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이런 때 저보다 더 적절한 제목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한 모금 마셨을 때 맛있고 다음에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제게는 좋은 맥주입니다.

대체적으로 맥주는 가벼운 것보다는 묵직한 것을 선호합니다. D로 시작하는 맥주들이라든지, 에딩거 같은 것이 취향이고 칭따오나 하이네켄은 썩 즐기지 않습니다. 그래도 딱 잘라서 이건 싫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가끔 입에 맞는 것들이 나오거든요.


G가 몇 주 전부터 '맥주를 샀는데 하나 갖다 줄게'라며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더니 매번 까먹다가 드디어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일주일간 냉장고에서 묵었다가 지난 주말에 땄습니다. 저녁 즈음에 맥주가 확 당기더군요. 그리하여 유리 머그와 맥주병을 꺼내 듭니다. 맥주병이 크지  않으니 혼자서 홀랑 마시기에 좋습니다.






은하고원 맥주. 일본어 독음이 영문으로 박혀 있습니다. 사슴인지 순록인지 알 수 없는 그림이 있는데, 진한 남색 바탕에 금색 글시라 더 우아합니다. 색 배합도 좋지만 이름하고도 매우 잘 어울리네요.






라벨은 짙은 파랑으로도 볼 수 있는 남색과 은색의 조합. 이건 실버 보틀이군요. 그럼 실버 말고 골드도 있다는 건가..? 있다면 그쪽도 마셔보고 싶습니다.






...헐. 냉장고에 넣었는데 너 상온보존이었어?

다음에는 상온으로 마셔보겠습니다.



맹한 맛이 감도는 다른 맥주들과는 달리, 이건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고원맥주라 그런가 허브계통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이고요. 뒷맛이 살짝 이탄향 비슷한 것이 감돕니다. 이전에 감상 쓸 때는 소독약향 비슷하다고 썼지만 그보다는 약하고요. 위스키류의 이탄향보다는 약하고, 포트넘앤메이슨의 랍상소총과 비슷하기도 한 그런 향입니다.'ㅠ' 근데 그렇게 역하지는 않습니다. 풍미를 돋우고 독특한 끝맛을 남길뿐. 그리하여 한 병을 순식간에 다 비웠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음에는 저 맥주 사러 가서 실버 말고 다른 것도 있는지 확인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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