 씨가 있어 괜찮을까 했는데 알아서 씨만 잘 뱉더군요. 와아. 대단한 생존 본능.

아무래도 신맛보다 단맛을 훨씬 좋아하는데, 다른 과일도 달지 않으면 안 먹습니다. 골드핑거도 샤인머스캣처럼 포도당을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답니다. 껍질 때문에 살짝 떫지만 원래 껍질 먹으면 그러니까요. 살짝 새콤하면서도 단맛이 확 다가오니 맛있습니다.



그리하여 꼬마가 집에 돌아갈 때 먹던 포도와 새 포도 한 봉지를 싸들고 갔습니다. 다음에 올 포도는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군요.

구입 시작은 7월. 그리고 한 달 지난 이제야 물건을 받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바보짓을 반복해서 저지른 제 탓입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습니다. 가장 큰 사정은 덴비의 판매 허가 구역(...)입니다.


7월의 덴비 공식 홈페이지 세일을 맞아 한참 고민하다가 몬순 플뢰르 머그 하나와 지난 번에 깨먹은 몬순 교토 커피잔, 케이크틀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닷새 뒤, 주문 취소 메일이 날아옵니다.


요약하면,

"우리가 미리 밝힌 대로 우리 제품은 영국과 유럽 일부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근데 네 주소는 그 외의 지역에서 사용하게 될 걸로 보이네? 그쪽 지역에서도 우리 제품 구입할 수 있으니 거기서 사. 주문은 취소할게."

라는 내용입니다.


야.-_-+

덴비 몬순 제품은 한국에서 팔지도 않잖아. 제과제빵을 비롯한 오븐용 도구도 안 팔잖아. 그러면서 거기서 사라고?



그리하여 다시 한 번 주문을 시도했다가 이번에도 또 취소를 당합니다. 슬슬 약이 오르네요.^ㅁ^+


미국 덴비 홈페이지도 들어가보았지만 몬순 라인은 UK에서만 판매합니다. 끙끙대던 차에 문득 아마존이 떠오릅니다. 그리하여 아마존 US에 들어갔더니 몬순 교토가 있습니다. 다만 직접 판매가 아니라, 마켓플레이스 공유쪽이며 판매처가 아마존 UK로 뜹니다. 이거 어떻게 꼬인거야.

그러니까 아마존 UK에서는 덴비 몬순 시리즈를 판매합니다. 그 상품이 아마존 USA에도 공유된 겁니다. 아마존 UK에서 바로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또 주문 취소 당하면 정신적 충격이 배로 다가올 것이라 USA에서 구입을 시도합니다. 대서양을 건너는 물건이라 도착은 두 주 뒤랍니다. 그 사이 이하넥스에 슬쩍 배송대행을 신청해둡니다.


그랬는데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1.아마존 USA에서 제공하는 트래킹 번호(배송 추적 번호)로는 안 잡힙니다.

2.그래서 '신청하지 않은 물건이 도착했습니다'라는 이하넥스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3.기존 신청서의 트래킹 번호를 이하넥스에서 잡은 트래킹 번호로 바꿔둡니다.



덴비 그릇이 깨져왔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혹시 그럴까 싶은 마음에 개봉 및 포장 줄이기를 선택해서 배송대행 신청을 합니다. 그랬더니.




^ㅁT+++++++


화장실 바닥에 추락해도 손잡이만 떨어지고 말던 그 덴비가 저렇게 깨질 정도라면 박스는 완전히 으깨졌겠군요.



이 다음에는 두 가지 분기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아. 둘 다 발생했으니 분기는 아니군요. 일이 둘로 늘었을뿐입니다.


4.아마존USA에서 같은 제품을 재주문한다.

5.해당 제품을 파손으로 반품 처리한다.


그랬는데 5번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이 아마존 직배송이 아니라 마켓 플레이스 제품이기 때문에 UPS 픽업이 아니라 우체국 픽업으로 갑니다. 이하넥스는 우체국 픽업은 불가능하고 UPS 픽업만 가능하다고 하고요. 이하넥스에서 이 송장으로는 반품처리가 안된다고 하고, 제 주문이력에서는 UPS 송장 출력이 불가능한 것을 알고는 이틀 정도 머리 싸매고 고민했는데 결국은 그거였습니다.

아마존 USA에다 짧게 문의를 넣으니 장문의 편지로 답장이 옵니다. 이게 마켓 플레이스 제품이라 UPS 송장 출력이 안되었던 것이다, 일단 내가 원래 판매처인 아마존 UK에다 문의를 넣겠다, 영업일 이틀 정도를 기다려달라.


그리고 그 이틀이 지난 것은 한참 전입니다. 이 사태는 제가 센다이 다녀오기 전에 발생했으니까요. 정확히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일어난 사건입니다. 그 간 머리 싸맨 것 떠올리면 지금도 은근한 분노가 차 오릅니다.



하여간 4번은 앞서와 마찬가지로 1~3번을 또 겪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깨지지 않아 무사히 배송비 결제를 마치고 한국에 도착해 오늘 도착했습니다.





안녕 덴비. 찻잔은 매우 마음에 들었지만 네 번 주문 중에서 두 번이나 깨진 그릇을 받고 보니 내 신경줄도 끊어졌단다. 그러니 안녕. 우리 가능하면 다음에는 만나지 말자. 내가 지금의 그릇을 또 깨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야.

센다이 공항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혼자 놀기에도 좋고요. 무엇보다 크기가 작지만 신기한 물건이 많고 사람이 적습니다. 국내선이 다 결항이었고 국제선은 지연출발이어서 사람이 몰리지 않았나봅니다.


다만 다음에도 센다이 공항을 이용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능성이 낮아요. 아시아나와 ANA만 취항하고, 둘 다 안 탈 항공사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센다이공항 역에서 터미널로 들어가는 길에는 철도무스메가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슥 보고 말았음.






터미널이 큰 편은 아니지요. 운행 편수도 썩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제선은 대만과 한국에서만 들어가나 싶고요. 설마 그럴까 싶어 공항 정보를 확인하니, 베이징과 상하이도 다닙니다. 날마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달은 수요일과 일요일만 있네요. 그러니 화-목 일정인 저와는 겹치지 않은 겁니다. 대만과 한국편은 항공편이 자주 있습니다.






사진상 보이는 지연 항공편 둘은 동일한 편입니다. 코드셰어라 ANA와 아시아나의 두 편으로 나옵니다. 거기에 에바 항공도 있는데, 이것도 ANA와 코드셰어가 아닌가 싶군요.





캐리어 부치기 전에 일단 짐 정리를 합니다. 두 시간 전에 열린다고 하니 그 때까지는 기다리지요. 일단 캐리어를 정리하고, 캐리어에 넣어 부칠 물건을 사러 가기로 합니다. 그러니까 된장 같은 것 말입니다. 정리하다가 비녀를 잠깐 찍어봅니다.





센다이 공항에서 발견한 괴식. 어. 이거 뭐죠. 제가 뭘 보고 있는 거죠. 타코푸딩..?

냉장제품이라 사들고 오는 것은 포기했지만 다음 여행 때는 도전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쇼핑 실패기.


센다이공항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저런 상품이 많습니다. 분명 이건 센다이 한정이니까 안쪽에서도 팔거라고 믿었는데, 아닙니다. 출국장 안쪽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후쿠오카 공항에서도 보았던 지역 특산 과일을 쓴 포키, 로이스 초콜릿 등입니다. 하기노츠키는 안쪽에서도 팔지만 위 사진의 과자들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뭐든 여행 선물은 보일 때 사야한다는 원칙은 여기서도 맞아 떨어집니다. 8% 세금 같은 것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보일 때 사세요.(눈물)


맨 왼쪽이 즌다 프리츠, 가운데가 즌다가 들어간 빵, 규탄맛 쟈가리코 등입니다. 안쪽에 없는 걸 알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다음 여행을 짜기 시작합니다.





즌다말고 규탄 과자도 굉장히 많았는데 다 놓쳤습니다. 어흑.;ㅂ;

다음에는 트렁크에 바리바리 싸들고 올 겁니다!





그리고 여기도 다테. 파랑 곰돌이는 I love Miyagi, 다테 마사무네를 발바닥에 새겼네요. 하지만 예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즌다 곰돌이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즌다 3형제와 무스비마루 상품도 많습니다. 무스비 마루는 이마의 초승달이 더 고급스러웠다면 샀을 건데, 그냥 노랑 펠트지를 잘라 붙인 정도라 내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저 손수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센다이 한정 코카콜라 병. 다테 마사무네가 있습니다. 아.. 그 옆에 규탄맛 음료나 즌다맛 음료는 뭐냐.



한 바퀴 돌고나서는 4층으로 올라옵니다. .. 아니 3층인가. 하여간 맨 위층. 카페들이 모여 있습니다. 점심을 일찍 먹었고, 밤 비행기니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카페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여기도 카자리가 있습니다. 파랑파랑한 이쪽 카자리가 색 조합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하기야 길가다 본 은행의 파랑 카자리도 마음에 들었지요.







그리고 이런 비행기도 있습니다. FA200 에어로스바루. 센다이공항은 자위대도 같이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가요. 훈련기로 사용했던 기종이랍니다.






이걸 보고 안심하고 내려갔더랬지요. 하지만 이쪽은 국내선입니다. 터미널의 왼편이 국내선, 오른편이 국제선이라, 국제선의 매점은 매우 작습니다.





밖에 비가 제법 오는군요. 비가 오지 않는다면 저 멀리까지 보일까요.







앞서 다테 가문의 문장 이야기 할 때도 올렸던 사진입니다. 드링크바 이용을 선택하고 각자 하나씩 먹을 것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전 파르페. 음. 파르페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파르페를 시켰을 때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바나나와 과자의 조합. 그 아래 아이스크림까지.







B님은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습니다. 맛은 무난했던 모양입니다. 공항 치고는 꽤 괜찮았던 카페. 한국은 그럭저럭한 맛에 가격이 높아서 만족도가 낮은 편입니다.







6시 되기 전에 아래로 내려갑니다. 태풍으로 인한 지연 때문에 항공편 여럿이 같은 시간으로 밀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이 북적북적. 내려와 부칠 짐의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동안 카자리가 보여 또 찍어봅니다. 공항 천장에서 내렸으니 훨씬 길고 박력도 상당합니다.


다음에도 카자리 보려면 여름에 와야하는데, 센다이 항공편은 둘 다 이용하지 않을 생각인 항공사라 고민됩니다. 게다가 여름은 내키지 않아요. 간다면 겨울! 하지만 카자리는 여름!

딜레마에 빠집니다.



체크인하다가 전세버스 이용과 관련한 안내문이 있는 것을 봅니다. 승무원에게 문의하니, 시간이 늦어 공항리무진버스가 끊긴 사람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운행한답니다. B님이나 저나 도착 시각이면 리무진버스가 끊기는 터라 당장 신청합니다.



그리고 출국장은 매우 작고 금방 통과했고, 면세점도 매우 작아서 살 것이 없었고, 하기노츠키를 제외하면 여행선물로 살만할 물건이 없었고, 하지만 하기노츠키는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 이 더위에는 사들고 가기 무서웠고. 흑흑흑. 그러니 여행선물은 보일 때 바로 사세요.(눈물)




예상했지만 출발도 조금 늦었습니다. 정시에 출발할리가 없지요. 그래도 무사히 출발해서 무사히 날아갑니다.




야경이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센다이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경로는 거의 직선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도 위도가 비슷할 겁니다. 그러기엔 올해 서울은 매우 더웠지요. 센다이도 더웠지만 태풍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선선했습니다.






아시아나 기내식.






출발할 때와 같습니다. 이걸 보면 아마도, 센다이공항에는 기내식 조리시설이 따로 없어서 그냥 인천공항에서 왕복 기내식을 싣고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채소와 닭고기. 맛은 무난합니다.



기절하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0시를 넘겼습니다. 입국장을 통과해 전세버스를 탑승하고, 그 안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버스에 탑승해서 기다리다가 출발, 그리고 종로에서 내려 다시 버스 갈아타고 집에 오니 오전 1시입니다.


이차저차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입니다. 졸졸 쫓아다니는 저를 구제해주신 B님께 감사를. 그리하여 다음 여행 때는 조공을 올리겠사옵니다.+ㅅ+

센다이 여행기를 열심히 작성하다가 보니 최신글이 모두 다 여행기입니다. 그간 다른 글들을 챙겼어야 했는데 내내 미루다가 문득 떠올렸습니다. 어, 근데 나 7월 전자책 독서기 올렸나?

...

