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있어서 나가기 직전에 후다닥 올려봅니다. 그렇게 길게 작성할 감상들도 아닌 터라..'ㅂ'


『나 홀로 첫 생활』을 보다가 문득 떠올린 건데, 이런 종류의 독립생활 책은 작가 성별이 여성인 경우가 훨씬 많다고 느낍니다. 물론 제가 접한 책만을 다룬 것이니 한정적인 정보인데 남자가 혼자 생활하면서 생활의 팁이나 살림의 팁을 소개하는 건 드물게 보았거든요. 그런 종류의 책은 주거생활팁이라기 보다는 에세이나 외국생활서에 가깝습니다. 에세이가 주고 살림정보는 부라는 겁니다.

책을 확인하고는 상당히 당황했던게 문고판인가 싶은 정도로 책이 작고 얇습니다. 일본 문고판보다는 확실히 크지만 일반 도서보다는 많이 작고 얇습니다. 그럼에도 내용 자체는 쏠쏠합니다. 독립해서 혼자 거주지 관리를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독립생활을 한 사람이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느낌이라서요. 집 정리, 정리용품, 청소, 생활 관리, 식생활, 재정관리 등을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니 한 번쯤 읽어볼만 합니다.

제게도 그럭저럭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 많기도 하고, 아침형 인간인데다 집에 들어오면 절대 밖을 나가지 않는 성격이라 집에 늦게 들어오는 일이 드물고 그나마도 회식이 전부입니다. 원룸에다 집이 작기 때문에 살림은 최소화 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요. 아. 그러고 보니 이사하기 전에 안 쓰는 그릇도 버려야 하는데.OTL 하여간 자기 생활 습관에 맞춰서 받아 들이되 여기 있는 상황을 한 번쯤 점검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캐빈 폰은 원제 자체가 Cabin Porn입니다. 포르노의 그 폰 맞습니다. 요즘에는 음식포르노와 같이 특정 욕망이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영상이나 책을 포르노라고 통칭하기도 하는데 말입니다. 꼭 색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이 책은 캐빈, 그러니까 오두막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듬뿍 담아(...) 만든 책입니다 .처음보는 출판사임에도 책이 상당히 크고 두꺼운데다 만듦새가 좋아서 희한하다 했더니 민음사 임프린트입니다. 민음사에서 이런 책이 나오는 것도 신기하군요.

굳이 나누자면 이 책은 사진집에 가깝습니다. 일부 도면이 있기는 하지만 손으로 그린 도면이고 실측 도면이나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집들 자체가 설계도를 두지 않고 뚝딱뚝딱 만든 것이 많습니다. 실용적인 목적을 두고 만든 집도 있고, 그냥 그 자체가 로망이어서 만든 집들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숲속에 오두막 하나 짓고 야생생활을 꿈꾸니까요. 딱히 소로가 아니어도 말입니다. .. 그러고 보니 이 책 보고 나서 어젯밤 베갯머리 책으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도 보았는데...=ㅁ= 그쪽은 본격적으로 설계도 놓고 만든 집이고 이쪽은 집에 살려는 사람들이 자재를 끌어다가 뚝딱뚝딱 지은 것이 많습니다.


오두막의 주인과, 그 주인이 어떻게 이 집을 짓거나 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수리했는지, 내부는 어떻게 꾸몄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줍니다. 사진 자체도 멋진데다 글도 슥슥 읽힙니다. 표지 자체도 가문비나무 같은 짙은 녹색의 작은 오두막이고 책 전반이 그런 분위기입니다. 사막 위의 집도 있지만 어디건 간에 그 장소에 오두막 홀로 서 있는 것 같은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그런 고로 오두막을 좋아하신다면 보실만 합니다. 야생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야나기사와 고노미. 『나 홀로 첫 생활: 내 삶을 즐기는 생활 아이디어 79』, 정미애 옮김. 안그라픽스, 2017, 12000원.

자크 클라인, 스티븐 렉카르트, 노아 칼리나. 『캐빈 폰』, 김선형 옮김. 판미동(민음사), 2017, 2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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