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구입했던 간식들 중 일부. GS25에서 구워파는 브라우니 쿠키가 참 궁금했는데 맛은 ... .. 쿠키 먹을 때 묘하게 멸치향이 올라온다고 느꼈습니다. 뭘까요.



출산 절벽 이야기가 아침부터 포털 메인 기사로 떴는데 어제가 어린이날이라 그런가봅니다. 멀리갈 필요도 없이 제 친척들을 보아도 4-2-1의 형태가 많습니다. 저보다 어린 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서도 종종 4-2-1의 형태를 넘어서 두 명의 자녀 중 한 명은 결혼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그 경우는 4-2-1보다 더한 절벽으로 떨어지는 셈입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중산층이 자녀를 적게 낳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 하나에게 투입하는 자원이 평균보다 높을 수록 둘째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보이고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혼 안하고 버티는 저부터도 출산 절벽에 기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하하하하..(먼산)



엊그제 Oso님의 논문 리뷰 중 여자와 남자가 아이에게 투자하는 시간 비율에 따라 자녀수가 달라진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꽤 공감했습니다. 주변에서 보아도 남자가 투입하는 시간이 훨씬 적어 보여서요. 그게 남자선배들이 결혼하라고, 결혼 정말로 좋다고, 꼭 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감각일까요. 아니, 그분들은 '아내는 참 힘든데 애들은 참 귀여워'라고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도 했지요. 뭐, 사람들 앞에서 하는 이야기와 가족들 앞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은 저 자신도 경험하고 있고 하고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자식들에 대한 온도차가 좀 있어 보여요.


주변에 출산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거기에 들어가는 자원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있는데 머리가 아플 정도로 정신 없더랍니다. 집이 작으면 집부터 해결해야 하고, 기저귀를 천/일회용 중 어느 쪽을 쓸 것이며, 각각의 투입 자원에 대한 효용도를 생각해야하고, 출산 후 필요한 개인 물품이나 아기 용품도 생각해야하고, 유모차 같은 것도 현재 차의 트렁크에 들어가느냐의 문제부터 시작하여 ... ... 아니, 이런 건 빙산의 일각이니까요. 이걸 업무와 집안 관리와는 별도로 생각하고 비용 준비를 한다는 것이 문제일뿐. 허허허.



가방끈이 짧아지고, 사회 진입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지고 안정적인 직장을 잡거나 다음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누가 뭐라해도 출산율은 올라갈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체감적으로 만혼과 출산율 저조를 느낀 것은 정규직을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비정규직이라도 잡기 쉽지 않으며, 취직 자체에 시간이 걸리고 학자금 대출 등으로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진 후였다고 기억하니까요. 뭐, 주변에서도 빨리 취직하면 그마만큼 빨리 결혼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것도 실제 연구는 아니고 제 주변의 사례일뿐이니 확실하지는 않네요.-ㅁ-



음, 이런 생산적이지 못한 이야기는 이제 적당히하고 책 읽으러 돌아갑니다.

류라고 하는 것은 일파, 혹은 일가를 빗대어 가리키는 겁니다.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많이 쓰는 단어가 아닌데 ***류라고 부르면서 특정 인물이 그 분야에서는 하나의 가(家)를 이루었다거나 다른 사람과는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 특징이 있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뭐, 저자의 다른 책 제목으로 아예 『단식쿠킹』이 있으니 류가 아니라 식이라고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도 하나의 파라고 보아서요.

이 책은 단 가즈오류 미식서입니다. 읽는 내내 이 사람 마누라는 도대체 무슨 죄로 ...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좋아해서 한 결혼이라면 두말할 수 없겠지요.


사실 단 가즈오라는 이름은 미식이나 소설이 아니라 엉뚱하게 건축 쪽에서 먼저 읽었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본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에서 몇 번 단 가즈오가 언급되고, 단 가즈오의 집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단 가즈오가 여행 다닐 때 썼다는 요리가방도 어딘가에서 소개되지 않았던가요. 읽어보니 순식간에 호텔 화장실을 주방으로 만드는 무서운 가방이더군요.



'이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무서운게 다자이 오사무도 친구로 자주 등장하고 아쿠타카와 류노스케도 책 속에서 아는 사람으로 언급됩니다. 사카구치 안고도 언급되었던가...? ... 같이 노는 사람들을 보면 유유상종. 음, 보통 사람은 절대 아니겠구나 싶습니다.


수필이라 그런지 굉장히 편하게 쓴 글인데 읽다보면 묘하게 무라카미 하루키가 떠오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은 가볍게 읽을 잡지에 가볍게 후르륵 넘길만한 수필집이라 생각하면 단 가즈오의 수필은 그보다 음식 관련 잡지나 여행 잡지, 아니면 꽤 이름있는 문화지에 가볍게 읽을 거리로 실릴만한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남자음식'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식재료와 음식과 조리법을 소개하되 그게 또 일본문화와도 연결되어 읽히는군요.


각 편이 짧은 편이라 읽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읽다보면 이 사람이 굉장히 오래 살았구나 싶을 정도로 술술술안주안주안주술안주술안주술술술안주 입니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 옆에 맥주 한 캔과 따끈한 통조림 하나라도 가져다 놓고 읽어야 할 것이며, 술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금주해야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에 자주 휩싸일겁니다. 책 맨 뒤에, 단 가즈오의 아들이 적은 후기 같은 것이 있는데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음식만들기를 시작했지만 자신은 아버지가 매번 연회 음식(안주)만 만들어서 어쩔 수 없이 자기 밥은 자기가 챙겨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 읽고 보니 더더욱 공감되더군요. 허허허허.



계절에 따른 일본의 식재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음식들, 그리고 심지어는 만주나 러시아(연해주 쪽?) 음식 이야기도 나옵니다. 1912년 출생이라 태평양전쟁 때도 참여했거든요. 중국쪽은 보도반으로 다녀왔다고 하니 말입니다. 독특하고 신기한 이야기가 많으니 식재료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 번쯤 보시길.



단 가즈오. 『백미진수: 맛의 사계를 요리하다』, 심정명 옮김. 한빛비즈, 2016, 14000원.


책의 일러두기를 보면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다고 하는데 헷갈리는 부분이 여럿 있습니다. 일본 번역서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야쿠시마가 맞을까요, 야쿠 섬이 맞을까요? 가모가와와 가모강은? 죽의 한자 병기는 좋지만 그걸 가유라고 읽으니 뭔가 걸립니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책 자체가 번역하기 워낙 난감했을 것인데다, 등장하는 인물뿐만 아니라 여러 단어에 대해서도 상세한 주까지 달아 놓아 상당히 읽는 재미가 있었던 고로 막판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읽게 되더군요. 하하하; 이번 연휴 기간 중에 생각나면 하나씩 짚어서 다른 글로 적어보겠습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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