안 올렸습니다. 하하하하. 오늘 아침에 떠올리고는 후다닥 확인하니 안 올렸습니다. 8월도 거의 다 가고, 8월에 구입한 전자책이 적지 않은지라 공포에 떨고 있던 터라 알라딘 전자책 구입 목록을 열어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7월 구입 전자책 목록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지금 서평란을 보니 7월 독서기보다는 8월 독서기가 걱정입니다. 구입 분량은 8월이 훨씬 많고, 감상 적어 놓은 것도 없습니다. 그간 좀 적었어야 했는데, 여행기에 밀려서 소홀했던 것도 있고요.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종이책의 비중이 높았다는 겁니다. 허허허.


별스러운. 『문 세일링』
BL, 현대, 서핑.
BL에서 매우 드문 소재인 서핑이 주 소재입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조금씩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풋사과를 문 노루』의 주인공이 일하는 공방의 오너가 『녹빛나무 희린도』의 누구와 연인이고, 『풋사과를 문 노루』의 또 다른 주인공 형제가 『문 세일링』에도 등장합니다. 본편은 관계없이 읽을 수 있지만 외전은 각 이야기를 알고 있는 쪽이 훨씬 재미있게 읽힙니다. 『녹빛나무 희린도』를 읽고 나면 그 플레이리스트에 감탄하며 다 끌어다 듣고 싶어지며, 『문 세일링』을 읽고 나면 하와이에 집을 사고 싶어집니다. ... 정말로요.



달밤달곰. 『오더메이드』
BL, 오메가버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시작부분 읽다가, 등골이 쎄하여 결말확인하고는 고이 접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본명이 등장하지 않고 이니셜로만 언급되는 모양이군요. A부터 D까지는 확실히 보았습니다. 접은 이유는 짐작하시겠지만 해피엔딩 아닙니다. 아니,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주인공들의 입장에서입니다.(눈물)
대체적으로 CSI나 크리미널마인드 풍의 어둡고 나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어른들의 놀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뷰이뷰이. 『운명론적 세계』
BL, 현대.
이전에 감상 올렸으므로 슬쩍 접습니다. 귀인을 만나지 않으면 굉장한 고행을 겪을 것이라 하더니, 정말로 악운이 한 번에 몰아 닥친 듯 힘든 일만 일어납니다. 그리하여 후배에게 물건을 빌려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지만, 정말로 그 악운을 떨치려면 이어져야 한다니까요.


해위. 『그림자 왕관』
BL, 판타지, 차원이동.
배틀호모입니다.(단호) 나온지는 좀 되었지만 『그림자 왕관』의 다음 작품인 『타의선택』부터 보기시작한 터라, 정작 이 책은 이제야 봤습니다. 그리고 외전보고는 한참 웃었습니다. 그렇지요. 이계에서 김장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호룰. 『내친김에 아이돌』

BL, 현대, 아이돌.

엄... 읽었는데 왜 기억이 없지요?;



별스러운. 『문 세일링 1-4』. 비터애플, 2018, 각권 3천원.
달밤달곰. 『오더메이드 1-2, 외전』. 비하인드, 2018, 각 3200원, 3500원, 600원.
뷰이뷰이. 『운명론적 세계 1-2』. 시크노블, 2018, 각권 3300원.
해위. 『그림자 왕관 1-3, 외전』. 피아체, 2016, 각 2500원, 2천원, 2800원, 1800원.
호룰. 『내친김에 아이돌 1-2』. 비터애플, 2018, 각권 3천원.




8월 독서기를 위해 감상 미리 적으러 갑니다. 힘들면 몰아서 적어야지요.



그날 아침의 상황. く를 그리듯 태풍은 일본 본토를 상륙하는 듯 마는 듯, 도로 태평양으로 튕겨져 나갑니다. 문제는 저 튕겨져 나간 부분에 센다이가 위치해 있었고, 직접적 상륙도 아니고 오른 반원도 아니라 피해는 덜하지만 일단 센다이 앞 바다에 태풍이 근접해 있었다는 겁니다. 태풍이 가까우니 항공기가 마구 결항되더군요. 일단 이날 센다이 공항의 국내선은 모두 결항되었습니다.


국제선은 대부분 지연되더군요. 이날 점심 때 앞바다에 오니, 오후가 되면 상대적으로 기상상황이 나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센다이에 들어오는 국제선이 대만과 한국행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니까 서쪽항로는 괜찮다는 거죠.



이 카톡을 확인한 건 꽤 뒤의 일이라 오전 내내 투덜대면서 마음 졸였습니다. 일단 10시까지는 호텔에서 굴러다녔고 그 때 체크아웃하고 나와서는 비를 뚫고 캐리어를 역에 가져다 두었습니다. 제 캐리어가 워낙 크기도 해서 들고 돌아다니는 건 무리였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짐 부칠 때 확인하니 23kg, 음. 지금까지 최고 무게는 홋카이도 여행 당시의 26kg이니 거기에는 못 미칩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코인로커에 다행히 큰 캐리어를 위한 빈 자리가 있습니다. 스이카를 써서 짐을 맡기고 나오니 아직 11시가 안되었습니다. 아침은 간단히 호텔에 비치된 드립커피백으로 해결했으니 점심을 조금 일찍 먹어도 괜찮겠지요.






이게 센다이 역 음식점 안내판입니다. 앞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지하로 내려가서 둘러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그래놓고는 중간에 스타벅스를 보고 잽싸게 들어갑니다. 여행 선물로 사들고 갈 챠이 VIA랑 아이스커피VIA를 챙기기 위해서였지요. 한 상자당 1천엔을 넘기고 아이스커피가 근소하게 높습니다.


계산하고 돌아나오는데 꽤 익숙한 가게가 보입니다. 저보다 B님이 먼저 발견하시고는 살 것이 있다고 들어가시는군요. 아. 루피시아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여기도 다테의 마수가 이미 점령했습니다. 루피시아의 센다이 한정 차는 다테이치고. 다테딸기입니다. 딸기향이 올라오는 홍차로, 밀크티로 마시면 좋습니다. 그 향 자체로도 달달하니까요.


위의 사진은 웨딩이나 생일축하, 출산축하 선물용으로 나온 패키지입니다. 하도 예쁘길래 허락받고 찍어왔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이것도 하나 구입해오고 싶었지만 참습니다. 홍차보다는 커피가 마시기 더 간편합니다. 그런 겁니다.


G에게 준 선물은 센다이 한정 홍차인 다테이치고와 호시마츠리의 미니캔 세트입니다. 아예 선물용으로 포장이 되어 있어 고이 상납합니다. 따라서 사진은 없습니다.(먼산)



대신 홈페이지에서 들고 온 사진을 올려봅니다. 미니캔은 티백이 들어가더군요. 다테딸기는 제 몫으로 잎차 50g을 쟁여두었습니다. 다테이치고가 50g 한 캔에 950엔, 선물용 작은 캔 세트는 1150엔입니다.

.. 생각난 김에 다테이치고를 꺼내 들어야겠네요. 가만있자, 설탕이 어디 있긴 있던가..?



루피시아에서 쇼핑을 마치고는 잠시 무지에 들릅니다. 무지도 같은 건물에 있다는 겁니다. 센다이가 좋은 건 이런 것. 원스톱 쇼핑이 가능합니다. 같은 건물 안에 스타벅스와 루피시아와 무지가 있는데다 먹는 것도 그 안에서 다 해결 가능하지요. 즌다셰이크는 센다이 역에도 체인점이 있습니다. 개찰구 밖에 있었을 거고요.


무지에서는 G가 부탁했다 철회한 물건 몇을 챙겨 구입하고 B님과 합류합니다. 이제 진짜로 점심 먹을 시간이네요.






식당가로 들어서는데 보이는 괴식. 오른쪽이 괴식입니다. 스트로베리커스터드 피자.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나온겁니다. 저건 피자가 아니라 그냥 디저트죠. 피자일리가 없습니다.(단호)




돌아다니는데 가게 하나가 눈에 띕니다. 규탄집인데, 다테노규탄이 아니라 다른집이군요. 눈에 들어온 건 11시 20분임에도 미리 손님 대기석과 줄 선 사람들을 위한 안내선을 쳐두었다는 겁니다. 그만큼 줄을 많이 선다는 건데, 그렇다면 도전해볼만 하지 않나요. 고기는 언제 먹어도 옳습니다. 게다가 규탄은 만나기도 쉽지 않잖아요.



주문하면서는 음료 안시키겠다했는데 지역맥주, 지비루에 넘어갑니다.





이름하여 다테 마사무네 맥주. 이래도 안 넘어가나요, 넘어가지.OTL






따르고는 딴짓하다가 거품을 놓쳤는데, 상당히 진한 색의 맥주입니다. 맥주 종류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이쪽은 진한 맛, 신맛 없음이 포인트입니다. 역시 묵직한 맛이 좋아요. B님도 같은 맥주를 시키셨는데 조명 때문에 양쪽의 색이 달라보이네요.


다른 것보다 맥주가 작은 병이고, 고급 커피가 그렇듯 금속병에 완전 밀봉되어 나온 것이 또 좋았습니다. 나중에 구할 수 있다면 몇 병 사들고 오고 싶더군요. 센다이 다음 여행의 공신 중 하나가 이겁니다. 다른 것들은 다다음 글쯤 등장할 겁니다.






아마 규탄 스키야키와 규탄 스튜였을 겁니다. 어제 구이를 먹었으니 오늘은 스키야키. 그리고 딱 잘라 말하지만 맛 없을 수 없는 조합입니다. 자작자작하게 간간한 국물을 머금은 쇠고기, 거기에 양파. 그리고 적절히 간이 밴 절인채소-아마도 배추. 맑은 국도 그렇고 다 맛있습니다. 어흑.;ㅠ;


맛있게 잘 먹고 나온게 12시 전이었는데 음식점 문을 나서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잘 골라왔군요.





자아.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카페인이 필요합니다. 슬슬 카페인 보급할 때도 되었는데, 스타벅스에 갈려니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카페 목록을 보고 결정하기로 합니다. 층마다 거의 카페가 있으니 그거 맞추면 되고, 일단 이번 여행 때 구입하려한 비녀도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Le petit merceric이라는 카페를 발견합니다. 컵케이크가 귀여웠던데다 애프터눈 티세트가 있더군요. 홀렸습니다.



애프터눈티세트를 주문하면 컵케이크 하나 혹은 작은 과자 둘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음료도 가능하고요. 각각 음료와 케이크를 선택하고 들어갑니다.






제 몫의 카페라떼.





그리고 전체 풍경은 이렇습니다. 1인 1티세트를 시키면 이렇게 나옵니다. 접시가 작으니 두 개에 담아 나와도 딱 1인분 분량입니다.






제가 주문한 건 딸기 컵케이크입니다. 컵케이크라고 해도, 아래 전체가 빵인 건 아닙니다. 플라스틱 컵에 젤리나 무스, 잼 등을 섞어 담아 놓은 겁니다. 먹기는 편하더군요.'ㅠ' 저 옆에 보이는 유리컵은 복숭아인지 사과젤리였다고 기억합니다.


B님이 선택한 컵케이크는 초코였는데 퍽퍽해서 별로였답니다. 음. 케이크마다 좀 갈리나보네요.





아래에 두꺼운 도자기컵에 담긴 건 샤베트입니다. 아니, 소르베? 어느 쪽이건 유지방이 안 들어간 차가운 디저트고요. 입가심 용이지만 맨 뒤에 먹으면 다 녹을까 싶어 윗단 먼저 먹기 전에 홀랑 먹었습니다.







이건 딸기 프리저브와 크림. 스콘에 발라먹으면 됩니다. 버터는 아니고 크림이라기엔 조금 느끼한 걸 보면 버터크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ㅠ'






스콘이야 뭐, 스콘입니다. 갓 구워낸 것은 아니니 그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여기서도 노닥노닥. 한참을 놀다가 나와서 B님이 보았다는 가게에 들어가 비녀를 고릅니다. 그리고는 마루젠에 가서 다시 한 번 가방 구입 여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내려놓고, 그 옆 파르코에 가서 테누구이를 보고 미친듯이 폭소하고. 일본 전통 보자기인 테누구이는 도쿄역이나 긴자 이토야에서도 자주 보았는데, 여기서 만나는 테누구이는 다테입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모티브로 한 것이 여럿 있더군요. 방에 걸어 놓으면 재미있겠지만 그림도 안 거는데 천은 더더욱 안 걸죠. 그렇다고 얌전히 넣어두면 결국 안쓰고 말게 되니.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혹시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가게 이름은 濱文様. 하마몬야라고 읽나봅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면 되고요.(링크) 특히 테누구이 그림 쪽에 예쁜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제목이 판다 바입니다. 온라인에서 구입 가능하군요.




