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후쿠오카 공항 입국장까지의 여정입니다. 그 이후의 사진은 그리 많지 않네요.



패스트트랙으로 빨리 짐검사를 마치고, 출국수속 빨리 끝내고 나와서 한 일은 면세점 짐 찾기였습니다. 역시, 롯데면세점은 엄청나게 줄이 길었습니다. 그러니 다행이었지요. 저희는 신세계에서만 주문했거든요. 생각보다 빨리 일을 해결하고 나왔습니다만 슬슬 G가 지칩니다. 밖에 있을 때는 캐리어 위에 L을 앉혔는데 짐을 부쳤으니 써먹을 수 없지요. 10kg 넘는 꼬마를 내내 안고 있으니 지칠만도 하고. 그래서 면세품 인도장 근처에 있던 안내창구에 가서 물었습니다.


"유모차 빌릴 수 있나요?"


네. 가능하답니다.

대신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와 아닐 때의 이용범위가 다릅니다. 보통은 안내데스크에 유모차를 반납하러 와야 하는데, 휴대폰 번호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이용장부에 적어 놓으면 아예 게이트에 직원이 유모차를 찾으러 온답니다. 그냥 게이트 옆에 유모차를 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G의 연락처를 남기고는 유모차를 빌렸습니다. 출국장 바닥은 판판하고,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 매우 좋습니다. 그리하여 유모차에 면세품을 포함한 짐을 쑤셔 넣고 끌고 다닙니다.






G가 면세점에서 확인할 것이 있다고 돌아보는 사이에 제가 잠시 L을 보고 있고. 그래서 제 일은 툥역interpreter과 짐꾼porter뿐만 아니라 임시 유모babysitter로까지 확대됩니다. 뭐, 원래 그러려고 왔으니까요.


G가 찾던 물건은 인천공항 면세점 중에는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게이트로 향합니다. 이 때까지의 시간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700 출발

0800 인천공항 도착

0815 와이파이 모뎀 수령

0820 체크인 줄 확인

0910 카운터 이동

0925 패스트트랙 통과

0930 면세품 인도장

0950 탑승 게이트로 이동


항공기는 11시 출발이었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에 도착한 셈입니다.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면서 스타벅스에서 카페인 보급을 할까 망설이다가 게이트로 향했고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 내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뿐.






아침도 안 먹고 나왔다는 G를 위해 요거트와 주스를 구입하고, 저는 던킨의 라떼와 도넛 하나를 주문합니다. 기내식이 나온다는 걸 탑승 후에야 떠올렸지만 결론적으로 먹기를 잘했습니다.

저야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아침을 먹었고 던킨 도넛도 먹고 기내식도 먹었지만 그 다음 끼니는 오후 2시 경에야 먹었습니다. 먹는 걸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아기를 데리고 음식점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 걸렸습니다. 분명 L이 난동(...)을 부릴 것이니 그게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한 겁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도록 하지요.


하여간 저 네 품목이 모두 11800원. 으으으음. 차라리 스벅 라떼를 주문하는 것이 만족도는 높았을 거라고 투덜거렸지요.



제가 먼저 간식들을 해치우는 사이 G는 열심히 L에게 과일과 빵을 먹였습니다. L은 일어나자마자 간식을 먹고, 밥까지 챙겨먹었지만 그래도 배고플 테니까요.





문제는 항공편. 이날 미세먼지와 안개가 상당히 심해서 이륙 지연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L이 항공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불안한데 항공기 준비가 늦어져 탑승도 조금 늦어졌고 항공기에 탑승하고서도 30분을 대기했습니다.






유아와 어린이 손님들에게 주는 물건. 활동 패키지는 뽀로로지만 미로찾기나 틀린그림찾기 같은 것이라 사실상 5세 이상 사용가능입니다. 안에 색연필도 있더군요. L은 받고 나서 신나게 휘두르긴 했지만 곧 관심을 끊었습니다.


L을 만나기 전에는 보호자들이 핸드폰으로 영상 보여주는 것을 그리 좋지 않게 봤는데 직접 대해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옛날 옛적에는 아기 하나에 보호자 여럿이 붙어서 서로 돌아가며 아기를 봐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호자 1인이 담당해야하는 아기가 최소 하나입니다. 많게는 두 셋. 그렇다면 둘을 동시에 잠잠하게 만드는 것은 영상이 최고입니다. 다행히 항공기 영상에도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리 뽀로로를 보여준다면 익숙한 영상이라 잠시간은 얌전히 볼 겁니다. 어디까지나 잠시간. 곧 몸을 뒤틀면서 내려 달라고 요구하겠지만요.


평소 집에서라면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관심있는 물건들을 만지고 놀 것인데, 항공기 안에서는 안겨 있거나 좁은 좌석 안에서 놀아야 합니다. 활동적인 아이들에게는 감옥이지요. 그러니 부모는 어떻게든 달래려고 하지만 노력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뽀로로와 미리 준비해간 스티커북, 그리고 과자를 통해 약 70%의 시간은 달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5%는 실패. 나머지 5%는 뭐냐면...... 착륙 10분 전부터 기절해서 자더군요. 다시 말해 25%의 투정은 잠투정이었던 겁니다. 하하하.






좌석 위치가 좋아 하늘은 잘 찍었습니다. 후쿠오카는 이날 비 예보가 있었지만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그 다음날 아침까지 오더군요. 다행히 우산 쓸 일은 없었습니다.





뽀로로 패키지 후에 나온 이유식. 기내식을 나눠주기 전에 사전 신청 기내식이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L은 조금 맛보더니 바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니 따로 간식이나 먹을 것을 준비해가시길 추천합니다.






