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에 있는 호텔 피에나는 조식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호텔 조식을 두고도 순위를 매기는 모양인데 이번에도 1등을 한 덕에 3년 연속 1등이라던가요. 2등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3등은 이전에 방문한 삿포로의 교한 호텔입니다. 솔직히 취향으로 따지자면 하코다테의 헤이세이 시오사이칸이 더 취향이었지만 평가기준은 또 다를 테니까요.


둘이 가다보니 접시를 잔뜩 들고 와도 문제 없습니다. 이것저것 나누어 먹는 것도 가능하고요. 종류 가짓수가 뷔페처럼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 가지, 특히 고기요리는 레스토랑 메뉴로 손색이 없는 것이라 그 점을 높이 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케이크도 그렇더군요. 디저트 뷔페로 내도 될 정도입니다.





앞쪽은 닭고기 요리였는데, 아래에 양배추가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껍질 있는 상태로 요리한 닭고기. 이건 G에게 그대로 넘겼던 지라 맛은 못봤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키슈. 양파 등의 채소와 햄이 들어갔는데 맛 없을리 없죠. 게다가 저 키슈의 바닥도 매우 훌륭합니다.





사진 중앙에 오는 것을 찍으려 한 거군요. 라따뛰유랑 돼지고기 파테였나. 파테는 아니고 그 비슷한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ㅠ';





엡, 고기가 뭐더라.; 로스트비프였다고 기억합니다. 같이 나온 푸실리. 이쪽은 카레카레 후추후추하더군요.





이거 참 좋더군요. 포토푀. 짭짤하면서도 뜨근하고, 채소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여기 소시지도 있었는데 떠오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건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요. 소금간이랑 후추 등의 향신료만 잘 맞추면, 그리고 좋은 재료를 쓰면 조금이라도 따라할 수 있지 않나요. 하하하하.;ㅠ;






잼은 호텔 1층 로비의 Patry에서 파는 잼을 그대로 내놓습니다. 피에나는 밀키쉬잼(밀크잼)으로도 유명하죠. 종류가 많으니 그날마다 다른데 여기 나온 잼 중 없는 것도 있더군요. 잼접시 하단 맨 오른쪽은 마말레드인데 껍질부분을 잘게 다져서 만들었습니다. 씹는맛이 참 좋아요. 문제는 저건 품절이라 그런지 없었다는 것. 있다면 한 병 사올까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보면 마말레드 옆이 네 종류 베리를 섞어 만든 4베리잼, 밀키시잼 라이트, 콩가루와 검은깨를 넣은 밀키쉬잼, 밀키쉬 소금의 순입니다. 그냥 퍼먹어도 맛있는 잼이라 사오지 않았습니다. 사오면 안되죠.(먼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야 당연히 맛있습니다. 맛없을리 없죠. 식빵은 무난. 구워먹었다면 더 맛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냥 들고 왔습니다. 아예 전날 저녁부터 안내문을 붙였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한 시간 뒤에 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6시 반부터 시작인 조식을 6시 33분에 내려갔더니 딱 4테이블 남았더라고요. 이미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쪽은 디저트. 차는 다양항 홍차랑 커피가 나와 있고 원하는 대로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디저트가 있는데, 케이크 종류가 다양해 그 중 치즈시폰, 그 뒤의 포레노아, 과일타르트, 딸기 무스를 들고 왔습니다. 다 맛있어요. 딸기 무스는 입가심 겸 들고 왔는데 먹어보니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딸기 크림이더군요. 이런 직설적인 딸기 크림은 만나보기 힘들죠. 보통은 거기에 젤라틴 같이 미끄덩한 식감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딸기 크림.-ㅠ-


포레노아도 괜찮았습니다. 초콜릿맛이 진한데다 시트는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빵, 그 사이의 가나슈크림과 체리.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네요. 시폰은 식감이 괜찮았지만 치즈향은 취향이 아니라 패스. 과일타르트도 그냥 무난한 맛입니다.





G의 접시입니다. 엉망으로 찍었지만 일단 중요한 건 오른쪽의 채소주스. 음, 당근이 메인이었는지 아니면 채소를 섞어 낸 주스였는지 잊었습니다.