여기까지 둘러보니 대략 2시. 둘이 의논하고는 공항으로 일찍 출발합니다. 다른 것보다 혹시라도 태풍이 가까이 와서 열차가 끊기면 큰일이라 생각했지요. 앞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센다이에서 공항까지는 버스가 없답니다. 열차로만 이동 가능하니, 태풍 영향으로 열차가 멈추면 공항으로 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항공기 출발은 8시라 했으니 6시간 남았지만 그냥 일찍 가자고 의견을 모아 이동합니다.




이제 다음편이면 여행기도 마무리 되겠네요.:)

(다음편에 계속)

로열호스트에서 일어난 것이 대략 6시였을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우산을 챙겨들고 센다이역 방향으로 걷다가 마루젠으로 들어갑니다. B님은 찾을 책이 있었고, 저는 찾는 책은 없지만 찾아볼 주제는 있습니다. 그 주변 돌아다니다가 센다이 파르코 1층에 마루젠이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마루젠은 매우 크기도 하거니와 책도 다양하게 많더군요. 찾는 책은 딱히 없지만 찾아볼 만한 책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책들. 열심히 보다가 딱 필이 오는 책이 있어서 구입의사를 그 분께 카톡으로 여쭤보니 두 권 사오라 하십니다. 한 권이 아닌 것은 아마도 다른 한 권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려니 하고 두 권 챙깁니다.



건축 쪽을 살핀 것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 구입하지 못한 것이 몇 있어서 재고 확인을 위해 그랬습니다. 지난 번에 후쿠오카 준쿠도에 갔을 때는 신간만 한 권 있더군요. 찾던 책이 있어 덥석 들고 옵니다. 역시 작은 집에 대한 책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그리고 이런 물건을 두고 구입 여부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고양이. 게다가 옆에는 공이 있어!

평소 사용하는 스타일의 가방이 아니라 G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괜찮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도시락가방으로 쓰기 좋은데 그 외에는 쓰임새가 영 안 좋습니다.




여러 책을 충동구매한 뒤에는 LOFT에 놀러갑니다. 펜이 괜찮은게 있나, 뭔가 재미있는 상품이 있나 여기저기 둘러보았지요. 코난 스탬프를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려 놓고는 필요했던 것 하나만 집어 나옵니다. 그렇게 제한을 걸지 않으면 트렁크가 아슬아슬할 겁니다. 실제 귀국편의 트렁크는 23kg이었습니다.(먼산)


저야 저녁을 건너 뛰어도 되고 낮동안에 내내 먹은 덕에 그 시간까지도 소화가 안되었으나,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또 다릅니다. 숙소방향이 그쪽이니, 다시 파르코 방향으로 걷습니다. 파르코에서 역 반대방향으로 가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이름은 夕焼け麦酒園입니다. 구글에서도 검색되고, 읽기는 '유우야케비루엔'인가봅니다. 몇 번 그 앞을 지나가다 눈여겨 본 것은 이 가게에 은하고원맥주의 생맥주가 있다는 안내를 봐서 그렇습니다. 병맥주를 맛있게 먹었던 터라 B님께 강력히 어필하여 가게에 들어갑니다. B님은 캔맥주가 그냥 그랬다 하시는군요.



구글지도도 첨부해봅니다.





아래쪽이 센다이 파르코, 센다이 역방향입니다.






가게는 상당히 작습니다. 안쪽에 바도 있지만, 출입구에는 느긋하게 즐 길 수 있도록 2인용의 높은 테이블도 있습니다. 테이블 아래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어 가방도 내려 놓을 수 있고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바로 옆의 그림을 찍어봅니다.



메뉴판을 보면 대체적으로 술안주 중심입니다. 그리하여 고기찜과 가라아게 등의





은하고원맥주는 총 세 종이 있습니다. 뭐였는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셋. 그 중 하나는 스타우트였습니다. 다른 하나가 페일이었던 것까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그리하여 타베로그의 힘을 빌려 찾아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뭐지?), 스타우트라는군요.


말해 무엇합니까. 매우 맛있습니다. 원래 맥주는 가벼운 것보다 묵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스타우트도 굉장히 좋아하지요. 배부른데도 홀랑홀랑 잘 넘어가는 그런 맛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를 주문하신 B님은 바이센보다는 케르슈쪽이 더 취향이었다 하십니다.






가라아게. 레몬을 뿌려도 좋고,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쪽은 돼지고기 찜과 감자와 오이. 오이와 감자는 딸려 나온 것이었는데, 이 둘이 더 맛있었습니다. 아니, 고기가 맛 없는 것은 아닌데 이 둘이 제 입에 더 맞아 그런 거였습니다.





배부르다며 깨작이던 제가 마지막에 주문한 건 유자샤베트입니다. 술집가면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 메뉴 시키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먼산) 술마시면 희한하게 단게 먹고 싶단 말이죠.


먹어보면 그대로 유자입니다. 입을 싸악 씻어내는 그런 맛. 유자청을 들이부어 만든 것인가 싶은 정도로 유자향이 확 올라옵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지요.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다보니 뭘 챙길 정신 머리는 없고, 아침 일은 내일 생각하자며 홀랑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기 전까지 태풍이 어디쯤 와있나 확인하는데,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km라니. 자전거 수준 아닌가요. 이 속도라면 공항에서 태풍과 정면으로 만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항공기는 결항일 건데...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역 근처까지 와서는 홀랑 내려 잠시 헤맵니다. 이전에 B님이 가셨다는 가게가, 상점가 아케이드에서 옆으로 빠져 나온 골목에 있었다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버스가 다니는 큰 길가. 그리고 구글은 위치를 어떻게 잡고 있는 건지, 엉뚱한 지도를 보여줄 뿐이고. 그리하여 잠시간 헤맵니다. 결국에는 구글 위치검색을 통해 그럭저럭 찾아가긴 했지만, 비가 적지 않게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집.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하는 걸까요. 그리하여 다시 타베로그를 뒤져 검색해 찾아냅니다.  甘味処 彦いち. 아마 히코이치라고 읽지 않을까 추정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니 Hikoichi랍니다. 히코이치, 맞군요.


메뉴나 자세한 정보는 타베로그(링크)를 확인하시고, 위치정보는 위의 구글 정보를 확인하세요. 이렇게 덧붙이는 이유는 당연히, 헤맸기 때문입니다.(먼산)



들어가보니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찻집입니다. 찻집보다도 킷사텐이라고, 끽다점(喫茶店)이라는 한자가 더 잘 어울리는 집입니다. 안쪽에 앉아 대기하고 또 자리 잡고 앉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지만, 이런 집이야 말로 레트로, 고전적인 찻집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의 레트로 붐과는 궤가 다릅니다. 그쪽은 엉뚱한 쪽을 베끼고 있으니까요.



메뉴판을 받아들고도 한참 고민했습니다. 분명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직후 즌다셰이크까지 먹어서 위장이 빵빵한데 과연 파르페를 먹을 수 있을까요. 옙. 이런 가게에 오면 파르페 하나쯤은 시켜야 합니다.





물론 즌다모치는 1인 1식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즌다, 풋콩=에다마메를 익혀 거칠게 갈아낸 것은 팥소를 거칠게 으깬 츠부앙과도 느낌이 다릅니다. 팥과 콩은 식감이 다르니, 콩을 익혀 거칠게 으깨면 더 뻑뻑하고 입안에 닿는 식감이 거칩니다. 거기에 즌다는 거피했고요. 츠부앙은 껍질이 남아 씹는 맛이 있지만 이쪽의 씹는 맛은 콩 자체의 식감입니다. 껍질의 질깃한 맛이 아니고요. 하기야 팥도 잘 삶으면 껍질 역시 부드럽게 씹힙니다만.






설명이 길었지만 솔직히 이 즌다모치는 맛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즌다가 아니라 떡입니다. 찰떡 위에 즌다를 얹거나, 즌다 안에 찰떡을 넣거나, 하여간 찰떡을 즌다로 감싼 것이 즌다모치입니다. 그런데 이날의 떡은 차가웠습니다. 갓 쪄내거나 갓 찧어 말랑말랑하고 죽죽 늘어나는 그런 떡이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말랑하게 만든 떡 위에 즌다를 얹었더군요. 문제는 그 속의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떡이 맛없었습니다. 배도 부른 상태였으니 즌다모치 시도는 실패였습니다. 오히려 직접 즌다모치를 제작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하하하;



즌다모치를 시도했고 어떤 맛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대강 짐작을 했으니 만족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즌다모치를 경험했습니다.






B님이 주문하신 말차. 주문했더니 작은 만주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것은 흑당파르페. 보통의 파르페라면 나오지 않을 것이 몇 보입니다. 신식파르페는 케이크나 푸딩이 들어가지요. 여기에는 크림과 경단, 그리고 팥앙금이 올라갑니다. 위에 올라간 노란색 장식은 아마도 레몬필이었던가요.


속에 아이스크림도 있고 한데 딱 예상한 그대로의 찻집파르페입니다. 으흐흐흐흐. 저 검은색 젤리는 커피젤리였을 겁니다.






꼬리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벽시계. 고양이의 등짝도 그렇고 매우 멋집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입해야하나 잠시 고민도 했...지만 둘 곳이 없네요.






비닐포장 카자리도 구경하며 드럭스토어 쇼핑도 마치고, 그리고는 일단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러 숙소에 들립니다. 사진 찍는 걸 홀랑 잊었지만, 숙소 1층의 로얄 호스트에서 호텔 체크인 당시 받았던 드링크 바 쿠폰을 이용해 자리를 잡고 홀랑홀랑 수다를 떨고요.


그리고 그 수다 도중에 진도 3쯤 되는 지진도 경험합니다. 생각보다 길게 흔들려서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지진 중에서는 가장 강했네요.'ㅂ'




자. 이제 여행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의 먹거리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저 두 가지입니다. 규탄과 즌다. 규탄은 소혀를 가리키는데, 지금 사전 찾아보고 마구 웃고 있습니다. 규는 牛이고, 탄은 tangue의 タン이랍니다. 왜 이런 희한한 조어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센다이는 규탄으로 매우 유명합니다. 센다이의 음식점을 둘러봐도 규탄 요릿집이 매우 많습니다. 어느 상점가든 규탄집은 하나 이상씩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하나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성 꼭대기에도 꽤 유명한 규탄 체인점이 있습니다. 본점은 센다이 시내에 있고 이쪽은 아마도 분점인가본데, 센다이 사적을 구경하고 점심을 여기서 먹자고 하셨으니 여행객은 졸졸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이 가게 이름이 다테노규탄. 왜 이 집을 골랐는지 아실 겁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패션 리더(...)이기도 했지만 식문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분명 칠석축제도 다테 마사무네가 손댔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그 축제를 열었다던가요..?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딸을 매우 사랑했고 아끼기도 했다고 하지요. 그 딸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아들에게 시집갔다가, 그 사위놈이 크게 사고를 쳐서 자진한 뒤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이에야스가 고개숙여 사과했다더군요. 자식 중 딸은 딱 둘이었는데, 작은 딸은 죽기 몇 년 전에야 보았으니 그 때까지는 내내 큰 딸이 외동딸이었던 겁니다. 친정에 돌아온 뒤로는 내내 시집보내지도 않고 끼고 살았다더군요. 아니, 결혼생활 파탄의 책임은 시댁에 있었으니까 결혼에 진저리 치고 행복한 독신생활을 영위했는지도 모르지요. 그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이에야스와는 내내 대립각을 세우다가 말년에는 그럭저럭 잠잠했던 모양이고, 마사무네도 그 말 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시를 지을 정도니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살았나봅니다. 센다이로 이주하여 개간하고, 수십 만 석 수준인 센다이번을 백만석까지 끌어 올렸다니까요. 그러면서 식문화에 관심 가지고 막부에 음식 해다 주기도 하고-오해의 소지 있음-그러면서 삶을 즐겼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바로 찍어 골랐다니, 이것이 아랫사람을 고생시키는 윗사람의 본보기라 할만합니다.(먼산)





그리고 이게 센다이성 옆의 상점가. 저기는 카자리가 더 화사하군요. 어차피 목표는 먹을 것이라, 기념품 가게에는 눈 안 돌리고 바로 먹으러 갑니다.



2층에 매장이 있어 1층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면 순번대로 올라갑니다. 1시 조금 넘은 시각에도 사람이 많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매장이 작습니다.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안쪽에서는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올라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결정했던 터라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문합니다.





