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을 내품으로이고 원제는 아마도 The art of hygge인 것 같습니다 .표지에 영어로 그렇게 적었거든요. 아주 간단하게 책 소개를 하면 사진집. .. 삶의 행복은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내용으로 핸드메이드 소품 등등을 만드는 모습이나 느긋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이거 핸드메이드 라이프인가, 그 비슷한 제목의 책에서 본 것과 비슷하네요. 하지만 그보다 글이 적은 것 같기도 하고요? 하도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가물가물하지만 잡지나 무크를 보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중간에는 겨울에 먹기 좋은 여러 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그 부분의 번역 일부가 걸리는데, 쿠키 위에 아이싱 장식을 한 것을 두고 '아이스 바닐라 쿠키'라고 적은 것이나 그 아래에 '쿠키 한가운데 쫀득하게 녹은 따끈한 버터가 있다'고 설명한 것은 이상합니다. 아이스가 아니라 아이싱이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아무리 봐도 속에 버터를 따로 넣은 것도 아니고 버터 크림화 해서 만든 아이싱 쿠키 속에 버터 필링이 들어간 것처럼 설명은 이상합니다. 설명만 읽으면 버터크림이 속에 들은 것 같은 망상이 드니까요.

멀드 사이다의 재료도 사이다라고 그냥 적었는데, 괄호치고 사과주라고 추가하는 게 낫지 않았으려나요. 육두구(너트맥)이라고 군밤 재료에 있던데, 이 사이다를 사과주가 아니라 청량음료로 생각하고 끓일 사람도 있을 법합니다.(...) 크렘 프레슈도 그냥 생크림이라 적는게 한국에서 재현하기 좋겠지요.

근데 초콜릿 퐁듀에 시럽 추가하는 건 충격이었습니다. 녹인 초콜릿에, 물과 설탕을 1대 1로 넣고 만든 시럽을 넣더군요. 그리고 사용하는 초콜릿은 다크, 밀크, 화이트 중 선택. ... 화이트 초콜릿에 시럽을 섞으면 우와아아아아아.. 얼마나 달까요...



투덜거리는 부분이 많았지만 삶이 여유롭다면 to do 목록이나 위시리스트에 추가하고 하나씩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 요즘 그런 여유가 있을 사람들이 몇이나...(눈물)



엘리아스 라르센, 조니 잭슨. 『휘게』, 한정은 옮김. 영림카디널, 2017, 13000원.


『코펜하겐 케이크』를 가장 먼저, 그 다음에 『피카fika』, 『휘게』 모두 북유럽 유행을 반영하나봅니다. 만드는 방식을 보면 미국식 케이크와 비슷해보이지만 북유럽 케이크는 만드는 법이 대체적으로 단순합니다. 미국식이 칼로리(...)를 강조하는 것 같지만 이쪽은 질 좋은 재료를 써서 가능한 쉽게 만드는 케이크입니다. 심플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데 그 심플의 바탕에는 좋은 재료가 깔려 있는 거죠.


일본 케이크는 만드는 과정에 상당히 공이 들어가고 기술적인 면이 강조됩니다. 쉽게 만드는 것도 있지만, 맛있는 케이크는 기술을 필요로 하고 정성이 들어갑니다. 북유럽 케이크도 정성이 안 들어간 것은 아니나, 단순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근데 생각해보니 쿠키단지 시리즈에서 한나가 만드는 케이크도, 한나가 노르웨이계 이민자의 후손이기 때문에 북유럽의 분위기가 좀 풍깁니다. 재료 들어가는 것을 보면 미국식이긴 하지요.




『코펜하겐 케이크』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로레인 파스칼의 레시피입니다. 한국에서 방영도 되었고 책으로도 나왔지요. 거기에 나왔던 키 높은 케이크와도 닮았습니다. 거기에 인스타그램을 끼얹은 느낌.(...) 농담이 아니라 2011년부터 코펜하겐 케이크라는 블로그에 올렸던 케이크 레시피이고, 그걸 엮어 책으로 만들었답니다. 레시피는 제과를 잘하는 사람이 따라하기는 적당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만드는 법이 압축적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에 중간 과정을 알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실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사진이 상당히 예쁘고, 케이크의 배색도 상당히 멋지기 때문에 이런 케이크를 파는 곳이 있다면 한 판 사고 싶습니다. 우오...


그러고 보니 중간에 캐러멜 만드는 법으로, 연유나 농축 우유를 중탕 4시간으로 가열하는 걸 알려주던데 이건 둘쎄 데 레체라고 불렀던 기억이... 제과에서 주로 쓰는 캐러멜 소스는 설탕을 갈색이 나도록 가열하고 거기에 생크림을 붓는 방식으로 만들던데, 나중에 캐러멜 바닐라 오레오 치즈케이크의 위에 0.8cm 두께로 깔리는 건 이 방식으로 만드네요. 바나나케이크 위에 듬뿍 발라 얹은 것은 둘쎄 데 레체 쪽입니다. 둘 다 캐러멜로 부르는 건가.-ㅁ-



케이크의 재료 조합이 재미있기도 하고, 장식도 예쁘고, 하드커버이기도 하니 보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따라하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시실리아 팜스트룀. 『코펜하겐 케이크』, 배준향 옮김. 로지(알에이치코리아), 2016, 2만원.


지금 확인하니 인스타그램도 있네요. @copenhagenc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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