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책을 검색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하여간 검색하다가 『커피 & 디저트』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이 지나치게 단순하지만 책 제목을 수식하는 부제를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일본에서 소문난 커피명가 <카페 바흐>'라고요. 근데 왜 난 들어본 기억이 없는가라고 생각했는데 그 수수께끼는 다른 책에서 풀렸습니다. 넵. 제 지식이 한없이 부족했던 겁니다.


심재범의 『동경커피』는 일본 여행서쪽을 찾다가 확인한 책입니다. 도쿄는 한동안 갈 일이 없으니 빌리더라도 방문할 날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책을 펼쳐보니 사진이나 글이 괜찮아 보여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고이 장바구니에 담았고요.

그게, 여기서 카페 바흐가 어딘지 알았습니다. Cafe Bach지만 일본어로는 カフエバッハ라고 씁니다. 카페 바하. Bach를 어떻게 표기하느냐의 차이입니다. 하여간 이름은 확실히 알았는데 이 카페가 한국으로 따지면 "박이추의 강릉 보헤미안" 같은 카페랍니다. 거기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좌절. 음... 저 그래도 도쿄 쪽 커피 책 꽤 봤다고 자부했는데 자만심이었군요. 핫핫핫.;ㅂ; 정진하고 공부 더 하겠습니다.;ㅂ;



본론으로 돌아가서, 『Coffee and dessert』라는 단순한 제목은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입니다. 커피를 팔지만 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찾는 것은 또 다른 일입니다. 커피는 아마도 다구치 마모루가 담당하고 이 책의 1저자인 다구치 후미코는 디저트를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대개의 카페는 진한 커피에 잘 어울리는, 연한 커피에 잘 어울리는 디저트를 준비하지요. 그러니까 상큼한 맛의 디저트와 단맛의 디저트, 진한 맛의 디저트 등으로 간략하게 나눠 곁들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발 더 나아가서, 카페 바흐에서 파는 커피는 어떤 것이 있고, 그 커피는 커피의 맛 구분에서 어떤 균형을 갖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는 이런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각 커피맛의 단계에 따라 디저트를 다르게 내는 것이지요. 그리고 소개한 디저트들은 독일계 디저트입니다. 오스트리아나 독일권에서 많이 본 형태네요. 물론 프랑스 디저트도 많지만 독일식 애플 타르트나 키르슈쿠헨 슈톨렌, 누스보이겔 같은 건 커피 디저트 책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애초에 중강배전 커피나 강배전 커피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소개된 간식 목록은 제 취향 직격입니다. 일본 책이라 그런지 사진도 자세하고 설명도 좋습니다. 커피 자체의 설명도 아주 좋습니다.

실물을 본 뒤에 고이 장바구니 담아 놓고 주문 시점만 체크하고 있습니다. 음. 늦어도 추석 전에는 구입할 겁니다. 명절 보너스가 통장을 구원해주실 거니까요.


『동경커피』에서는 카페 바흐의 커피를 극찬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도쿄의 스페셜티커피를 포함한 여러 카페와 킷사텐 탐방기라고 설명할 수 있는 책인데, 커피맛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혀를 울리더군요. 어젯밤 자기 전에 책을 읽었는데, 읽다보니 분명 몸에서 다 빠져나가고 없을 카페인이 갑자기 뇌를 두드리는 듯한 망상에 빠졌습니다. 아니, 어쩌면 카페인이 다 빠지고 없으니 새로 카페인을 들이 부으라는 뇌의 신호였는지도 모르지요. 하여간 맛있는 카페라떼, 맛있는 드립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는 무서운 책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도 고이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언제 도쿄에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간다면 그 때는 이 책에 소개된 곳 중 최소 두 곳 정도는 방문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말입니다. 아... 하지만 매번 일본에서 열리는 전시회가 제 통장을 털고 있으니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다구치 후미코, 다구치 미노루. 『커피 & 디저트』,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6, 15000원.

심재범. 『동경커피』. 디자인이음, 2017, 17000원.



덕분에 다른 커피 책 검색하다가, 몇 년 간 안 사던 Cafe Sweets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래요, 이제 한 동안은 장바구니 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핫핫핫.;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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