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을 보고 그냥 특촬이 아니라 홍렌쟈! 를 떠올리신다면,

"음, 『토리빵』을 보셨군요?"



하지만 실물로는 저 다섯 마리 모두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주변에는 드문 새가 아닐까 싶은데.. 제일 많은 건 직박구리입니다. 그건 본가나 지방을 가리지 않고 많더군요. 심지어 8월 초에는 새벽부터 '여기는 내땅!'이라고 울부짖는 녀석을 보았습니다. 근처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앉아 꾸엑, 꾸엑, 꾸우우우우엑! 하고 외치고 있더라고요. 대꾸하는 애들이 하나도 없었던 걸로 보아 매번 그러는 놈인가봅니다. 다들 '혼자 떠들게 놔둬'라고 생각하는지도.


이 모든 망상은 『토리빵』협찬입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지름신이 오시면서 이것저것 지르기는 하는데 피규어는 발매 4개월 이상 전에 예약을 하는데다 도착하기까지 한 달이 소요됩니다. 그리하여 지금 예약목록은 쌓이는데 도착하는 것이 없으니 지름신이 가시질 않는군요. 그러니 빨리 자취방에다가 나무상자를 쌓아 놓고 책 테트리스를 하는 것이 옳은 해결책입니다.(...)


자취방은 내벽에 곰팡이가 피고 있어서 책을 들여 놓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 그래서 고민중입니다. 사무실은 환경이 나쁘지 않으니 거기에 쌓아 두어도 괜찮을까?(...) 아니, 뭐, 별말 할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하도 예약을 여기저기 걸어 놓으니 제가 주문한 것이 뭐가 있는지도 잊을 지경입니다. 그리하여 잊지 않기 위해 목록을 따로 적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름신이 오실 때마다 그 목록을 보고는 정신차려야죠.


하지만 적으려고 보니 정말로 뭘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오! 게다가 결제한 것과 아닌 것이 섞여 있고, 각각의 가격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이러면 안되는데.(...)




오늘도 신나게 노는 중입니다. 일은 내일부터 할 거예요!(...)

각각의 책을 따로 적을까 하다가 그것도 번거롭고, 길게 쓸 마음도 들지 않아서 몰아 적습니다. 그래도 모아 놓으면 양이 적지는 않을 거예요.



1.유럽 브런치 스타일

이전에 빌려 읽은 책이었는데 오랜만에 검색해보니 책이 절판이더군요. 중고로밖에 구할 수 없어서 이걸 중고로라도 구하나마나 고민하다가 도서관에서 다시 빌렸습니다. 다시 보고 중고로 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셈이었는데 이미 결심한 시점에서..-ㅁ-; 이번 주 중으로 구입 예정입니다.;


제목이 막연하긴 하지만 아침식사에서 많이 먹는 생과일, 과일절임, 디저트, 달걀 요리, 빵, 음료 등을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행간이 있는 책이다보니 요리법을 좀 아는 사람이 볼만 합니다. 하지만 사진이 꽤 괜찮아서 초보라도 볼만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책 보면서 처음으로 알았는데 이끼북스가 청어람미디어의 브랜드네요. 브랜드인지 자회사인지 헷갈리지만 아마도 전자?



2.담양댁의 열두 달 살림법

가족이 함께 담양으로 내려가 살면서 계절을 어떻게 즐기는지를 보여줍니다. .. 만,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주로 담았네요.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을 정리한 건가 싶습니다.



3.수플레

소설입니다. 책 소개를 보고 반쯤 낚여서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가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결말 확인하고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책이 문제가 아니라 제 취향에 안 맞는 내용이라 그렇습니다.

배우자와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사람, 배우자를 한순간에 잃은 사람, 임신한 딸은 멀리 있고 피하고 싶은 친정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사람이 소설 초반에 등장합니다. 인종도 다르고 성별도 다른 이 세 사람의 이야기는 겹치지 않고 각각 진행되지만 이들의 바탕에는 음식이 있습니다. 부엌과 거기서 만들어 낸 음식이 소설의 주요 소재가 되더군요. 거기까진 좋지만 답답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람이 있어서 결말을 확인했더니 스트레스 지수를 올려주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더군요. 고이 덮었습니다. 이 셋 중 최소 한 명은 그래도 무난한 상처극복형이야기가 흘러나올 것 같아서 그것만이라도 챙겨볼까 했는데..

그냥 셋 다 안 보는 것이 낫습니다. 미국소설을 즐겨 보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4. 천천히 서둘러라

Festina Lente. 이 책 서문에 나오는 라틴어 경구입니다. 바쁠 수록 둘러가라는 말처럼 급할 때는 천천히 하라는 뜻인가봅니다. 지은이는 도쿄 외곽에 있는 니시오기쿠보의 작은 카페, 쿠루미도의 사장입니다.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대강 뜻을 짐작하겠지만 호두를 뜻하는 쿠루미(くるみ)에 집 堂을 붙여 지음 이름입니다. 하지만 영문 표기는 책 표지에 나온 대로 KURUMED네요. 읽으면 쿠루미도인건 맞으니 말장난에 가깝지요.


전체적인 내용은 다른 커피체인점들 사이에서 이 작은 카페가 어떻게 살아남고 무사히 자리를 잡았는가입니다. 큰 목차가 그 내용을 아주 간단히 요약하더군요. 마음 대로 까먹을 수 있는 국내산(일본산) 호두를 포함해서 고객에게 할인하는 것보다는 덤을 얹어 주는 give의 문화, 가격적인 이득 외의 것을 얻게 하는 문화, 지역통화 순환 시스템, 사람을 지원하는 시스템 등등. 하나하나 뜯어보면 큰 건 아니지만 지역에 협력하려 하고, 이득은 작더라도 큰 그림 아래에서 움직이고. 각 이야기를 보면 작은 행동이지만 모아 놓고 보면 카페 운영을 하면서도 목적지를 놓고 간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 목적지는 맨 마지막에 나오고요.


보고 있노라면 커피산업 자체는 레드오션일지 모르지만 그 어떤 것이든 레드오션이 아닌게 있나요. 새로운 것을 찾아 뛰어들 기획능력이 부족하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렇게 운영해봐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반을 버틸만한 재력이 필요하겠지요. 하하;


하여간 카페가 레드오션이라면 그걸 푸르게 바꾸는 것은 기획력이구나 싶습니다.'ㅂ' 한 카페의 운영 사례 연구에 가까우니 실제 적용은 다른 이야기겠지만 무조건 레드오션이다 할 일은 아니군요.




루이즈 픽포드. 『유럽 브런치 스타일』, 윌리엄 링우드 외 사진, 조성희 옮김. 이끼북스, 2009, 16000원.

박지현. 『담양댁의 열두 달 살림법』. 수작걸다, 2011, 14800원.

애슬리 페커.『수플레』, 박산호 옮김. 박하(쌤앤파커스), 2016, 14000원.

가게야마 도모야키. 『천천히 서둘러라』, 유미진 옮김. 흐름출판, 2016, 13000원.


이런.

『수플레』가 쌤앤파커스 책인 줄 진작 알았다면 피했을 건데..=ㅁ= 다음에도 박하에서 나온 책은 일단 확인하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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