오늘의 첫 고기.







맥주는 작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맥주는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이럴 땐 작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작아야 다음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기도 하고요.







아차. 이건 가마보코입니다. 댓잎가마보코인데 센다이 특산 같더군요. 공항에서 파는 것도 보았습니다.

생선살의 비율이 높아 그런지 말랑말랑 쫀득쫀득합니다. 거기에 옆의 와사비가 상당히 세더군요. 듬뿍 올렸다가 찡하니 올라오는 바람에 코가 고생했습니다.






규탄정식 특상입니다. 보통의 규탄보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거라네요. 오른쪽의 국은 맑은 국인데, 딱 갈비탕 국물 느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죠. 소혓바닥도 고기니 고기맛입니다. 그러나 다릅니다. 살짝 질긴가 싶은 정도로 쫄깃쫄깃한데, 소금간이 환상적으로 잘맞다보니 제 입엔 약간 간간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맛있습니다. 게다가 구운 고기잖아요. 프라이팬이 아니라 석쇠인지 철판인지에 구운거잖아요. 불맛도 살짝 도는데 적절한 소금 간에, 술은 술술 들어가고 밥도 맛있고, 그걸로 부족하면 국물을 후루룩 더하면 고기도 밥도 술도 술술 넘어갑니다.


단적으로 말해, 근래 먹은 고기 중 가장 맛있습니다. 스튜를 먹을까도 조금 고민했는데 구이를 먹고 나니 이쪽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기 자체의 맛을 보려면 구이가 최고입니다.






축제기간 중에 즈이호덴과 센다이성터에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분장해서 무대 행사 뛰는 팀이 와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군요. 저녁에 라이트업행사도 한다고 하고, 그 준비로 초 넣을 대나무통 넣은 것도 보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부슬부슬 오다보니 마음을 접었습니다.


지금보니 저 다테는 전국바사라의 그 다테로군요. 옆에 무스비마루의 다테버전이 있는 것도 참 귀엽습니다.




즌다셰이크는 여기서도 먹을 수 있다길래 들어가서 주문합니다. 규탄은 앞서 설명했으면서 즌다는 빼먹었네요. 사전에서 찾으면 즌다(ずんだ)는 진다(じんだ)의 항목으로 넘어가고, 제가 찾는 것은 진다의 세 번째 뜻이랍니다. 풋콩이나 꼬투리채 먹는 콩을 데려 으깬 것으로 팥소나 무침 거죽으로 사용하고요. 센다이에서는 즌다라고 부르며 즌다모치는 찰떡 위에 삶아 으깬 풋콩을 얹은 겁니다. 즌다셰이크는 그 으깬 풋콩으로 만든 셰이크고요.






B님이 큰 컵, 저는 작은 컵. 배가 불러서 큰 컵을 먹을 위장이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맛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 하지만 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미친듯이 거부할 그런 맛입니다. 풋콩이라 적으면 헷갈리겠지만 맥주 안주로 먹는 에다마메를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것도 대두의 일종인데 한국에서도 종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심어는 봤지만 수확해본 적은 없군요. 하여간 푸른 대두를 7-8월 경에 수확해서 삶아 거칠게 으깬 것이 즌다입니다. 냉동 에다마메를 사다가 즌다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해봤네요. 해볼까.






살짝 풋내가 돌지만 콩 특유의 달달한 맛이 도는데, 거칠게 간 것이다보니 앙금처럼 입 안이 꺼끌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흰앙금은 보통 동부콩으로 만들던가요. 그 단맛과는 또 다른 단맛입니다.



즌다모치를 먹기 전에 즌다셰이크로 입가심을 하고는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러 갑니다.


다시말해 기념품 가게는 홀랑 건너 뛰었다는 이야기고. 여기에서 뭘 파는지는 확인 못했군요.




루푸루 버스는 같은 코스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빙글 돌아갑니다. 센다이역에서 출발, 도착하며 같은 길은 마지막 코스를 빼고는 안 갈겁니다. 산길도 한 방향으로 달리는데, 센다이성터를 지나서 가면 본격적으로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나옵니다. 거의가 공대인가봅니다. 식물원도 있더군요.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기차. 이거 증기기관차 아닌가요. 모델명도 슬쩍 봐뒀는데 홀랑 잊었습니다. 알파벳 한 자리와 숫자 두 자리의 조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요. 왜 이런 곳에 갖다 놓았는지는 모릅니다.







아오바산을 돌아내려와 시내로 진입하다 발견한 건물. 지난번에도 한 번 올린 곳입니다. 축제를 맞아 예전의 카자리 모습을 전시하는,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기록관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지만 뭐. 요즘에는 그 둘을 결합하는 곳도 많이 나오니까요.




자아. 이제는 디저트를 먹으러 갑니다. 내내 먹는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은데 이틀째는 그랬습니다. 여행은 원래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까요.


(다음편에 계속)



지난 글을 읽으신 모님이 절단신공이 날로 더해진다는 감상을 남기셔서 반박을 위해 전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슴깊이 죄책감(...)을 느끼고 다음편을 서둘러 연성합니다.



박물관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왜이런지. 분명 평일-그것도 수요일이고, 축제에 방학기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꽉꽉 들어찬 사람 때문에 다음 버스를 타거나 그냥 걸어 올라갈까 했는데 기사님이 괜찮다고, 타라 하시네요. 박물관에서 성터까지는 걸어서 대략 15분이랍니다. 나중에 보니 성터까지 걸어 올라오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또 계단. 계단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도착하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헐. 진짜로 터. 하지만 바닥은 흙바닥이 아닙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꼭대기는 꼭대기로군요. 저 멀리 센다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보니 왼편은 산이 조금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평야입니다. 나중에 돌아와서야 202미터의 낮은 산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보면 높아보입니다.







한 눈에 시내가 들어오는데, 산이 높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물론 빌딩들이 저렇게 높게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가 높지는 않지요. 그래도 시야가 탁 트인 것이, 날씨만 좋다면 운동삼아 놀러오기 좋습니다.







성터이지만 굉장히 세세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가 가장 윗단, 가장 높으신 분이 앉는 그 자리인가봅니다.







주춧돌을 경계로 이런 안내까지 적어 두었으니, 누군가 와서 각각의 주춧돌에 소환진을 그리고 수인을 맺은 뒤 '레리~즈!☆"를 외치면 바닥에 숨어 있던 카드들이 소환되어 순식간에 옛 성이 완성....(거기까지)




그렇다면 왜 센다이성은 터만 남게 되었냐.

하면, 이 모든 것은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이 원흉입니다. 대체적으로 성은 군사적 요충지에 세워놓는 터라, 전쟁 당시에 센다이성도 공출당했답니다. 그러니까 아오바산 꼭대기의 센다이성은 전쟁당시 일본군 주둔지였습니다. 그러니 미군의 공습이 안 다녀갈리가요. 폭격을 맞아 초토화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렇게 주춧돌만 남았지요. 아니, 주춧돌만이라도 남은 것이 다행인가요.






성터 옆에는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이 있습니다. 오오오. 멋집니다.


여기서 어제의 마지막 질문을 풀어보지요. 박물관에 있는 상반신은 다테 마사무네 기마상의 일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기마상은 복제품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공출당한 나머지 부분은 당연히 돌아오지 못했고, 여기 있는 기마상은 원 작가의 아들이 만든 것이라 합니다. 그걸 복제품이라 보기도 어렵고, 그냥 '원 기마상의 또 다른 버전, 또 하나의 원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아들이 만든 것이니 같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가는 다른 셈이니까요.






이번엔 다른 쪽에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시야가 넓게 트인게 보기 좋군요. 하지만 사진 왼쪽은 역시 산맥이고. 구글지도로 보면 사진에서 대략 2시 방향 쯤이 바다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구글지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센다이는 후쿠시마와 매우 가깝습니다. 도쿄와 후쿠시마보다도 가깝지요. 센다이에서 해산물을 안 먹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먼산)






날씨도 흐리다보니 굉장히 사진이 기묘하게 나왔습니다. 산이 높다고 착각한데는 도시 옆에 있는 산 치고 산세가 매우 험난해 보인 것도 한 몫합니다. 가파른데다 나무들이 울창하더라고요.






어느 유신지사의 기념비. 왜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센다이 성터에는 일본군 기념비 같은 것도 있습니다. 폭격으로 사망한 일본군을 기리는 비겠지요. 하지만 그 일본군들이 여기 주둔 안했으면 성은 남았을 것 아냐! 라는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너희들이 그런 바보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이라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겠지요. 뭐, 그러려니 합니다.






아, 이게 그 일본군 기리는 것이었나. 근데 왜 독수리..?





자, 다음편은 먹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살짝 끊어 가지요. 드디어 규탄을 먹습니다.+ㅠ+

(다음편에 계속)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즈이호덴은 아오바야마, 혹은 아오바산이라 부르는 산 중턱에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는 이야기를 B님께 들었는데, 지금 확인하니 표고 202미터입니다. .. 음. 동네 뒷산 같군요. 하지만 저는 꽤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표고는 낮은 편인데 생각보다 가파른 구간이 많고 길도 꼬불꼬불하더군요. 게다가 센다이 성터에서 바라보는 시내 풍경이, 굉장히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는 착각을 주더군요. 이건 나중에 사진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리니 이런 커다란 안내판이 있습니다. 현재의 위치는 빨강. 옆에는 해자 남은 모습이 보이고 그 왼쪽 편에 성이 보입니다. 하지만 속지마세요. 2차원에 펼쳐 놓았지만 성과 아래 해자부분은 매우 가파릅니다. 운동 겸 걸어갈 수도 있지만 비오는 습한 여름날에 걷기는 조금 많이 힘들지요.


현재 위치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들은 미야기 국제센터랍니다. 세미나 등이 열리는 국제 센터인데, 바꿔 생각하면 숙소나 역에서 버스를 타고 꽤 멀리 이동해야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으으으음. 지방에서 세미나 할 때는 교통편 나쁘면 참 힘듭니다. 허허허.






이 안내판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흔적이 보입니다. 다테의 옷에 있었다는 그 땡땡이 무늬. 그 색이 저기 저, '센다이성터' 안내 문 위에 열 개가 조로록 올라 있습니다. 그러니까 센다이는 마사무네를 건너 뛰면 재미가 없어요. 옆에 안내자가 있으니 저런 사소한 것도 다 보고 넘어갑니다. 오오오.=ㅁ=!







오른쪽은 차도이고, 센다이시박물관은 왼편. 그리고 저기도 다테 마사무네. 초승달이 살짝 언밸런스하게 붙은 투구를 몰라보면 안되지요.







박물관도 작지는 않습니다. 센다이도 따지고 보면 큰 도시입니다. 규모 자체는 중소도시지만 도호쿠대학교가 있고... 현청 소재지인가요, 아마?



다테 마사무네를 비롯한 박물관 관람은 상설전입니다. 이 때 안데스 유물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쪽은 제끼고, 상설전만 보기로 합니다. 입장료는 360엔.



1층의 로비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의자가 넓어서 좋군요.



상설전은 2층입니다.




음.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인가요....?





아니로군요. 그 뒤에 현재의 위치와 비교한 사진이 있습니다. 옛 절터인가봅니다. 블럭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으니 매우 넓군요.






다테 집안의 역대 당주들. 이걸 보면 다테 마사무네는 시조가 아니라 중시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뒤에도 폐번할 때까지 오랫동안 남았으니 정치력은 나쁘지 않았다 볼 수 있나요.

센다이 번주였던 다테 가문은 메이지 유신 당시 천황이 아니라 도쿠가와의 편을 들어 끝까지 항전했다가, 나중에 유신 후 작위를 내릴 때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훨씬 뒤에야 백작위를 받은 모양이더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싸웠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듭니다. 그 때는 그렇게 싸우더니 마지막에는 막부의 편을 들었으니까요.


앞서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역사 지식은 모두 B님이 주신 겁니다.T-T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 생각보다 규모가 매우 큽니다. .. 라고 적었지만 이제와 고백합니다. 일본 여행은 여러번 다녔지만 각 지역의 성을 올라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딱 잘라 말하지만 단 한 번도요. 그나마 성과 비슷한 것을 가본 건 도쿠가와의 성..? 지금의 황거가 옛 도쿠가와 가문의 에도 성 아니었나요. 그건 방어용 성채라고 보기 어렵고.

