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그제, 갑자기 정리신이 내려와서 그 간 안 쓰고 묵혔던 책들 감상을 홀랑 다 적었습니다. 읽고서 하루 이틀 내에 써야 잘 나오는데, 이번에는 묵혔다 쓰다보니 감상이 짤막하고 그냥 기록하는 수준에 머무르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어제 한 캔 꺼냈는데 오늘도 한 캔 꺼낼 것 같은 분위기. 이건 아마도 지난 주말이었을 거고요, 집 냉장고에 있던 하이네켄을 꺼내 리치몬드의 밤식빵을 안주삼아 점심을 대신했습니다. 맥주도 빵, 밤식빵도 빵이니 빵과 빵으로 이루어진 점심이었군요.



나이가 적진 않다보니 저도 어떠한 상황을 두고는 충고를 하고 싶은 일이 왕왕 발생합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 머무른지 2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만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충고는 흔히 훈수로 넘어가기 마련이고, 높은 확률로 지적이 되기 쉬우며, 받는 사람들도 그런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어제 글 올린 사람이야 자신의 환경에 비춰 이런 것 하지 마라, 이렇게 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충분히 오해할만한 발언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그 글 보고는 잠시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상태가 되었거든요. 말을 고르고 골라 저렇게 적었지만 헛웃음만 나오더랍니다.

그리고 저 분은 이전에 유사한 발언으로 한 번 탐라를 엎었더랬지요. 으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느 상황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요. 그리고 이번의 발언은...(먼산)


하여간 오늘 저녁에도 잊지말고 책 한권 감상 올려야지요. 그리고 오늘 지른 알라딘 책들도 빨리 감상을...;

카우니스테라는 브랜드가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패턴을 보니 어디서 본 것 같은 모양새로군요. 물론 마리메코를 비롯해 유사한 디자인 때문에 그리 느끼는 건지도 모릅니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꺼내보고 충동적으로 빌린 책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우니스테라고 하는 일본과 핀란드 합작 브랜드의 설립자가, 자신의 브랜드에 소속된 여러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여 모은 책입니다. 어떻게 보면 광고 같기도 하지만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소속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작업 방식을 보여주고, 그것이 어떻게 상업화 패턴으로 이어지는지를 꽤 자세히 소개합니다. 영향 받은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패턴을 만드는지,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구체적으로 나오니 이런 분야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 합니다.


책의 시작은 브랜드 설립자인 하라다 히로유키와 협업자인 밀라 코우쿠넨이 끌어 갑니다. 어떻게 브랜드를 설립했는지, 어떤 상품을 내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그 뒤에는 같이 작업한 여러 디자이너들이 등장합니다. 각자의 생활이나 작업 환경뿐만 아니라 북유럽의 풍광도 보여주니 좋군요. 거기에 패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각자 작업 방식이 다른 것도 재미있습니다. 물감과 붓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오려 붙이는 사람도 있고. 각각을 섞는 방식도 등장합니다. 어느 것이든 이건 핀란드 패턴이라고 떠올릴 만큼 특색있고요.



보다보면 지름신이 슬며시 등 뒤를 두드린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잘 안쓰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식탁 매트 같은 건 하나 들여 놓고 싶군요.


하라다 히로유키. 『카우니스테 디자인』, 정영희 옮김. 미디어샘, 2016,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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