후쿠오카 가는 기내식은 연어샌드위치와 토마토 모차렐라 샐러드. G가 L을 붙들고 있는 사이 제 테이블에 기내식 두 개를 받아 놓고 저 먼저 챙겨 먹은 뒤 잽싸게 G의 몫도 준비합니다. 여행 보조자로서의 역할은 이렇게 쌓여만 갑니다.-ㅁ-




입국장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챙기고 옷 정리하고 하느라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지요. 무엇보다 이 날 한국은 영상 3도였지만 하카다는 영상 17도를 찍었습니다. 코트 등은 모두 손에 들고 내리고 G는 숙면중인 아기를 안고 있었고요.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은 매우 작아서 짐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코트와 면세품은 모두 캐리어에 밀어 넣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작은 캐리어 두 개와 큰 캐리어 하나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큰 캐리어 하나만 챙겨가길 잘했습니다. 옆에서 보조하려면 한 손은 비어 있어야 하니까요.


목적지가 텐진의 무인양품이었으니 일단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도 시간이 꽤 걸리니 감안하시고. 텐진까지도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1300 후쿠오카 착륙

1330 국내선 터미널행 셔틀 탑승

1400 텐진역 하차


이 정도 시간이 걸렸으니 이동 시간 짤 때 참고하시어요. 어디까지나 대강의 시간입니다.



착륙 전에 잠든 L은 텐진 도착하고서도 한참 뒤까지 내내 자고 있었습니다. 깬 것은 오후 3시쯤. 2시간 정도 잔 건가요.


텐진에서의 일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Tag // 29th, 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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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습니다, 정말로 재미있어요. 빌리기는 작년에 빌렸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장바구니에 책 담아 놓고 결제 시점만 눈치 보는 중입니다. 그도 그런 게 이달치 책 구입비는 『검을 든 꽃』 세트 구입에 홀랑 날아가서 말입니다. 아냐, 조만간 할 겁니다. 이번에 나온 스누피 수프머그에 살짝 홀려서 이리저리 맞춰 재 주문 들어갈 것 같군요.



책의 부제는 '북유럽 스타일로 장작을 패고 쌓고 말리는 법'입니다. 본제만 보면 최근 몇 년 간 한창 유행했던 노르딕이라든지 북유럽 생활 같은 걸 떠올리기 쉽지만 본격적인 나무 책입니다. 오해해서 집어 들었다가는 신나게 장작을 이용한 화력난방 지식을 쌓고 물러나게 될 겁니다.


임업과 관련해 난방을 위한 목재 생산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장 걸렸던 부분은 장작 소비가 목재생산을 추월하는 문제였습니다. 쉽게 말해, 불 피우는데 들어가는 장작이 한 해 생산되는 나무보다 더 많다면 언젠가는 자원이 다 떨어질 겁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하는데 땅 부족 문제와 생장 문제가 발목을 잡지요. 한데 이 책을 읽어보면 장작 난방이 의외로 꽤 효율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르웨이 여러 지역에서도 장작 난방을 많이 하고, 그렇다보니 장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해결 방법은 크게 1.좋은 장작 난로 및 보일러의 개발, 2.장작용 수종 연구, 3.완전연소를 위한 장작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겨울에서 봄 사이에 나무를 베고, 그걸 토막 내 장작으로 만들고 나서는 수분이 일정 퍼센트가 되도록 잘 말려야 합니다. 만약 베고 난 뒤에 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균류가 번식하면서 나무가 마르지 않을 수 있으며, 마르지 않은 나무들은 불완전 연소로 인한 난방 효율 문제, 그을음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나무는 바싹 잘 말려야 하는데, 펼쳐 놓고 말리는 건 공간이 많이 필요하니 보통은 사이에 바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쌓아 말린다는군요. 햇볕보다는 바람이 더 영향을 많이 준답니다. 그러니 적당히 바람이 통하도록 성기게 쌓아서 내내 말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는 처마 밑의 공간에 둔다든지 장작 창고에 빡빡하게 쌓는다든지 하여 겨울을 대비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소설인가에서 겨울을 대비해 잘 말린 좋은 장작을 쌓아 놓은 것을 보고 여주인공이 감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어디였을까요. 몽고메리 소설이었던 것 같긴 한데..?


하여간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장작으로 적절한 수종, 그리고 각각의 나무가 가지는 연료로서의 특질, 그리고 나무를 베고 관리하고 장작으로 자르고, 거기에 사용되는 전기톱을 포함한 여러 도구들의 이야기까지 다룹니다. 또한 장작을 어떻게 쌓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며, 장작 쌓기를 이용한 예술작품(...)까지도 언급합니다.

재미있습니다. 물론 취향에 맞는 사람의 이야기겠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르웨이는 나무를 열심히 심고 잘 관리하다보니 이런 난방용 나무도 모자라지 않게 생산하는 수준에 이르렀더군요. 추운 지방이라 나무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고만 할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나무의 자라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오히려 연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니까요. 무게당 열량을 다루는 것 보고도 감탄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제가 쓰는 소설에서의 에너지 방향을 임업활성화를 통한 목재 난방(....)으로 잡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효율적이고, 거기에 마법과 기타 등등의 설정을 덧붙이면 분명 재생가능한 수준으로 나올 겁니다. 흠흠흠.



라르스 뮈팅. 『노르웨이의 나무』,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2017, 15800원.


하드커버에, 책 디자인도 좋습니다. 하기야 열린책들이니까요. 출판사를 믿고 고른 책이었는데 정말로 마음에 듭니다.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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