사적지 찾기를 돌 보기 하듯 하는지라 그렇습니다. 어릴 적에 절을 너무 많이 찾아다니면 등산이 싫다면서 안 가게 됩니다. 그런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아오바산도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성을 지을 때도 이차저차한 이야기가 많았던 모양이군요. 다른 자료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지만 다테 가문의 이전 근거지는 도쿄에서 먼 곳에 위치해 이에야스의 허락을 받아 센다이로 근거지를 옮겼답니다. 센다이번도 그렇게 개발된 곳인데, 막부는 그 당시 각 지역 무장, 정확히는 번주들을 누르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 방어용 성채를 만드는 걸 경계했답니다. 그러나 다테 마사무네는 아오바산 위에다가 성을 올리지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뭐라 하자 천수각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로 댑니다. 실제 센다이성에는 천수각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박물관 방문의 메인.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입니다.






앞부분. 진짜 철저하게 막아 놓았더군요. 팔 부분은 사슬 갑옷, 그리고 얼굴도 감싸고. 머리는 인디아나 존스가 쓸 법한(...) 모자형 투구, 거기에 언밸런스하게 배치한 초승달 장식까지.



의외로 갈아 입기는 편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하기야 그 다테 마사무네가 불편하게 만들리가요. 이 때 B님은 옆에 있는 해설사 할아버지와 신나게 갑옷을 주제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다테 마사무네의 실제 키는 160 정도였던 모양입니다. 갑옷이 작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크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여간 이 갑옷이랑 다스베이더의 투구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자, 4편 개봉 전에 미국의 영화사에서 이 갑옷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 하여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설명을 하십니다. .. 헐. 정말로 이게 모티브였던 건가.


(지금 다스베이터 저금통의 뒤통수를 보고 투구 라인이 확실히 닮았다고 생각 중)






말년의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그 때는 이미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면서, 말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싯구를 지었다고 하지요. 아주 거칠게 내용을 압축하면 '노~세 노~세 늙어서 노세.'쯤 됩니다. 나이 먹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삶을 즐겨 볼까라고도 해석이 된다더군요. 뭐, 마사무네가 무슨 생각으로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쇼군인 도쿠가와 3대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장수하여 막부 3대 쇼군까지 보았으니까요.





문양이 도쿠가와의 것입니다. 그러니 아마도 다테 가문에 시집온 도쿠가와 집안의 여성이 가져왔을 것이라고요. 도쿠가와에서 시집왔다면 아마도 번주의 부인이었겠지요.





설명도 찍어왔지만 읽기 싫어..OTL

보다는 사진을 줄여 놓았더니 글씨가 잘 안 보입니다. 하여간 옷칠 세공과 금박 입힌 것만 봐도 굉장히 고급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같이 있었던 가마. 이건 성내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가마랍니다. 앞 뒤에서 한 명씩 짊어지고 이동하는 가마라는군요. 가마 자체의 무게도 엄청날 건데, 거기에 앞쪽에서 가마를 메는 사람은 가마로 얼굴을 돌리고, 뒤로 걸어야 했답니다. 높으신 분께 감히 엉덩이를 보일 수가 없다는 의미라는군요. 하하하하....






이건 센다이의 옛 지도입니다. 동쪽과 남쪽을 표시해뒀군요. 보면 네모 반듯한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교토도 그렇지만 센다이도 계획도시였다니까요.




이것 저것 많았지만 사진촬영이 안되는 것도 있어서 사진은 이정도였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니 저기에 기념품 가게가 있군요. 보러 갑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빼면 박물관 상품이 없어! 다테가를 빼면 없어!

아니, 원래 그렇긴 합니다만, 커피 포장마저도 다테라니까요.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사진 로고에도 박은 (I)Date는 伊達의 한자 음독을 다테로 보느냐, 이다테로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때까지는 다 다테로 읽었는데, 한창 때의 다테 마사무네가 슬쩍 로마 교황청에다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가톨릭 탄압을 하고 있다. 나에게 힘을 보태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답니다. 그 편지에는 자신의 이름을 Idate라고 적었다는 군요. 그 편지 원본이 바티칸 기록물관리실에서 발견된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이다테가 맞기는 하지만 대개 다테라고 부르는 거죠.

이 이야기도 B님이 들려주셨습니다.



위 이야기 때문에 커피 드립백 세트에도 다테의 모습과 범선 등등이 나란히 그려집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온갖 행적이 상품화되는 세상이라니. 하하하.







그렇습니다, 인형도 있습니다. 왼쪽의 다테 달마나 다테고양이달마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가운데의 저, 귀여운, 매우 귀여운 인형은 어쩔거야!


堤人形이라는데, 약 300년 전의 도공이 만든 인형이랍니다. 교토 후시미의 기법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는데, 그 당시의 작품이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는 군요. 그래도 그 명맥은 그대로 이어지나봅니다. 가운데의 삼각김밥 닮은 인형은 아예 따로 이름이 있더군요. 무스비마루(むすび丸)라고, 보이는 그대로 다테 마사무네와 삼각김밥의 혼종입니다.(...) 귀여워 어쩔 수 없다며 덥석 물었는데, 다 수제품이라 그런지 얼굴이 각가 다르다고 합니다. 구입하겠다고 할 때 얼굴을 확인시켜주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저 무스비마루는 센다이공항에서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의 상품이 모두 겹치는 것은 아니니, 보일 때 미리미리 구입해두는 것은 잊지맙시다.






이것도 이름을 보고는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커피 드립백입니다. 아놔. 이다테나 카오리라니, 이거 뭐야!


아래 깔린 봉투는 유일하게 구입한 엽서입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이지요.




쇼핑도 마쳤으니 슬슬 성으로 올라갑니다. 성에 가기 전에 찍은 사진 하나 더. 비가 오는 바람에 가까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1층 로비의 쉼터에서 보이는 정원에는 이런 상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의 일부. 원본의 일부인 셈입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온갖 군수물자를 끌고 가면서 이 청동기마상도 가져가려 했답니다. 그나마 남겨 놓은 것이 여기까지고, 나머지 몸통과 말 부분은 공출했답니다. 굉장히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이 달랑 이것만 남았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유명한 기마상은 복제품인 것인가?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앞서 이야기에서 계속.


스타벅스를 나와서는 루푸루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일단 1일권을 사야하는데, 매표소 자체도 버스 승강장에 있더군요. 13번인가, 하여간 가장 끝의 승강장입니다. 구조를 보니 교토가 떠오르더군요. 다른 곳에서는 거의 전철을 이용하지만 교토만큼은 버스 이용이라 먼저 떠오른 걸겁니다.





1일권 가격은 성인 620엔. 한 번 탈 때 22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러니 세 번만 타도 본전 이상은 되지요. 종일권이 있으면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에, 이 사진은 왜 찍었나. 하여간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관광객 말고도 사람이 많은게, 그 근방에 사는 사람들도 이용하지만 산 자체에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공계는 그쪽에 몰아 넣은 모양이더군요. 캠퍼스가 매우 넓습니다. 이공계 체육관이 따로 있는 걸 보고 놀랐고, 그 옆에는 아마도 국제규격이 아닐까 싶은 크기의 축구장도 있었습니다.





이날이 칠석 축제 마지막 날이었지요. 이건 어느 은행 로비였습니다. 상점가의 카자리보다 더 손이 많이 간 모양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색조합도 굉장히 취향이었고요. 역시 파랑...







자아. 즈이호덴 앞에서 내립시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코스이니 다테 마사무네 참배를 위해서는 최소한 운동화를 신고오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된다면 산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도 가능하지만 짐이 많으면 얌전히 버스를 이용합시다. 이날은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기도 했고, 낮도 꽤 더웠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가 빽빽합니다. 삼나무라는군요. 그 때야 몰랐지만, 돌아와서 트위터를 보다가 삼나무가 꽃가루를 뿜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절대 봄에는 오지 맙시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던 사람도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 정도로, 정말 포자 뿜듯이 꽃가루가 폭발하더군요. 문자 그대로의 광경이었습니다.


하기야 한국도 소나무 꽃가루가 제철에는 한창 날릴 텐데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가 없는 걸까요.






열심히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즈이호덴, 마사무네의 상을 모신 곳은 아니고, 여긴 절입니다. 하지만 걸어 놓은 이름이 참 인상 깊습니다. 마사무네야마.;





그렇지 않아도 양 옆에는 다테 가문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도 금박이군요.







..절...이 맞겠지요? 아마도?;


저보다는 전통건축을 잘 아시는 아버지께 여쭤봐야겠습니다.




즈이호덴은 더 위에 있답니다. 서봉전. 한국어로 적어놓고 보니 이름 참 희한하군요.








저기도 뭔가 있는 것 같지만 올라가는 것만해도 힘듭니다. 흠흠.







그리고 올라가다 목격. 곰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군요. 시내 바로 옆의 산인데도 곰?






이런 산 속이라면 있을 법도 합니다. 하여간 돌계단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그리고 사진찍는 것을 잊었지만, 저 사진 끄트머리 쯤에서 드디어 즈이호덴이 나옵니다. 저런 가파른 계단을 세 번쯤 만나면 됩니다. 올라갔다 온 지금이야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초행길에는 길게 느껴집니다. 절대로 운동화 신고가세요.



입장료는 450엔입니다. 기록한 걸 보고 있노라니 10시에 루푸루 버스 탑승, 15분쯤 하차, 30분쯤 즈이호덴 입장했다고 하니 15분쯤 걸어 올라간다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그리고 매표소 옆에는 이런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저 책갈피는 다테가문의 문장을 그려 놓은 옷칠 나무였다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손거울이고요.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저 책갈피는 센다이 시내 돌아다니면서 두 어번 쯤 더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있는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건 다테가문뿐만 아니라 전국무장들의 집안 문양을 모은 겁니다. 여기에는 다테문장이 없는데, 그건 따로 빠진 모양이더군요. 결번도 여럿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는 이걸 다 모아 놓은 곳이 있을까요.

일단 센다이 돌아다닐 때, 이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것만 찍어 놓고 열쇠고리 사진은 안 찍은게, 상품 자체는 퀄리티가 그리 높은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그냥 기념품으로 무난한 정도..?






사진 찍어 놓고도 이 사진을 왜 찍었는지 잊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지금 기억났습니다.



날림이지만 들은 기억대로 대강 적어보자면. 마사무네의 출생 당시도 그렇고, 출생 후에 천연두에 걸려 한쪽 눈을 잃은 것도 있고 해서 그 아버지가 슬쩍 소문을 풀어 놓은 것이 있답니다. 그 당시의 유명한 승려로, 사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선승의 환생이라는 소문을요.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는 아버지가 내놓은 소문을 알뜰하게 써먹습니다. 비밀리에 사람을 풀어 그 선승의 무덤을 확인해두고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 자리를 정해둡니다. 그리고 거기를 팠더니 그 자리에서 선승의 유골이 나오고, 그래서 사람들은 다테 마사무네가 그 선승의 환생이라는 말을 더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 루머는 이렇게 만들고 재생산하는 겁니다.(먼산)


하여간 저 나무는 그 유골이 나왔던 자리랍니다.







저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뒤로 돌면 저렇게 가파른 계단이 보입니다. 입구의 좌우로 뻗은 길이 아까 올라온 계단길이고요. 문을 들어서면 양옆으로 석등이 놓여 있는데, 가신들의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자. 여기가 즈이호덴입니다. 도호쿠대지진 때 지진으로 망가졌지만 다시 복구한 곳.







그리고 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칠석 소원 종이가 나부낍니다. 대나무에 매단 소원 종이라.








그리고 입구의 문 양 옆은 회랑..은 아니고. 하여간 공간에 이렇게 카자리를 달았습니다. 여기는 모양새가 시내에서 본 것과 사뭇 다릅니다. 위에 있던 원통 혹은 구 모양의 머리 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종이 술을 내려단 모양새고요. 그러고 보니 위키백과에서 센다이칠석축제를 확인할 때 카자리의 종류가 여럿이란 걸 봤습니다. 학을 매단 것이 분명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문양도 양쪽에 쌍으로 놓았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서 오른쪽은 파랑계통, 왼쪽은 빨강계통. 저 세로줄 문양과 구요 문양이 기하학적 문양 중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그것 말고는 아까 금박으로 보았던 다테 가문 문장이 많고요.






다시 입구로 돌아와, 양옆은 모래 혹은 자갈 정원이었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가레산스이계통이었나 싶은. 그리고 저 안쪽, 사람들이 참배하는 곳에 다테 마사무네의 상이 있습니다.






와아. 굉장히 화려합니다. 하기야 최근에 복원 완료했을 것이니 단청이 저렇게 화사한 색인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 당시의 색을 재현했다면... 으으으음. 분명 다테는 사당의 저 색 하나하나를 다 지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리더였으니 그 쯤이야 했겠지요.






