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에 오니 이런 선물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우후후후후. 런던에서 온 찰스 도지슨이 사탕 사러 갔다던 사탕상점의 사탕과 포트넘앤메이슨 홍차와 겨울왕국 분위기 러쉬 입욕제랑 일본의 과자가 한가득! 우아아아! 반년 빨리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기분입니다. 한여름인데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ㅅ<


사실 엽서에 적힌 글보고 더 감동했습니다. 흠흠흠. 아.. 부끄러워라./ㅅ/



습도가 높아서 헤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전 고래가 될 정도의 인물은 아니니 새우로 만족합니다. 음. 다랑어로 할걸 그랬나요. 고등어나 연어나..?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그냥 새우 정도. 아마도.



새우로 자존감이 내려간건 지난 주에 있었던 업무적 다툼 때문입니다.

개인 업무는 업무대로 하고, 다른 사람들 업무에 협조로 들어가는 일이 잦습니다. 말하자면 미니 플젝에 협조하는 건데 분위기상 큰 일이 있을 때는 다들 서로 돕습니다. 이름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 그렇죠. 하지만 개별 업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업무는 협조 업무라 할 수 있으니 뭐....

그래서 지난 주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다다음주에 있을 모 세미나(라고 해두죠)의 발제자를 두 명 모집하길래 고민하다가 혹시 다른 자원자가 없으면 하겠다고 담당자에게 말했습니다. 담당자는 제가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자 다른 사람 더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저를 고정으로 못박으려고 하더라고요. 일단 신입이라 업무 하기도 힘들 것 같고 해서 없으면 하겠다고 하고 나서야 세미나 주제를 들었습니다.

...

아놔.

저, 이 세미나는 반드시 찬성 입장에서 해야합니다. 주제 자체가 뭔가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것도 아니고 왜 이걸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주제라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목요일에 담당자가 제게 전화를 걸어와 말했습니다. 반대 입장에서 할 수 있느냐고요. 필요한 세미나 발제자 한 명을 더 섭외했는데 그 사람도 반대쪽 발표가 어렵다, 찬성으로 하고 싶다 말했다고요.

주제 들었을 때부터 마음이 차갑게 식었던 터인데 다른 발제자도 어차피 직장 동료고. 그 사람보다는 제가 반대 발표를 하는 것이 상황상 맞습니다. 근데 반대 발표는 자료 수집도 그렇고 저부터도 그 의견 자체에 동의하지 않으니까요.

담당자는 이 주제가 매우 중요하고 앞서 다른 협의를 거쳐 나온 것이니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에는 못하겠다고 발을 뺐고요.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주제 들어보고, 하지 않겠다고 할 걸 그랬다고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들이 밀었다가 결국에 몸을 뺀 것이니.. 허허허허. 담당 업무 팀장도 와서 설득하려다가 결국 포기하고 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허허허허허. 왜 절대로 안되느냐 곰곰히 생각했는데 작년 여름 직전에 있었던 사건 때문에 트라우마 걸린 것이 엮였더군요. 지금 생각하니 그래요.



그런 연유로 의기소침해서 새우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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