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사온 술맛 파운드 케이크. 술에 약하기 때문에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흑흑흑. 영국 정통의 파운드케이크, 과일케이크라는 것은 거의 술에 절이더군요. 그래도 파운드케이크를 좋아하다보니 매번 도전은 하지만 두 손 드는 일이 많습니다.-ㅁ-;


조아라에 연재중인 소설에 대한 지적이라 고민하다가 발행은 하지 않고 공개하는 것으로 올려봅니다.


선작은 해두고 가끔 보는 소설인데 취향에 안 맞기도 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실 정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이 여럿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차를 소재로 합니다. 최근 편에서는 티타임에서 로얄 밀크티를 대접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거기에 기술된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부드러운 빛의 갈색을 띔. 평범한 차나 물에 비해 밀도 있는 질감. 달콤한 향이 남.
-홍찻잎과 우유, 설탕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얼 그레이맛 밀크잼과 비슷.
-밀크티에 위스키를 넣으면 풍미가 좋아짐. 위스키를 넣고 끓였음.
-싱글 몰트 위스키에 바닐라 빈의 깍지를 넣어 숙성시킨 뒤 밀크티에 첨가. 팔팔 끓여서 알콜은 날림.

-로얄 밀크티는 일본식과 영국식의 두 종류가 있음.
-영국 로얄 밀크티는 위스키를 넣어 끓인 음료로 위스키 특유의 몰트 향이 풍부하게 느껴져 풍미가 매력적.
-일본식 로열 밀크티는 영국식 밀크티를 간소화한 것. 위스키의 첨가 여부와는 관계없이 찻잎을 우유에 넣어 끓여 만든 음료를 통칭.


걸리는 부분이 있어 어제 모임에 나간 김에 저 말고 차 마시는 다른 두 분을 붙들고 물었습니다.

1.로열 밀크티는 일본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에도 로열 밀크티가 있는가?
2.위스키를 넣은 밀크티는 영국 로열 밀크티가 아니라 로네펠트 티샵에서도 판매하는 아이리시 밀크티가 아닌가?


해당 소설을 보신 분들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1.차를 다 끓인 다음 술을 첨가하는 것임. 위스키를 넣어 끓이면 알콜이 날아감.
3.런던의 찻집을 여러 곳 갔지만 로열 밀크티라는 건 본 적이 없으며 대개 차에다 우유를 붓는 걸로 끝남. 찻잎을 넣고 끓이진 않음.


제가 아는 것도 대동소이합니다.

로열 밀크티는 일본에서 나온 밀크티 제조방식입니다. 진하게 끓여내는 차이와는 다른 방식이고요.
영국의 밀크티는 진하게 우린 홍차에 우유를 넣어 맛을 순화시키는 것입니다. 차에 우유를 곁들이는 것이고 그걸 특별히 밀크티라 부르지는 않는다고 기억합니다. 레몬이 들어간 홍차를 레몬티라 부르지는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나온 로열 밀크티를 예전에 본 일본의 차 관련 서적에서 본 대로 하면, 100ml의 물을 끓여 찻잎을 넣고 우린 다음, 거기에 우유 100ml를 붓고 파르륵 끓기 직전에 불을 끄고 거릅니다. 설탕은 취향대로 넣고요. 차이 만드는 방법은 인도 어드메에서 어떤 일본인이 본 방식을 알고 있습니다. 물소젖에 차와 향신료, 설탕을 넣고 불에 올렸다가 끓어 오르면 불에서 내려 팬을 흔들어 식히는 걸 여러 차례 반복해서 졸이거나 달이더군요. 여기에는 물이 안 들어갑니다.


그리고 위스키에 바닐라빈을 담갔다는 기술도 걸립니다. 바닐라익스트랙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더군요. 그러니까 바닐라 농축액 말입니다. 보통 바닐라빈을 갈라서 작은 병에 넣고 거기에 럼을 넣거든요. 위스키를 넣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두었다가 향이 우러난 바닐라 럼을 많지 않게 바닐라 향을 내는 향료로 사용하는 겁니다. 위스키에 바닐라빈을 담근 건 기억에 없습니다. 제과제빵 책을 적지 않게 보았긴 하지만 거의 럼을 쓰지 위스키는 안 씁니다. 차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양웬리가 차에 붓는 것은 또 위스키가 아니라 브랜디죠. 그건 술반 차반의 수준이라 기억하지만요.



제가 아는 방법이 정석은 아닐 겁니다. 책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게 차를 만들고 마시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정석이다라는 건 아니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전하는 건 주의해야 합니다. 저런 소설을 통해 접하는 사람들은 저것이 정석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직접적으로 쪽지를 보내 대화하는 것은 망설이게 되고. 끄응. 참 어렵습니다.



남산 아래라고 적으면 범위가 매우 넓지만 동으로는 후암동이랍니다. 서울역 뒤쪽 편이고요. 이태원과 한남동도 따지고 보면 남산 아래, 동국대 쪽도 남산 아랫자락이니 말입니다.






G가 가보고 싶다고 벼르던 카페에 가더니 밀크티와 초코를 들고 왔습니다. 뜨겁지 않으니 핫초코는 아니고, 코코아도 아니니까 뭐라 불러야 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아이스초코... .. .. 그거면 되는군요. 하지만 실제 마셔보면 진한 초코우유에 가깝습니다. 얼음을 넣지 않았으니 아이스초코 느낌은 안나죠.


밀크티는 달고 무난한 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찬 음료와 따뜻한 음료는 같은 양의 설탕을 넣어도 단맛이 다르게 느껴지니 아마도 상당히 당 첨가를 한 것 같고.... 사실 마시고 나서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제 취향엔 카페진정성의 밀크티가 조금 더 맞다는 거였습니다. 후암동도 카페 붐이 일어 카페나 빵집이 많이 생기던데 다음에 한 번 가볼까 싶었고요. 하지만 요즘 게으름이 늘어서 무리일거예요. 게으름보다는 줄어드는 통장잔고 쪽이 더 문제지만. 음, 같은 값이면 먹는 것보다 책에 쏟는 자금이 만족도가 더 높아 그렇습니다.-ㅁ-;




생각난 김에 다음주나 다다음주 쯤 시간 나면 현대백화점 코엑스점에 가서 진정성 밀크티 더 집어올까요.-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