게다가 나무는 검정, 거기에 금칠, 화사한 색. 으윽. 눈을 둘 곳이 없어요!








그리고 금박칠은 거기만 한 것이 아니죠. 교토에서도 절은 몇 보았지만, 아니, 사당이 처음이라 그런가 이렇게 화사하고 반짝반짝한 곳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의 상.


여기서도 가이드인 B님의 설명이 뒤따릅니다. 생전 그리고 사후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상은 여럿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다 온전한 눈을 가지고 있고 사후에 만든 상 하나만, 마사무네의 부인이 생전의 모습대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애꾸라던가요. 이건 두 눈이 다 온전한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이것도 반짝반짝합니다. 안쪽에는 조명이 없어 어두워 보이지만 그래도 저거 금상....(먼산)







안쪽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다시 사진을 한 번 찍어봅니다. 어떻게든 올라오는 과정에서 내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군요.







그러고 보니 입구의 문도 검정과 금색의 조합입니다. 교토만 보아서 일본 전통이란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그것도 취향 문제인가보네요.




즈이호덴을 둘러보았으니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대략 15분. 이런 날씨에는 그냥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버스는 도쿄의 지하철이나 교토의 버스처럼 칼 같이 시간을 지키지는 않습니다. 예정보다 많이 늦으니 정시에 도착하지 않아도 일단 기다리세요.



(다음 편에 계속)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센다이의 다테 흔적들을 여럿 찍은 사진들이 있군요. 추려 올려봅니다.


실제 센다이의 역사를 찾아보면, 센다이는 다테 마사무네가 근거지를 옮기며 새로 구축한 계획도시입니다. 도시가 굉장히 반듯반듯하게 그어 놓았더군요. 옛 지도를 봐도 그렇고 현재 지도도 그대로 올라갔으니 비슷합니다. 거기에 최근 몇 년 간 『전국 바사라』를 통한 다테 마사무네의 입지 구축(...)도 있었으니, 관광객들에게는 그냥 전국무장일 뿐인데 어디를 가든 다테 마사무네가 따라 붙습니다. 일본의 도시를 그렇게 많이 다닌 것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교토, 기껏해야 도쿄, 기껏해야 하카다, 삿포로 정도입니다. 일부러 역사유적을 찾아 다닌 것도 아니니 눈에 그런 것이 잘 들어올리 만무하지만 센다이는 눈을 돌리는 그 어떤 곳에도 다테가 존재합니다. 정말로요.






첫날 저녁을 먹고 잠깐 들어갔던 돈키호테. 거기의 종업원 외 출입금지 구역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저건 다테 마사무네.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다테 가문의 문장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이 월계관 비슷하게 보이는 저 문장과 구요문이라 불리는 동그라미 문장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다 본 이런 한정 초콜릿. 센다이 다테 쇼콜라. 하하하하.

왼쪽 상단이 구요(九曜), 다른 쪽은 竪三引両랍니다. 引両가 가로 또는 세로줄을 가리키나 본데, 이쪽은 가로 세 줄이군요. 이것도 다테 집안 문양이고요. 저 색도 분명 하오리의 땡땡이 무늬에서 유래했을 거고. 아니, 하오리가 아니라 한텐이었나. 박물관에서 보았는데 말입니다.






참새는 다테가의 문양에 들어갑니다. 주요 문양 둘다 참새가 들어가서, 다테 카페의 문양이 참새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창문처럼 보이는 저 거울 위에도 다테 가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것은 그 중 셋이고요. 이게 어디냐면, 센다이 공항 4층인가에 있는 전망대 카페입니다. 이 곳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사람이 적어 노닥거리기 좋더군요. 하기야 여행 마지막 날인 이날 취소된 항공편이 여럿이라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카페에까지 다테의 마수(!)가 뻗어 있는 겁니다. 물론 그것만이 아닌 것은 마지막 날의 기록을 보시면 압니다.






숙소에 도착한 박스들.


호텔로 물건을 받으면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예약자는 B님. 저는 동행인입니다. 자란 예약 당시 제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고, 아마존에서 들어갈 택배는 제 이름으로 도착했습니다. B님이 호텔에 '택배를 받아 줄 수 있는가?'라는 메일을 보내면서 제 이름도 함께 적었다고 하던데, 이 택배들은 따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으음. 자주 발생하는 일이니까요. 이번이 두 번째던가요. 도쿄 여행 갔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 때는 셀러가 아마존이 아니라 아마존에 입점한 다른 업체여서 택배가 '아마존 택배'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더군요. 보통 예약자 이름의 택배가 도착하면 확인해서 숙소에 미리 올려주는데 이 때는 없어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보관소에서 나왔지요.(먼산)


위의 큰 상자는 아버지의 주문품입니다. 태공이 누워 있는 것이 제 몫인데, B님이 들어보고 마구 웃으시더군요. 제가 프라이팬을 주문했다고 하여 그런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답니다.






태공은 솜이니 프라이팬에 구워봤자 못 먹습니다. 19cm 프라이팬으로 뚜껑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즈닝. 이거 본가에서 해가는 것이 편할 것인데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의 숙소 사진은 미처 못 찍었습니다. 그게, 사진 찍기도 애매한 매우 작은 방이었습니다. 보통의 싱글룸에다 엑스트라베드를 넣은 방이었거든요.(먼산) 그래서 축제기간임에도 상당히 숙소는 저렴한 편이었지만 다음에 간다면 아마도 역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조식불포함이고, 아침보다는 밖에 나가서 먹을 점심과 저녁을 더 챙겨서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편의점에서 그 다음날의 아침을 미리 챙겨왔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기웃거리다가 집어온 것이 카페오레와 코페빵. 코페빵은 소설 제목으로도 본적이 있어 매우 궁금했는데 B님이 보고 바로 알려주시더군요. 버터잼빵이라고. 음. 그렇군요.





코페빵도 잼에 따라 종류가 조금 달랐는데 제가 고른 건 딸기잼입니다. 아래쪽에 버터...는 아니고 버터 유사품을 바른 걸로 보이지만, 거기에 잼도 듬뿍 들었으니 맛은 좋았습니다. 다음에 좋은 버터와 잼 조합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식빵보다는 모닝빵이 더 잘 어울리겠네요.



둘째날 아침은 느지막히 준비합니다. 이날의 메인인 아오바야마(아오바산, 靑葉山)은 관광버스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으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버스는 오전 9시부터 운행입니다. 그러니 계속 태풍의 상황을 확인하며 설렁설렁 준비해 나갑니다.

날씨 때문에 각오하고 선글라스와 양산 겸 우산을 들고 갔는데 선글라스는 내내 가방에서 못나오고 우산은 손에서 떠나질 못했습니다.




비는 3일 내내 오다말다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14호 태풍과 칠석축제의 합작입니다. 그래도 이 아침은 비가 안내렸군요. 길을 가다가 교토와 판이하게 다른 커버식물을 보고 찍어보았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향나무 계통 같은데.





색도 그렇고 잎사귀 모양도 그렇고요.






히노키(편백나무)가 아닐까 하시던데 히노키과 맞답니다. 주니페르스 블루 스타. 그라운드 커버로 사용된다는 원예품종이라는데 한국에서는 쓰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보다는 키가 큰데, 다듬는 걸 다른 방식으로 했다기 보다는 종이 조금 차이난다고 봐야겠지요. 하여간 식생마저도 다릅니다.






가는 길에 잠시 스타벅스에 들립니다. 스벅의 신상품도 체크하지만 역시. 스타벅스의 지역 머그는 바뀌기 전이 훨씬 좋았습니다. 북극곰이 그려진 홋카이도 머그도 그렇고, 다테님이 그려진 센다이 머그도 그렇고. 그 때가 훨씬 쓰기 좋고 예뻤습니다. 지금은 인상이 매우 흐리고요.


왼쪽은 키슈, 오른쪽은 말차코코아크런치타르트입니다.






제가 시킨 쪽은 오른쪽. 이거, 이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래는 진한 초콜릿타르트, 그 위에 뻑뻑한 말차 시트, 그 위에 말차 무스가 올라가고 말차가루를 뿌린 뒤 초코크런치를 올린 겁니다. .. 이름에 코코아가 아니라 카카오가 들어갔던가. 하여간 진한 초콜릿맛도 그렇고, 아래의 타르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진하고 묵직한 말차 타르트입니다. 커피와 잘 어울리더군요.





스타벅스 커피맛은 무난 무난.







센다이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상당히 많고, 이건 파르코 1층에 있는 매장이었을 겁니다. 센다이 역 개찰구를 나오면 2층이고, 거기서 지상보도를 통해 여기저기로 이동 가능합니다. 파르코도 보도가 이어졌고요. 전날 방문한 로프트도 보도를 통해 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보도로 가면 지상으로 다닐 때와는 달리 횡단보도를 신경쓸 필요가 없지요.



스타벅스에서 잠시 트위터(...)를 하며 놀다가 설렁설렁 버스 타러 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여행 수첩을 뒤지다가, 첫날 저녁의 음식점 이름을 안 적어 두었다는 걸 깨닫고 구글과 타베로그를 한참 뒤져 찾아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규슈 쪽 토종닭(地鷄, 지도리) 전문점이었다고 기억했는데 본 농장이 미야자키에 있는 모양입니다.

가게 이름은 宮崎県日南市 塚田農場. 타베로그에서 찾으니 센다이에는 매장이 둘 있는데, 제가 간 곳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립니다. 仙台名掛丁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건 상점 아케이드를 걷다가 큰 길의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보고 2층으로 올라간 기억이 있어 그렇습니다.'ㅂ'

쓰카다농장은 후쿠오카와 미야자키, 홋카이도에 각각 있는 모양입니다.(홈페이지 링크) 그러니까 밥집말고 농장 말입니다. 농장 홈페이지를 보면 한정 메뉴와 인기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감탄했습니다. 이자카야에 가깝지만 밥메뉴도 좋습니다. 원래 저녁을 안 먹지만 메뉴판을 받아드니 술을 안 시킬 수 없고, 메뉴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먹고 죽자는 마음가짐으로 메뉴를 주문합니다.




술은 츄하이였는데, 섞은 것이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유자는 아니었고, 아마 여름귤이나 그 비슷한 종류였을 겁니다. 레몬보다 더 시큼시큼하던데, 아니나 달라. 위를 좀 훑더군요.


왼쪽의 스테인리스그릇은 차갑게 담근 채소입니다. 원하는 걸로 두 종 주던데 찍어 먹는 장이 관건이었습니다. 고기된장(니쿠미소)이 있는 걸 알았으면 무로 주문할 걸 그랬다고 일행이 후회하더군요.





접시에 살짝 덜어 놓은 그겁니다. 태공 발치에 놓인 팔각뚜껑의 단지에 저 된장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볶은 고추창과 비슷한데 고추장이 아니라 된장이니 더 맛있습니다. 그리 짜지 않고, 쌈장과 비슷하지만 고기가 들었으니 더 맛있지요. 따로 구하실 필요 없이 센다이 공항에서 팝니다. 공항에서 미소와 니쿠미소 둘다 구할 수 있습니다. 단, 출국장 안쪽 말고 밖에서 미리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한 번 더 다루지요.


오이도 맛있고 파프리카도 맛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저 고기된장이고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 아니, 저거 사다 놓으면 채소 굉장히 열심히 먹을 것 같지만 아껴먹다가 고이 폐기할 것이란 걸 제가 가장 잘 압니다. 하하하하.






첫 주문의 멘치가스입니다. 닭고기가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 고기는 맛있습니다. 하단에 보이는 것은 소스고요.






반으로 갈라, 개인 점시에 놓고 소스를 뿌립니다. 크흑. 고기된장 발라도 맛있어요!






이건 뭐였더라. 홈페이지의 메뉴를 확인하니 地鶏炭火たれ焼. 그러니까 토종닭 숯불양념구이쯤. 맛없을 수 없는 메뉴에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쓰읍.

다만 가격을 보고도 대강 짐작했지만 대체적으로 양이 적습니다. 그야말로 술안주고요. 술을 안 마셔도 즐길 수 있지만 양이 적으니 양 채우려면 한 두 접시로는 안됩니다.


그러니 추가 주문 들어갑니다.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이건 꼭 시켜야 한다 생각했던 오야코동. 닭고기도 쫀득하니 맛있지만 저 노른자가 맛을 휘어잡습니다. 색도 진하지만 맛도 매우 진하여 전체를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대단하더군요.

마지막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주문한 것이 만두입니다. スープ溢れる丸餃子. 국물이 들어 있다길래 기대했는데 옆의 간장을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간간합니다. 이것도 맛없을리 없는 메뉴. 술안주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매우 맛있습니다.




