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간략 감상-최근 한 달 간 구입한 전자책 감상기:170806-0907-은 적었지만 따로 이야기는 안 적었습니다. 어제 오늘 다시 붙들고 읽다보니 감상을 따로 적어도 좋겠다 싶어 끄적입니다. 미리 적어두자면 BL입니다.


전체 전자책으로 네 권, 결말부와 외전이 4권이고 1-3권은 본편입니다. 조아라에서 연재되었을 당시 재미있게 보아서 내내 출간을 기다렸고요. 모 플랫폼의 BL소설 독점은 날이 갈수록 심합니다. 하기야 로맨스소설도 예전엔 그랬지요. 자사 출판이면 두 달 독점은 기본. 근데 모 플랫폼은 지금 1년 독점을 걸었단 말이죠. 하하하.



진은 살인청부업자입니다. 보육원을 나와 뒷골목을 전전하다 로건의 눈에 띄어 살인청부업의 길을 걸었습니다. 로트와일러라는 코드네임을 달고 활동 중에 의뢰자인 블레이크 제너를 만납니다. 꽤 잘나가는 기업가인 블레이크는 로트와일러에게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얼굴 도장을 찍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어느 날 다른 의뢰를 받아 나갔다가 누군가의 습격으로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몸은 내 몸이 아니었습니다. 나인이라는, 발렌타인 가의 사생아이며 사교계의 유명한 인물의 몸이었으니까요.

나인은 사교계에서 몸파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미색이 워낙 뛰어나 말은 많아도 다들 노리고 있는 존재였는데 왜 이 몸에 들어왔는지는 둘째치고 원래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마지막 상태를 생각하면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그러니 일단 목표는 비뚤어진 이복형 일라이의 감시에서 벗어나 발렌타인 저택을 탈출하는 것으로 잡고 이모저모 머리를 굴립니다. 그러다 로트와일러로서 알고 있던 블레이크를 우연히 만나 '로트와일러의 정보를 알려주겠다'고 협상을 시도합니다.


『화려한 그림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크게 몇 가지 수수께끼를 깔고 진행됩니다. 첫째, 임무 수행중이던 로트와일러를 습격한 것은 누구냐, 둘째, 왜 나인 발렌타인의 몸에 들어왔는가. 두 번째 수수께끼는 발렌타인 가에서 나인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뭐라 해도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 몇은 자신의 죄값을 제대로 치루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저지른 일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 간 건 아쉽네요. 최소 셋은 더 고생하다 죽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로트와일러의 죽음을 사주한 인물과 나인 발렌티니의 학대를 둘러싼 인물 둘 말입니다. 너무 편하게들 갔군요.



무엇보다 외전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듭니다. 후일담의 달달한 이야기도 좋았지만 블레이크의 외전, 나인의 외전이 특히 좋았고요. 마지막의 결말도 찡하니 가슴을 울렸습니다. 종종 외전 때문에 본편을 엎어버리고 싶은 소설도 만나지만 이쪽은 외전이 본편의 뒷 이야기를 다 전하고 마지막 문까지 확실하게 닫았습니다. 뒷 이야기가 더 있을법도 하지만 여기서 닫는 것이 상상의 여지가 있어 마음에 듭니다.


멍멍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B님도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ㅂ'



윤미로. 『화려한 그림자 1-4』. 필연매니지먼트, 2017,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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