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첫 사진은 행복이 아니라 팥빙수. 아마 올해 첫 팥빙수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올 여름 첫 팥빙수는 맞을 거예요. 요즘 도통 먹으러 나가질 않았으니까요. 음식 관련 글도 거의 다 편의점 과자류나 빵이고 간식류는 손에 꼽을 정도일걸요.


덕분에 식비는 꽤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지름총액은 줄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지출총액의 법칙.(...) 지름신은 언제나 등 뒤에 계시므로 지갑을 단속하여 지름을 줄이면 다른 지출이 발생하여 지출비용 총량은 언제나 비슷합니다.



헛소리는 적당히 하고 엊그제의 이야기를 해보지요. 아주 오랫만에 홍대 카페 마실을 다녀왔습니다. 음. 마실도 이제는 표준어라면서요?



홍대에 이래저래 볼일이 있어 북새통 가서 『문호 스트레이 독스』  만화도 전 권 구입하고 그 김에 벼르고 있던 카페를 가봤습니다. 오후의 모임 장소가 홍대 토즈라 거기서 멀지 않은 곳을 골랐지요. 카페 imi. 이미라고 읽고 옛 청기와주유소 뒷편이라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카야보다 토즈에서 가깝고요. 미카야는 마지막으로 간 것인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네요. 하기야 홍대 카페 돌아다니는 것도 아주 오랜만입니다.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일단 팥빙수가 6천원이랍니다. 이것부터 시작하자 싶어 덥석 주문했습니다. 1인분이 6천원이고 2인분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가격 기억은 못하고요.




감상을 요약하면 집에서 만든 팥빙수 맛입니다. 위의 인절미도 직접 만든건가 싶은 그런 맛입니다. 검은깨가루에 콩가루를 섞은 것 같은 맛이 납니다. 집에서도 흑임자 인절미를 종종 먹는데 이렇게 고운 가루로 만들기는 어렵더라고요. 미니믹서로 갈면 깨가 뭉치던데.=ㅠ= 그래서 콩가루가 들어간 건가 싶었던 겁니다.






하여간 고소한 떡도 맛있고, 그 아래 팥은 빙수팥치고는 약간 뻑뻑하지만 달지 않아 맛있습니다. 얼음도 곱게 갈렸고요. 다만 얼음은 우유 얼음이 아니라 곱게 갈아 위에 우유 뿌린 것이고 막판에는 얼음 간 것이 조금 엉겨있습니다. 팥이 뻑뻑하니 얼음이랑 같이 먹기보다는 따로 먹게 되더군요.  섞어 먹기 보다는 각각 먹게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체력이 달렸던 터라 맛있게 한 그릇 비우고 잠시 딴 짓하고. 그러고 나니 저녁 모임 가기 전에 케이크 하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리하여 잠시 고민하다가 그날 처음으로 나왔다는 복숭아 타르트로 결정하고 카페라떼와 함께 주문했습니다. 파운드케이크가 3~4종, 무스케이크가 몇 종 있었는데 딱 이거다 싶은 것은 없어서 고민중이었거든요. 나중에 가을되면 몽블랑 먹으러 가보고 싶지만... 갈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하하.;ㅂ;






도착한 케이크와 카페라떼. 타르트 가격은 8천원이지만 들어간 재료만 봐도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복숭아 속에 크림이 들어가 있다던데 커스터드는 아니고 유크림에 잼을 섞었다고 하더라고요.






칼을 들었으니 일도 양단. 단 번에 가릅니다. 칼이 잘 들기도 하고 케이크 자체도 걸리는 것 없이 잘 잘립니다. 단면 보시면 알겠지만 손이 엄청 가겠더군요. 맨 아래의 타르트는 아몬드크림에 주사위 모양으로 썬 복숭아를 넣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냥 알갱이가 아니라 왠지 설탕에 한 번 조린 것 같아요. 그러니까 바닥의 타르트 → 그 위에 설탕으로 조린 복숭아를 섞은 아몬드크림을 넣고 구움 → 위에는 껍질 벗긴 백도를 통째로 올렸는데 → 그 속은 크림을 채우고, 그 크림은 살짝 새콤한 맛이 도는 복숭아맛이라. 그 익숙한 맛은 복숭아요거트를 떠올리게 하는데 → 분명 그 크림 속에는 복숭아 잼도 있단 말입니다. → 게다가 타르트 위에 바로 복숭아를 얹은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접착제로 쓰는 뭔가가 있고. 이건 정확하게 파악 못했습니다.



케이크를 조금씩 잘라서 맛을 보는데 재료가 제각각이다보니 최소 3개로 분리가 됩니다. 크림, 복숭아, 타르트. 각각 먹게 되지만 같이 먹어도 따로 먹어도 다 맛있다는 것은 참 좋지요. 재료 수급의 문제로 아마 8월 중에는 생산 종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먹어보고 싶은 분들은 빨리 가시어요.-ㅁ-




참, 이 케이크 이름이 행복입니다. 이름 그대로 먹는 사이에 행복해지더군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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