평소 저녁을 안 먹으니 위장이 슬슬 무겁습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디저트를 먹어야지요. 농장 달걀을 썼다는 푸딩을 시킵니다. 1인 1푸딩으로 주문했는데, 꼭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하나를 둘이 나눠먹으면 분명 하나 더 주문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냥 푸딩이 아니라 위는 또 크렘브륄레처럼 설탕과 토치질을 했습니다. 저 단단한 설탕 코팅을 숟가락으로 깨서 아래의 푸딩과 섞어 먹으면 됩니다.

...

이 푸딩을 먹고 돌아올 때까지 푸딩에는 손도 안댔습니다. 이 푸딩맛을 본 이상, 다른 푸딩으로 입을 버리면 안됩니다. 달걀 노른자를 듬뿍 넣었는지 아주 진한 크림맛에 질감도 뻑뻑한 쪽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오독오독 씹히는 설탕과자는 씹는 맛을 추가하지요.





여행지에서는 위장 보호를 위해 숟가락을 도중에 멈추는 일도 많은데, 이 푸딩은 위장 빈 곳이 없어 하나를 더 먹지 못함을 슬퍼하며 멈췄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켜보았는데, 그 어떤 걸 주문해도 만족도가 보통 이상입니다. 게다가 예상보다 총액도 많지 않았습니다. 세부 가격은 홈페이지의 메뉴판을 확인하시면 됩니다.(링크)



센다이 외에도 여러 곳에 매장이 있으니 다른 곳 여행할 때도 시간 되면 방문하고 싶네요. 일단은 G 옆구리부터 찔러볼까요.



센다이 공항은 센다이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1시간까지는 아니고 대략 40분 남짓 걸립니다. 그렇게 보면 하네다공항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도쿄가 워낙 크다보니 모노레일 타고도 다시 이동해야하고, 그렇다보니 심리적 거리는 이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물론 가깝다고 해도 후쿠오카 공항처럼 전철 세 정거장 수준은 아닙니다. 공항까지 가는 열차는 단 하나이니, 이 열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



그 이후에 B님이 찾아본 정보를 보면 열차 외에 공항에 접근할 방법은 자가용 외엔 없습니다. 버스가 없다더군요. 귀국날의 기상상황에 따라 열차가 멈출 수 있어서 일찌감치 센다이 시내를 벗어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택시로 이동하면 상당한 비용이 들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출국장 나오는데도 시간이 얼마 안 걸렸습니다. 후쿠오카보다도 당연히 작고요. 나중에 보니 국제선은 타이페이와 서울 정도가 아닌가 싶더군요. 대부분 국내선입니다. 여행 기간 동안 결항된 항공기도 거의 국내선이었고요. 아참, 삿포로까지 가는 항공기도 있더랍니다.

출국장을 나와서 세관을 통과할 때 여행 목적을 물었는데, 목적지가 어디냐 하여 B님이 센다이의 산 이름을 댑니다. 왜 그런 데를..?이란 반응이더니 다테 마사무네 이름이 나오니 바로 웃으며 대꾸하는데 그 반응, 어디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코믹콘이나 코미케나 그런 방문 목적을 댔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군요. 하기야 다테 마사무네를 좋아하는 팬들이 좀 많나요. 전국바사라의 다른 버전인 학원 바사라가 곧 방영 예정이라는데, 시작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센다이를 방문하겠지요. 진짜 그럴 겁니다.


예상보다 세관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행 일정을 묻고 여행 목적을 물은 뒤, 거기에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확인하더군요. 금붙이 들고 온 것이 없냐고 묻기도 하고. 그래도 무사히 잘 통과를 했습니다.






하여간 센다이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스이카를 충전해서 탑니다. 둘째날은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을 사용했고, 따라서 스이카는 센다이 공항 왕복과 역에서의 코인로커 사용에만 썼습니다. 공항에서 센다이 역까지는 편도로 700엔이 조금 안됩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올 때 느끼는 그런 외곽도시로의 철도 분위기를 풀풀 풍기더니 센다이역은 꽤 번화합니다. 그리고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B님이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하시던데 정말 이런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왼쪽 상단. 모를 수 없지요. 투구에 달린 초승달. 패션리더이자 식문화개발자로 아랫사람들을 미친듯이 갈아넣었다는 그 분. 다테 마사무네는 센다이 역에서 친히 여행객들을 맞이하십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에서 비롯된 다테가의 여러 문양들은 여행 내내 쫓아다닙니다. 눈이 가는 곳마다 다테가의 문장인 구요가 보이고, 다테가 남긴 옷에서 유래했다는 그 땡땡이 무늬-오해의 소지 있음-가 보이더랍니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이틀째의 등산기행에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니 그 이야기는 일단 접지요.



문제는 날씨였습니다.

태풍 13호와 함께한 여행이다보니 이날도 내내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군요. 이 때 태풍은 도쿄로 접근중이었습니다. 그 영향인가 했지만 사실 그것만도 아닌게, 센다이의 칠석축제 마지막 날이 수요일, 여행 둘째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칠석축제-仙台七夕(せんだいたなばた)-는 반드시 비가 온다더군요. 그럴만 합니다. 칠석의 유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요. 그러니 이번 여행에서 비가 따라다닌 것은 칠석축제와 태풍의 연합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우겨봅니다.


그래서 왜 날씨가 문제였냐면, 비오는데 트렁크를 끌고 숙소까지 걸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숙소는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였고 역에서는 걸어서 8분 넘게 걸립니다. 초행길이면 더 걸리지요. 트렁크는 일단 호텔에 두고 나오는데, 또 호텔에 미리 부쳐 둔 아마존 주문품의 일부가 보이지 않아서 프론트에 문의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하하하. 사소한 이야기니 이건 넘어갈 수 있지만 다음 여행 때는 이 숙소가 아니라 센다이 역 근처로 잡을 생각입니다.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 쪽은 번화가랑은 떨어져 있습니다.



점심먹은지도 시간이 꽤 지났으니 이번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요. 저녁 먹을 곳을 찾아 센다이역 근처의 상점가, 아케이드를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 거기가 칠석축제의 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내 이런 칠석 장식물을 봅니다. 검색해보니 이걸 飾り, 카자리라고 부른답니다. 길을 걸어가며 보다 알았는데, 카자리는 점포당 최소 하나 만드는 모양입니다. 매장이 큰 곳이라면 이 다섯 개 세트를 만드는 것 같고요. 색도 다양하고 디자인은 점포끼리 맞추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아래의 술 부분은 화지(和紙: わし, 일본 전통종이)를 이어 만듭니다. 아래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대강 규모가 상상되시려나요. 저 천장이 2층보다 높은, 대략 3층 높이고 사람 키보다 높은 정도에 닿도록 만드니 크기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게 이어진 상점가들에 모두 다 붙어 있습니다. 아니, 상점가뿐만 아니라 어디든 다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위키백과를 참조하라 하고 싶지만 이거, 한국어 페이지가 없습니다.(링크) 크흑. 여튼 7종류의 카자리가 있고 각각이 상징하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 공 같은 것은 털실이 아니라, 카네이션 등의 종이 조화를 만들 때 쓰는 얇은 종이입니다. 그 종이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었는데 말이죠.







이런 건 단조로운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이쪽은 또 맨 윗부분-머리에 무늬를 넣었네요.





저렇게 줄에 매달아 올리고, 그 다음날은 더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쪽은 머리부분에 모자이크를 넣었고.





여긴 돈키호테 앞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쪽은 다 돈키호테에서 만든 모양입니다. 아래 술에도 돈키호테라고 박았네요.






이쪽은 JAL.





게임센터 쪽에서 만든 걸까요. 이것도 모양이 매우 독특합니다. 게다가 다섯 개 세트지요.







포켓몬스터 일당들.






이쪽은 굉장히 화사합니다. 다들 핸드폰 들고 여기저기 찍느라 정신 없습니다. 아니, 찍지 못한 것이 훨씬 많았고요.





"이거 아이마스인가요?"

"아닐걸요. 눈을 보니 러브라이브계인 것 같은데, 그것도 파생작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 제보 받습니다.






이건 그 다음날, 다른 상점가의 카자리입니다. 이쪽은 아케이드에 지붕을 씌운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열려 있습니다. 대나무 모양 구조물을 놓고 걸었는데, 거기에 비닐을 씌웠더군요. 비에 젖으면 바로 망가지는 가자리라 그럴 겁니다.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이었나. 루푸루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았습니다. 여기를 보니 옛 카자리를 수집해 걸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의 모양이 아닌가 싶은게, 아래의 술이 매우 낡았고 종이도 새것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달력 종이 같은 것을 대강 걸어 놓은 모양새라서요. 아마 올해의 카자리 중 몇도 여기 수집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카자리는 축제 마지막날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하하하. 안쪽 틀은 아마도 플라스틱. 거기에 종이니까 분리수거는 쉬울 겁니다.


하여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축제기간을 맞춰가는 것도 좋겠지만, 여름의 더위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태풍이 관건이로군요. 비오는 동안은 구경하기도 어려우니 그렇고요. 끄응. 축제는 좋지만 다음에 간다면 여름은 피하고 싶습니다.



여행의 발단은 B님이었습니다.



지도를 보면 센다이는 도쿄와 매우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후쿠시마와도 매우 가깝습니다. 동일본대지진 또는 도호쿠대지진이라 불리는 그 지진 재해 당시 센다이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행 동안에도 나온 이야기지만, 센다이공항에 있던 자위대 전투기 세 대도 지진해일에 쓸려 나갔으니까요. 그 정도 파도가 몰려왔으니 센다이 공항도 통째로 잠기고, 지진 때문에 여기저기 피해도 많이 입었습니다.


B님은 역덕이자 밀덕이며 가장 좋아하는 전국시대 무장이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흔히 독안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초승달 문양을 단 투구로도 유명합니다.




이 사진은 실제 다테 마사무네와 관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모델로 한 모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넨도로이드로 만든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Let's Party!"의 그 분입니다.



하여간 레키죠(歷女)로서 센다이 여행도 다녀오셨더랬는데 그러고 나서 지진이 크게 나며 마사무네를 모신 사당이 무너졌지요. 공항도 폐쇄되었고, 후쿠시마 원전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센다이 여행은 꿈꿀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몇 년이었지요. 그리고 올 봄쯤 한탄 하시며 센다이와 즌다모치를 외치셨습니다. 그리고 역덕도 아니고 전국시대는 기본 역사 지식과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은 것이 전부였던 저는 혹했습니다. 아니, 가이드가 따라가는 역사여행이잖아요!


"같이 갈까요?"

"헐, 가요?"

"가죠."


그리하여 센다이 여행 파티 결성.-ㅁ-/



한국에서 센다이에 가는 직항은 크게 둘입니다. ANA와 아시아나. 그리고 이 자리에서 밝히자면, 항공기 예약 후 아시아나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 자식들.-_-+ 그리하여 아시아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이를 갈고 예약을 유지했습니다.



도호쿠의 중심지라고는 해도 센다이가 그리 클 것이라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규슈의 후쿠오카보다는 작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그렇다보니 쇼핑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가보고서 알았지만 지갑 털리기 매우 훌륭한 도시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가세요.

하여간 그 때문에 센다이에 대한 사전 조사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일행이 있고 핸드폰 로밍을 해가니 그냥 닥치면 된다는 심정으로 갔지요. 무엇보다 후쿠오카를 생각하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숙소 반경 안에 웬만한 것이 다 있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지만 하여간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다 모여 있으니 쇼핑 걱정은 덜 해도 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다 뒤로 미루고.

그리하여 여행 코스는 B님이 짜고 저는 쫓아가기만 합니다. 흠흠흠. 이전에 다녀온 다테 기행을 거의 그대로 밟는 순이었지요.



아시아나 항공기는 오후 3시 인천공항 출발, 오후 6시 10분 센다이 공항 출발입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항공기 가격이 제일 저렴하니 화요일 출발, 목요일 귀국하는 편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니 화요일 오후 3시에 가서 목요일 오후 6시 10분에 돌아오는 겁니다. 그러나 앞서 올렸던 여행기 대로, 이번 여행은 태풍이 동행했습니다. 여행 출발하기 전부터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던 13호 태풍은 7일에 도쿄 근처까지 와서는 미적미적 열도를 따라 올라와 9일에는 센다이 앞바다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태풍의 영향으로 3일간 비가 내내 쫓아 다녔습니다. 뭐, 한국에서 출발할 때까지는 괜찮았다니까요.



