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통로에서 찍은 사진. 맨 오른쪽의 드레스덴박물관 전시는 그 다음 기획전입니다. 장식예술박물관 단추 전시와 아라비아의 길 전시를 동시에 하고 있고 양쪽의 전시를 둘 다 볼 수 있는 관람권이 11000원입니다. 아라비아의 길만 9천원이니 일단 패키지권을 끊고 아라비아의 길을 본 뒤 단추전으로 넘어갔습니다.






트위터의 감상은 대체적으로 단추전의 압승이던데 저는 아라비아의 길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단추전은 의상과 단추 중심, 패션사를 다루는 쪽이었고 제가 좋아하는 시대의 그림은 거의 안 안왔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였는지 모르지만 관람해설사가 하는 부분이 살짝 문제가 있어서 말입니다. 아르누보의 시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틀렸거든요. 저야 안 듣고 있었지만 일행들이 듣고는 분노를..=ㅁ=; 화낼 일 맞습니다. 역사적 배경이 매우 중요한 전시이고 다들 해설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라비아의 길은 해설을 듣지 못했고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더 정신이 없었는데 그릇이 많았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았습니다. 물론 맨 마지막 전시관의 현대 사우디는 이전 시대에 비하면 전시물 퀄리티가 확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아쉽더라고요.



앞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차근차근 짚어 보지요.



아라비아의 길 전시는 사우디아라비아국립박물관과 다른 박물관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모양입니다. 전시물 자체에 집중하느라 그 설명들은 건너뛰고 보았거든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산만했습니다. 그리고 일행이 있다보니 글을 느긋하게 볼 시간도 별로 많지 않았고요.

대부분이 돌덩이라서 사진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설화석고. 희고 투명한 피부를 설화석고 같다고 하던데, 저걸 보면 이해가 됩니다. 만져보고 싶은 잔이더군요. 이런 더운 날에는 특히 더. 피부온도로 녹아내릴 것 같은 그런 망상도.....; (그러면 기름인거죠)





아라비아의 길이 더 마음에 들었던 이유가 이런 겁니다. 그릇이 있어요. 사발! 집에 쟁여 놓고 쓰진 않지만 그릇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후후후훗.






보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공예 수준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낮습니다. 무엇보다 일행이 로마덕이라, 뭔가 이 전시물 상당히 고급스러워, 취향이야! 이러고 출처를 확인하면 로마 수입품이더군요. 하기야 아라비아에서도 로마가 아주 먼 것은 아니니 고급 사치품은 대부분 로마제입니다. 여튼 이런 공예품도 있긴 하지만 지금 기준에서는 그리 예쁘다는 생각이 안드니까요.'ㅂ'

(그리고 제 눈은 지난 주의 반 클리프 아펠 전시회 방문 이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보석 자체도 그렇지만 공예 기술에 대해서도.)






진주와 홍옥의 조합으로 기억합니다. 거기에 금. 아마 시대가 2천년 전쯤일 것이니 이정도 기술 나온 것만해도 대단합니다.






남아있는 작품들은 대개 무덤 부장품...? 그게 아니라 해도 아라비아 반도의 기후 특성상 상당히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건 다른 전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라비아라서 이정도로 보존이 가능했구나 싶더군요.






빗살무늬 토기가 떠오르는 토기류.






이 표정. 아주 좋아요...+ㅅ+






그리고 석상들. 얼굴까지 있진 않은데 굉장히 듬직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어깨와 가슴이 넓은 것이 특징인데 이렇게만 봐도 흑인은 아니죠. 그러고 보면 아라비아 반도의 거주민들은 주로 인도-아리안계였던가요.







보다가 홀랑 넘어간 것이 왼쪽의 여과기입니다.






스트레이너. 지금 당장 써도 괜찮을 정도로 디자인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저 나뭇잎 무늬가 다 바늘로 구멍 뚫어 만든 것이더군요.





이쪽은 다 향로. 그것도 몸체에다가 어떤 향신료를 쓰는지 다 새겨 놓았답니다. 한 향은 한 향로에. 그래야 향이 섞이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보면 동석(凍石)을 사용했다는 그릇이 많던데 이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영어로는 안나왔던데. 지금 사전 찾아보니 변성암의 일종으로 사문암, 편암, 운도 등이랍니다. .. 그러니까 일단 사암은 아니고 화강암도 아니고 그 사이쯤 어드메의 회색 돌이란 의미로군요.






코란이 드디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양피지에 쓴 금장 글씨라는데 상당히 예쁘지요. 하지만 제 취향은 감지금니나 감지은니경입니다. 훗훗훗. 물론 감지보다는 양피지가 더 비싸겠지만 그건 재료 수급의 문제라.







촛대지요. 상당히 큽니다. 키가 50cm는 훌쩍 넘겼고요. 그리고 이게 통째로 구리입니다. 비싸죠. 비싸요. 하지만 저 뒤에 보이는 키바 문짝은 더 비쌀 겁니다. 문을 아예 떼어 들고 왔던데, 저것도 금도금한 은판인가 동판인가 그랬습니다. 지탱하는 부분은 나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비석입니다. 비석에 새긴 문구를 보여주는데, 마음에 드는 문구들이 몇 있더군요.






"또한 그대도 영원할 수 없으며 그들이 영원할 수 있겠는가?"






"죽음은 이 세상에 아름다움과 완벽함을 주었소."


그리고 이 비석 또한 아름답습니다.




이 다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 관련한 몇몇 전시품이 있는 공간이었는데 이런 아름다운 물건을 보고 가니 부족해 보이더군요. 사우디 아라비아의 깃발이나 기타 등등. 으으음. 하기야 왕실 찬양이 아닌 무언가를 내놓으려면 ... 뭘 내놓아야 하지. 으으으음.=ㅁ=




하여간 즐겁게 잘 보고 왔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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