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다보니. 왼쪽이 2권이고 오른쪽이 1권입니다.

초판 몇 백 부 한정으로 사인본이 나온 건 알았지만 이렇게 길게 적으신 건 처음보았습니다. 대개는 간단한 문구 정도라.=ㅁ=



조아라에 연재된 소설이고 카카오페이지를 거쳐 출간되었습니다. 아마 출간 전 플랫폼 독점 때문인가 싶은데 3권은 6월 중에 나온답니다. 1-2권과는 살짝 텀을 두고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제로노블로 출간되었고 출판사는 동아입니다.



조아라에서 차원이동 성녀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나왔을 때, 성녀가 선한 존재가 아니라 악한 존재라는 것을 전제로 깔고 그 성녀가 본래의 세계로 돌아간 뒤 벌어지는 이야기도 그 뒤에 많이 나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소설이 몇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성녀의 간계로 자신의 자리를 모두 잃고 쫓겨난 공녀가 복수는 하지만 결국에는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었습니다. 『역지사지』는 아예 그 복수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엘로이는 제국 공작가의 독녀로 황태자의 약혼녀입니다. 어머니는 황제의 사촌동생이지만 선황제에게 귀여움을 받아 유일한 황녀로서 남아 있었고요. 아버지인 공작은 수완가이자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황태자의 약혼녀로 살아왔고 황태자비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어느 날 성녀가 내려옵니다. 성녀가 발견되어 황가의 보호를 받고, 그 다음에는 공작가에 들어오고, 공작가의 양녀가 되면서 엘로이를 사랑하던 이들은 점차 엘을 멀리하고 성녀를 가까이 합니다. 성녀는 공작의 양녀가 되었다가 황태자의 약혼녀가 되며 사교계를 주름잡으며, 엘의 절친한 친구들을 가까이 둡니다. 그 사이 엘로이는 공작가에서 푸대접을 받고 나중에는 성녀의 독살을 시도하고 계단에서 밀어 부상을 입혔다는 누명을 쓰고 공작가에서 파문당하고 쫓겨납니다.

성녀는 그로부터 머지 않아 돌아갑니다만, 돌아가기 직전에 자신이 그간 벌였던 일을 모두 폭로하고 떠납니다. 그리하여 엘로이의 소꿉친구들과 부모, 전 약혼자는 엘로이를 찾아 헤매지만 인간불신이 뼛속까지, 아니 DNA 분자 수준까지 박힌 엘에게 그들의 사과가 들어올리 만무하죠. 애초에 그 사과도 잘 뜯어 보면 '내가 이렇게 빌고 있는데 왜 넌 용서하지 않아?'라든지 '내가 이렇게 빌잖아?', '나를 용서하지 않는 네가 나빠. 왜 용서의 기회도 주지 않는 거지?' 등등의 감정이 깔려 있어서.. 하하하하하하하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아라 연재분까지 봤지만 할렘에 가까우면서도 할렘이 아닌 분위기입니다. 솔직히 저도 밀고 있는 인물이 한 명 있지만 그 누구와 짝이 된다 한들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엘의 철벽을 녹여낼 사람이 누구이냐가 관건이니까요. 종이책에 수록되는 외전은 아마도 연재분 결말과는 다른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더더욱 3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2권 마지막이 황태자를 무릎꿀린 엘의 모습이란 겁니다. 연재분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토벌 후에 황태자가 절절하게 감정을 토로하지만 엘이 사뿐히 즈려밟는 부분입니다. 이미 새로운 성자가 도착한 후이니 재회도 이제 머지 않았네요.



윌브라이트. 『역지사지』 1-2. 동아. 2017. 각 11000원.


키워드에 로맨스소설을 추가했지만 원래 줄거리 자체는 성장 판타지입니다. 주인공인 엘로이가 모든 친구들과 가족들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에게 버림받은 뒤, 어떻게 홀로서고 성장하며 복수하는지를 보여주니까요. 연애는 그보다 뒤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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