오후 3시 항공기니 이번에는 리무진이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서울역까지 이동해서 공항철도 탑승. 그러나 검단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를 탄 덕에 잠시 혼선이 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문제 없이 갔으니까요. 트렁크도 다 부치고 출발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음. 게다가 점심 즈음 출국장에 들어가니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평소에는 새벽같이 출발한 터라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날은 없더군요.

점심을 안에서 먹을까 밖에서 먹을까 하다가 안에 들어갑니다. 출국장 통과해서 4층 올라가 밥부터 시킵니다.





참 희한합니다. 외식 나오면 왜 돈가스가 먹고 싶은거죠.-ㅠ- 우동과 돈가스가 함께 나오면서 1만원. 인천공항인데다 가격 생각하면 매우 훌륭합니다. 양도 제게는 적당했고요. 그리고 이 때부터 온갖 잡다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이 텐션은 여행 마지막날까지 내내 이어지고요.


식사하면서 오갔던 것은 영주권과 시민권, 그리고 동반자법과 동성결혼 허용 문제. 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언급되었습니다. 그 문제는 저도 생각 못했는데 의외의 헛점을 찔린 셈이라서요. 혈연관계까 아닌 남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동반자로 본다는 것, 그리고 법적 배우자가 된다는 것에는 맹점이 따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재의 법을 뜯어 고치기 전에, 그리고 한국이라는 특수 상황-_-을 생각하면 동반자법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간 여행...'ㅂ'a






공항의 풍경.

휴가철을 맞아 면세품 인도장이 매우 붐빈다는 이야기에 사전 쇼핑은 얌전히 포기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것저것 따져보니 환율이 올라 그런가 면세품 가격이 인터넷 쇼핑가보다 싸지 않더군요.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쪽이라 그냥 필요할 때 하나 둘 구입하기로 합니다. 정 안되면 겨울에 짧게 다녀와도 되니까요. 물론 이건 그 때까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태공도 함께.






게이트에 자리를 잡으니 이런 기둥들이 보입니다. 기둥 중에는 전원 모양의 그림이 달리기도 해서 USB를 비롯해 콘센트가 있다는 걸 알립니다. 이건 단순한 광고기둥이지만 그냥 단순하진 않고, 신화 20주년 기념 광고입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또 갑자기 아이돌들의 육성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신화와 HOT의 관계나 SES, 보아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아시아나라서 조금 걱정은 했는데, 연결편의 문제로 딱 30분 지연되었습니다. 탑승 시각이 지연되어 늦겠다 생각했더니만 항공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왼쪽에 셋, 오른쪽에 셋. 3-3이니 매우 작지요. 그런 작은 항공기는 오랜만에 타봅니다. 게다가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들도 다국적이더군요. 베트남 축구단으로 보이는데, 그 가족들도 함께 방문하는 모양입니다. 아기들도 여럿 있었지요.






좌석은 비상구 앞쪽으로 받았습니다. 다리를 펼 수 있는데다 3이 아니라 2좌석. 화장실도 바로 앞이라 편하군요.






자아. 이전부터 말 많았던 기내식입니다. 기내식을 이렇게 둘로 나눠 내오는데, 위쪽의 종이상자는 차갑게, 아래쪽은 뜨겁게 데워 나옵니다.





생수와 키위젤리와 빵. 그리고 버터와 설탕과 프림 등등이 있습니다. 데운 것은 닭고기와 채소와 밥이고요.




총 항공시간은 2시간 남짓입니다. 탑승은 3시 갓 넘겨서 완료되었지만 활주로가 매우 붐벼서 순번 기다리는데 대략 30분이 걸렸습니다. 그러고도 활주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니 센다이 공항에는 50분 정도 지연 도착합니다. 센다이까지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코스를 밟아서 오히려 도쿄보다 짧게 걸린 듯합니다. 돌아올 때도 크게 차이 안나더군요. 도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짧은 정도의 비행시간입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는 부슬부슬 비가 오가는, 정확히는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습니다. 아마도 태풍의 영향이겠지요.



(다음편에 계속.)



간만에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나간 이야기.


센다이에 잠시 다테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다테 마사무네 관련 기행이었고 먹을 것은 덤이었으나,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다음 센다이 여행을 짜고 있습니다. 의외로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고 긴 비행시간만 아니면 후쿠오카보다 좋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고, 항공기가 아시아나였음에도 여행 평점을 높게 주는 건 역시 먹을 것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미련도 남아 있어 다음 여행은 센다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JR 패스를 끊어서, 도쿄에서 출발해 센다이에서 1박하고 홋카이도에서 아웃하는 것도 고려중이고요. 이 조건은 M님께 의뢰하는 것이 좋겠군요. 아마 잘 뽑아 주실...(읍읍읍)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이)다테 마사무네

다테 마사무네의 다테 마사무네에 의한, 다테 마사무네를 위한 동네

정말로 다테를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갈 때는 다테 가의 역사를 더 공부하고 근대사까지 뽑아 본 다음에 구경하고 싶더군요. 이번에는 가이드님이 계셔서 맨몸으로 갔지만, 한 번 가보았으니 다음에는 D90도 챙겨다가 천천히 구경하고 싶습니다.


2.작다

센다이는 매우 작습니다. 하카다보다도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서 놀기에 2박 3일이면 충분하고, 재 방문할 때도 그 정도면 됩니다. 그 안에 5끼를 채울 수 있다면야. 하여간 쇼핑가가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어서 돌아다니기도 좋습니다. 작기 때문에 물품도 잘 팔리는 것을 모아 놓아 오히려 쇼핑하기 좋더군요.


3.맛있다

중요. 가장 중요. 별표 다섯 개로도 부족합니다. 물론 홋카이도도 맛있지만 센다이는 고기와 맥주가 맛있습니다. 매우, 아주, 정말로. 이와테현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은하고원맥주도 있더군요. 그것도 생맥주로 있어 덥석 마셨습니다. 그 외에 규탄집에서 마셨던 지역맥주 다테 마사무네(...)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고기도 맛있고 디저트도 맛있으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규탄과 맥주 때문에라도 재방문 의사가 매우 높습니다.

다음 여행을 센다이로 잡는 것은 그 때문이고요.




자. 다음 글부터 차근차근 여행을 짚어 갑니다. 이번 여행은 태풍보다 강한 여행운을 느꼈던 고로 13호 태풍의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야후에서 내내 체크하던 13호 태풍의 경로. 여행은 8월 7일 출발, 9일 귀환의 일정이었습니다.(먼산)



이전에 고래사 魚우동을 먹어보고는 다른 두 종-어짬뽕과 어볶이도 도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게으름과 기타 등등의 조합은 구입을 매번 미루게 만들었고, 엉뚱하게도 한여름에 구입해왔습니다. 칼칼한 뭔가가 먹고 싶은데 라면은 싫었던 그런 날이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끓일 실력도 안되고, 그러기엔 날이 너무 더웠습니다. 그리하여 사들고온 어짬뽕 옆에 곁들인 것은 닭냉채.






이쪽은 어볶이입니다. 어볶이는 구입했더니 사은품이라며 떡이 딸려 오더라고요. 덕분에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조리하는 방법은 봉지 뒷면을 그대로 따르면 되고요. 떡볶이에는 코젤 다크를 곁들입니다.



조리할 때 짬뽕은 물을 너무 많이 잡아 맹한 맛이 된 이유도 있지만 떡볶이 쪽이 훨씬 제 입에 맞았습니다. 짬뽕은 너무 매웠고요. 어볶이도 매웠지만 그래도 단맛이 돌아 어느 정도 상쇄가 됩니다. 다음에 조리할 때는 저기에 젓가락떡을 넣어 먹을 생각입니다. 달걀 넣어도 맛있겠지요. 쓰읍.


앞서 올린 초마의 짬뽕도 그렇고, 레토르트는 조금 허전한 느낌이 있네요. 하지만 배달 받을 때 불쾌한 경험이 몇 번 있었던 데다 맛도 들쭉날쭉하니 음..OTL 맛있는 중국집 찾는 것도 쉽지는 않군요. 배달보다는 매장가서 먹는 것이 더 낫고, 배달 음식점의 들쑥날쑥한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레토르트 패키지가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고민은 더 해보자고요. 아마도 게으른 제 성격상 그냥 레토르트 쟁여두었다가 먹는 걸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ㅠ=

모모산도는 아마 桃サンド일 겁니다. 그러니까 peach sandwitch, 복숭아샌드위치라는 거죠. 지난 주말에 공방 다녀오면서 G에게 리퀘스트 없냐 물었더니 G가 카페 키이로의 저 모모산도가 궁금하다 답했습니다. 릴리 때문에 밖에 나가지를 못하지만 땡볕은 저도 질색인지라 안 사올 생각이었는데, 빵나무가 여름 휴가중이었습니다. 홍대에서 밤빵 사올 생각이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키이로에 들러 포장해왔습니다.





뽀로로 상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저 상 은근히 튼튼합니다. 집에서 쓰기 나쁘지 않더군요. 포장해서 G네 집에 두고 갈 생각이었는데, 주문하면서 얼결에 빅토리아 케이크도 주문하는 바람에 그냥 먹고 가자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키이로에서 G네 집까지 걷는 길이 매우 뜨겁고 험난했어요. 쉬어가지 않으면 집까지 못가겠더군요.


모모산도는 모양만 보고 진짜 샌드위치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받아든 G가 저 빵이 식빵이 아니라 스폰지시트라고 하더군요. 핫. 속았습니다.

모모산도를 두 개 사올까 했는데 두 조각이 한 세트라고 하여, 하나만 주문하고 거기에 빅토리아 케이크를 곁들였습니다. G가 이전에 키이로 신작 디저트로 빅토리아 케이크가 나왔다고 알려줬지만 갈 일이 없으니 먹을 일도 없었지요. 이번에 간 김에 눈에 들어왔으니 덥석 집었습니다. 같이 포장된 생크림도 이쪽에 곁들여 먹는 겁니다.



맛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카페키이로는 크림이 참 맛있습니다. 모모산도의 크림도 맛있고 포크로 퍽 찍어 야금야금 베어먹는 맛이 좋습니다. 빅토리아 케이크는 가운데 잼이 들어 있어도 퍽퍽하지만 크림 발라먹는 재미도 있고, 우유랑 먹으면 더 잘 어울리겠더군요. 물론 이 때는 그냥 먹기도 바빴습니다. 점심도 안 먹고 먹는 것이라 급하기도 했지요.


여름은 복숭아 철이라, 복숭아가 끝나기 전까지는 계속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디저트가 나올지 궁금하네요.'ㅠ'


지름단위 알라딘은 전자책 3만 이상, 국내도서 5만 이상을 가리킵니다. 1 알라딘은 사은품 1개를 받을 수 있지요. 그리고 저 아래 있는 것이 그 사은품의 증거입니다. 하기야 국내도서 8만원 주문하면 사은품 2개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종류의 사은품 받는 것도 가능하지요. .. 그러고 보니 이 때 하나는 시계였고, 다른 하나는 뭐였더라? 아마도 모비딕 무드등일 겁니다. 이건 그대로 G에게 갔고요. 아마 저 시계도 G에게 갔을 겁니다. 도라에몽 욕실시계.






그리고 하얀 늑대들 모음 전. 아래쪽은 이번 신판. 비닐도 안 벗기고 고대로 모셔두었습니다. 태공이 누워 있는 것은 초판, 그리고 태공 옆에는 외전과 개인지 버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정주행한 것은 초판과 외전 뿐이군요. 나머지는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슈공녀』는 1-2권이 따로, 그리고 3-4권은 상자에 담겨 왔습니다. 그리고 『에미야 가의 오늘의 집밥』 2권과 『신부이야기』 9-10권이 도착했습니다. 아, 토끼 카페랑 『꽃보다도 꽃처럼』도 도착했군요. 『신부이야기』는 10권 나온 것을 알고 이전에 어디까지 구입했나 G에게 확인 후 9권도 함께 주문했는데, 9권 역시 초판한정 러프스케치북이 따라왔습니다. 어억.....; 책이 얼마나 안 팔린거야.;






엊그제 도착한 보노보노 가방. G에게 사은품 받을 수 있는데 뭘 주문할까 물었더니 이걸 부탁하더군요. 원래는 릴리에게 준다고 하더니 실물 크기를 보고는 본인이 쓸 생각인가봅니다. 의외로 감이 두툽하고 튼튼합니다. 안쪽에 카드 등을 담을 수 있는 보조주머니도 달려 있고요. 고이 G의 몫으로 돌아갔으니 안녕~. 그야, 저는 원래 쓰던 가방만 써서 가방은 더 필요 없으니까요.'ㅂ'a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