멀리서 찍으면 이런데, 저는 서양식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G는 밥을 항상 챙기더군요. 오른쪽의 밥그릇에는 밥과 명란, 생선구이를 함께 담았습니다. 어떤 생선인지는 미처 못봤지만 연어는 아니고 뼈가 가는 편인 흰살 생선이더군요. 명란은 짜지 않았다고 하는데 먹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잼은 따로 잼접시를 쓰지 않고 접시에 그냥 담았습니다. 라따뛰유랑 같이 있는 것은 호텔에서 직접 담갔다는 다양한 채소 피클. 그리고 토마토가 들어간 무슨 찜이 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햄이랑 샐러드용 채소도 많이 집었는데 양껏 담았다 싶더니만 역시 다 먹지 못하고 채소는 조금 남겼습니다.






이건 두 번째 접시. 처음에 들고 올 때 오믈렛(스크램블에그)이 없어서 두 번째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랑 메이플 시럽에, 견과류가 들어간 잡곡빵도 함께 가져왔지요. 달걀요리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감자그라탕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 음료를 안 찍었네요. 우유 반 잔이랑 아삼을 우려 우유를 부은 밀크티. 이 두 가지로 아침 음료를 대신했습니다. 전날 커피를 상당히 많이 마셨던 지라 이날은 조금 자제를. 그래서 저녁 때 피곤했는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카페인을 덜 부은 여파...(...)



호텔 조식은 하루의 시작이니 맛있으면 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지요. 훗훗훗. 게다가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 마음 놓고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여행 때도 G를 슬슬 꼬셔서..(야!)

띵굴마님 시리즈 세 권을 한 번에 빌려 한 번에 다 읽었습니다. 미뤄서 읽을까 하다가 어차피 시간 남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파견근무도 끝나고, 다음주는 또 사무실 출근이고 해서 마음 편히 몰아 보았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가볍게 볼만은 하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가장 큰 이유는 살림살이의 규모입니다. 본가는 제가 살림을 하지 않고, 자취방은 작습니다. 지난 번에 『살림살이가 좋아』를 읽을 때도 일부는 땡기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캠핑이 좋아』나 『살림이 좋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갈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요. 그래도 남의 살림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출간이랑 기획 순서로 따지자면 『살림이 좋아』가 가장 앞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살림이 좋아 2』가 나올 예정이었던 모양인데, 기획을 바꿔서 『살림살이가 좋아』와 『캠핑이 좋아』를 낸 모양입니다. 같은 시리즈로 한 권이 더 있는데 도서관에 없어 신청한 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크지에 가깝지 않나란 생각도 들었고요. 뒤의 두 권은 특히 판형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책장에 꽂아두고 있다가 참고하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는 정도의 책입니다. 정독하거나 각잡고 따라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요. 집집마다 살림 방식이나 살림 규모는 천차만별이니까요. 일부는 따라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 살림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니까요. 『살림이 좋아』 앞부분에 나왔던, '남편이 출근하면 나는 집으로 출근한다'는 이야기가 절절히 공감됩니다. 이건 보통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예요. 정말 집안일을 '일'로 보고 출근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지 않나 싶더군요. 그런 점에서 전 무리입니다. 지금의 제게 집안일과 살림은 취미와 놀이와 해야 하는 일 그 어드메의 경계에 있으니까요. 사실상 결혼을 안하려고 하는 것도 그 연장선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결혼을 하면 집안일도 '일'의 영역에 들어가니까요. 하하하.;ㅂ;



책 취향이나 참고할 것으로 따지면 『살림살이가 좋아』 > 『살림이 좋아』입니다. 캠핑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순위에도 안 오른 거죠. 그리고 보고 있노라면 『살림살이가 좋아』는 일본책 중 카탈로그를 겸한 무크지와 상당히 닮아 있고, 『살림이 좋아』는 『천연생활』을 비롯한 잡지나 책들과 닮았습니다. 차별성을 둔다면 이건 한국에서 나온 책이고 한국의 살림 이야기이니 한국에서 구하는 방법을 더 다룬다는 점이겠지요. 『효재처럼』보다는 더 생활 밀착형이고 살림하는 사람들이 따라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혜선.『살림이 좋아』, forbook, 2012, 16000원.

이혜선.『띵굴마님은 살림살이가 좋아』, forbook, 2013, 1만원. 재독(再讀)

이혜선.『띵굴마님은 캠핑이 좋아』, forbook, 2013, 1만원.


책 가격이 상당히 괜찮네요. 그런 의미에서 집에 들여도 괜찮은 책...-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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