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노블에서 출간된 걸 보고 일단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1권 앞부분을 읽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답답한 이야기를 싫어하신다면 아마 이 책 읽는 것이 고역일 수 있습니다. 전체 이야기가 풀리는 것은 2권 중반 이후, 전체 이야기가 약 70%가량 진행되었을 때입니다.

아참, 현대 배경의 BL 소설입니다.


목연은 카페를 운영합니다. 소설에서는 H대 근처 Y동이라고 하지만 정황상 홍대, 그리고 연남동의 주택가일 겁니다. 재헌은 우연히 카페에 들렀다가 그 카페의 주인이 자신의 연인과 바람을 피웠던 상대임을 알아보고는 자주 방문하며, 급기야 목연이 카페 2층에서 운영하는 개인 화실에 다니게 됩니다. 그렇게 목연은 스토커(...)가 되지만 목연의 스토커 1호는 재헌이 아닙니다.

목연이 지금도 불면에 시달리는 것은 헤어진 연인 중혁 때문이며, 중혁은 지금도 가끔 목연의 카페 근처에 들러 멀리서 모습만 보고 갑니다. 그리하여 중혁은 목연의 스토커 1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스토커는 중혁의 아내인 해수입니다. 해수는 결혼 전, 중혁에게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결혼 후에도 남편이 옛 연인을 잊지 못해 배회하는 것을 알고 가끔 카페를 방문합니다. 목연은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해수의 정체를 모르고 그냥 불편한 손님 정도로 여깁니다.

스토커는 아니지만, 세인은 이전에 목연과 원나잇을 한 적 있는 재헌의 옛 애인입니다. 본인은 이번 사건 역시 예전에 그랬듯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재헌은 아닙니다. 여러 상황을 보아하건데 세인이 바람핀 현장을 목격한 것은 재헌에게 마지막 스위치를 누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간의 여러 사건들이 쌓였다가 폭발한 것이지요.



이 소설은 이 다섯 사람들이 풀어내는 각자의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목연은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선언을 받고, 그의 결혼식도 보러 다녀왔으며 그 뒤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가 설상가상으로 매우 소중한 사람을 잃습니다. 커밍아웃으로 인한 가족과의 절연까지 겹쳤던 터라 목연은 상실감을 어떻게든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일상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입니다. 소설은 목연의 일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가장 감정이입이 쉽게 되는 것도 목연입니다.

재헌은 감정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입니다. 목연이 끝난 연애의 상실감에 몸부림 친다면, 재헌은 끝난 연애의 잔재를 치우기 위해 노력하며 그 와중에 목연을 만나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습니다. 연인으로서 가장 이상적인 인물은 바로 재헌입니다.

중혁과 해수는 가장 불행한 사랑을 합니다. 이들 둘의 사랑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노코멘트. 그 역시 매우 중요한 흐름이니까요. 다만 중혁은 소설 전체에서 가장 패고 싶은 인물로 등극했습니다. 해수 또한 자신이 망가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나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이며, 특히 목연에게 보이는 여러 반응들은 매우 불쾌합니다. 하기야 소설 주인공인 목연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으니 그 반동인물인 해수를 옹호하기는 쉽지 않지요. 또한 해수의 선택 역시 이 모든 것을 알고 이뤄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해수가 가장 착각한 부분은 그겁니다. 남의 떡인 줄 모르고 눈여겨 보았다는 것, 그리고 남의 떡임을 알면서 먹었다는 것, 그것이 썩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소설 전개에서는 공감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해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쳐 홀로 서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곱게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나아간다는 점에서 중혁보다는 낫습니다. 같은 시기의 중혁은 여전히 주저 앉아 있으니까요.

세인의 과거가 어떤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인 역시 해수 못지 않습니다. 본인이 망가져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망가진 자신을 모두 다 받아주는 연인을 굳게 믿습니다. 그러나 그 연인이 점점 소모되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합니다. 소모된 연인이 결별을 고했을 때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 여기지요. 주변인도 세인과 재헌이 매우 이상적인 연인이라 보았으나 그걸 망친 것은 세인 자신입니다. 이 모든 것을 받아주었어야 했다, 알면서 만나지 않았냐는 소리는 이 관계에서는 헛소리입니다. 감정 이입이 어려운 인물 두 번째로 이 사람을 꼽습니다.



애초에 이 소설을 골랐을 때 알라딘 책 소개글을 보고 헤어진 연인 둘이 서로 만나 연애하는 이야기구나라고 짐작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게 전부는 또 아닙니다. 한쪽은 헤어졌지만 서로 각자가 연애 감정 정리를 못하고 끙끙대는 상황이며, 한쪽은 결별이 제대로 안된 상태입니다. 그렇다보니 좋지 않은 관계부터 시작하여 점차 관계를 쌓아 나갑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섯 사람의 관계도는 매우 복잡하지만 소설 결말에서는 간략합니다. 그러니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다만 답답한 이야기를 견디지 못한다면 아마 도중에 포기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진 것은 좋으나 그 때문에 읽는 내내 속이 답답했습니다. 크흑. 그래도 꾹 참고 버틴 결과 행복한 결말을 보았으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긴밤. 『각자의 사정 1-2』. 시크노블, 2018, 각 3200원.



그러고 보면 집이 아주 부자다라는 것을 표내지 않고 묘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 소설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재헌의 집안이나 세인의 집안, 목연의 집안 모두 일반적인 수준의 부잣집이 아닙니다. 특히 재헌네는 엄청나네요. 수영장 묘사만으로 두 손 들었습니다. 하하하.

먼저 링크부터. 굿스마일 홈페이지 링크를 달아봅니다. 넨도로이드 라인하르트(링크), 넨도로이드 양웬리(링크). 둘 다 노이에라 불리는 신애니메이션 버전입니다.




이게 기본 사진입니다. 저렇게 크고 무식하게 생긴 옥좌에 앉아 있는 모습. 다시 말해 다리 꼰 것이 디폴트인셈입니다.






짜리몽땅하니 뭔가 위엄이 안서는군요. 하지만 넨도로이드라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찍어 놓으니 또 코가 없어보여서 위엄이 안섬. 얼핏 보면 그림체가 데스노트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음?;






귀엽기로 말하면 이쪽. 그리고 조형도 양보다는 이쪽이 좋아보입니다. 문제는 윗자락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양웬리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짜리몽땅 건방진 애송이.







근데 파이는 왜 등장하는 거죠.







넨도로이드 양웬리의 위화감은 허벅지에서 나옵니다. 상의가 짧으니 하체의 다리 관절이 그대로 노출되어서 위화감이 발생합니다. 구조상 어쩔 수 없네요.






구 애니나 미츠하라의 만화에 비해 지나치게 이지적이고 잘생겨서 위화감을 낳는다는 소리가 많습니다. 우리 양은 말하는 것이 얄미워서 한 대 패주고 싶은 그런 인물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런 이지적인 이미지가 아니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어리숙해 보이는 얼굴이 더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책이야 책!







그리고 홍차는 필수품입니다. 라인하르트의 파이와도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신애니를 그리 좋아하진 않아서 아마 구입까지는 안 갈겁니다. 구입하기에는 자금사정이 지극히 좋지 않은 것도 있어서 말이지요.저는 얌전히 통장님과 대화를 나눈 뒤 마음을 물렀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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