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9시에 시작합니다. 어머니는 다른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혼자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혼자서 나온 것은 깁스 후 처음이니까 4주? 그래도 처음에 목발짚고 나갔을 때보다는 다니기 나쁘지 않더군요. 가방이 흘러내리는 것만 빼면 좋습니다. 오늘 깁스를 풀면 신발을 신어야 할 테니 가방에는 운동화 한 짝도 넣어갔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정말로 깁스를 풀 수 있을까 걱정하다가 무서운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전기톱으로 깁스를 썰 때는 움찔움찔했고요. 그리고 깁스를 풀고 나서 맨다리를 보았을 때의 기쁨을 잊지 못합니다. 그랬는데...



문제 1. 발바닥이 아파요

이유를 모르겠는데 발바닥이 아픕니다. 발을 딛으면 딛는 부위부터 전체적으로 통증이 올라옵니다. 원숭이 꽃신의 그 발바닥 같은 느낌.-_-;


문제 2.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갑니다.

쓰지 않아서 그런지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갑니다. 그래서 걸을 때 발목이 꺾여요. 걷다보면 저절로 깁스를 하고 있을 때와 비슷한 자세로 발을 딛게 됩니다.


문제 3. 종아리에 쥐가 나요.

다리 근육을 거의 안 쓰고 힘 안 주려고 노력하고 있었으니 그런가봅니다. 걷는 도중에도 계속 왼쪽 다리에 쥐가 납니다. 그러니까 근육의 수축 경련이죠. 조금 걷고 당겨주다보면 풀리긴 하지만 처음 걷기 시작할 때는 왼쪽 종아리 근육이 굉장히 당깁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다친 발가락이 왼쪽 엄지라 왼쪽에 깁스를 하고 있었는데, 저 왼발잡이입니다.(...)

발잡이는 보통 손잡이보다는 적게 영향을 주지만 걷다보면 느낍니다. 자주 쓰는 다리에 힘을 더 줍니다.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을 더 자주 쓰는 것처럼 왼발잡이는 왼발을 더 자주 쓰나봅니다. 왼발잡이란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체육시간 때 높이뛰기 하면서 밖에 없었는데.... (왼발잡이가 그 당시 반에 딱 셋이었습니다.-_-)



그리고(2) 이 발로 도서관에 가서 책 8kg을 반납하고, 출장 준비물을 사러 홍대에 다녀왔습니다. 이 두 가지 하는 것만도 하도 피곤해서 신세계 가서 파운드 케이크를 사는 것은 얌전히 포기했습니다. 마트에서 뭔가 사갈까 싶었지만 무게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피로도를 올리더군요. 그래도 바빈스키 콜드브류 앰플은 무사히 두 개 손에 쥐고 들어왔습니다.


집에 와서 씻으며 비교해보니 의외로 깁스한 다리가 더 굵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왼발이 퉁퉁 부었습니다. 깁스하기 전과 비슷하네요. 이거, 도로 뼈가 틀어지는 건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오늘밤은 얼음팩 올려 놓고 자야겠네요. 그래도 깁스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합니다.



4주간 운동을 쉬었지만 유산소 운동은 더 쉬어야겠습니다. 어흑.;ㅅ;



트위터에서 주운 사진. 음.. ... .. 정말로 이런 새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포토샵으로 슬쩍 손을 댄건가? "분부하십시오, 주인님." 이런 분위기라. 뭔가 일을 시키면 잘 한다고 하지만 10%쯤 부족하도록 실수를 저지를 것 같은 그런 모양...




1.아침 일찍 병원 가서 검진 받고.

1.1 깁스를 풀지 못하면 휴가 연장을 신청합니다.

1.1.1 따라서 일요일의 출장은 취소됩니다.

1.1.2 일요일 출장에 필요한 물품 사러 나가는 것도 취소됩니다.

1.1.3 도서관 책 반납 ...(눈물) 못하는 거군요.


1.2 깁스를 풀면 월요일 출근 일정에 대해 확인받습니다.

1.2.1 일요일의 출장을 가기 때문에 그 건도 보고합니다.

1.2.2 일요일 출장에 필요한 물품을 사러 갑니다.

1.2.3 그 김에 도서관에 가서 그간 묵은 책을 반납합니다.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있을 사건으로 그 후의 일정이 갈립니다.



2.병원 가면서 그 옆의 은행에 가서 환전한 엔화를 찾아옵니다. 엔화는 소중하니까요.(...)



아침에 입맛이 없어 커피를 들이 부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러고도 위가 멀쩡한 것이 신기한데, 이미 커피 카페인이 혈액 구성성분인 수준이라 커피에 대한 위벽 내성이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커피도 그냥 커피가 아니라 사약 커피거든요. 커피에 뜨거운 물을 계속 부어 마셔서 막판에는 커피빤물에 가까운 커피가 되지만 첫모금은 커피는 에스프레소 50% 희석액에 가까운 맛입니다.

솔직히 커피보다 홍차가 위에 더 안 받아요. 희한하지만 홍차가 위벽을 더 긁더군요.



일단 데이터 작업 자체의 고지가 보이기 때문에.. 업무 복귀 하더라도 다음주까지는 데이터 작업을 다 털 예정입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파견근무가 시작되는 다다음주부터는 서문을 적고 상관님께 컨펌 받는 것. 이게 최종 목표인데.. 데.... 마감일이 코앞이라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안되면 마감을 미뤄야죠. 하하하하. 이놈의 G4가 쓰러지지 않아! ;ㅁ; 내년 여름에 끝내고 싶은데! ;ㅁ;



슬슬 나가기 전에 짐정리부터 해둬야겠습니다. 병원 다녀오면 바로 나갈 거니까요. 끄응.


자아. 다음에 쓸 글은 그 4주간의 체중 이야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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