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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수 많은 사람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다친 사람들에게도 위로를...;ㅅ;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글을 끄적이는 정도 밖에 없네요.




어제 마실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험난했습니다. 아침 일찍 카페쇼에 갔다가 일찌감치 돌아보고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G와 같이 쇼핑하러 삼청동 쪽까지 나갔는데 찾아가려던 옷집 하나는 아직 안 열었고 다른 한 곳은 집주인과 세입자의 권리금을 둘러싼 분쟁으로 문을 안 열었더랍니다. 권리금을 집주인이 몇 천만원 받아 놓고는 세입자를 내보내려고 해서 그걸로 분쟁중이더라고요. 문제는 법적으로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란 겁니다. 허허허.



그래서 G와 둘이 테라로사에서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전경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지만 크게 문제될 거라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시위를 제대로 안 겪어보아서 한 실수라고 생각하고요. 이날 오후 4시 반쯤 광화문 테라로사에서 귀가하기 위해 나왔다가 6시 경 집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냐고 하면....






코스 1: K + G

테라로사에서 종로구청, 즉 종각역 방향으로 가기 위해 걷기 시작합니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다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었지만 별 생각 없이 죽 걸어내려갑니다. 그리고 코스 1이 끝나는 그 지점에서 알았습니다. 종로구청에서 남쪽으로 가는 방향을 경찰버스로 완전히 막아 놓아서 나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의경에게 종각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 물으니 가르쳐 주는군요.

북쪽으로 다시 올라가면 위쪽 큰길에서 돌아 남쪽으로 내려가랍니다. 다시 말해 풍문여고 사거리까지 올라가 거기에서 정남쪽으로 가란 이야기입니다. 블럭을 다시 돌아야 합니다.


코스 2: K + G

그래서 거기서 다시 걸어 올라갑니다.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아래쪽을 막아 놓아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갔습니다. 그랬는데, 소머셋을 지나 인사동 입구로 넘어가는 횡단보도로 가려 했더니 그 끝 보도도 경찰 버스로 막았습니다. 거기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은 불가능하고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것도 안됩니다. 완전히 막았거든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화를 내는데, 화내도 어차피 안 열어줄 테니까 돌아서 다시 걷습니다.


코스 3: K + G

그래서 다시 돌아 내려갑니다. 분명 삼청동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 동십자각 사거리에서는 횡단보도 쪽을 열어 놓았으니 그쪽으로 가면 될 것 같더라고요. 거기서 저는 체력이 달려서 광화문광장(경복궁)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G는 거기서 버스 타고 안국역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광화문역으로 가겠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 272를 탔고, G는 광화문으로 갑니다.


272를 타고 한참 밀려서 간신히 풍문여고 앞까지 왔는데 갑자기 버스가 유턴을 합니다. 그리고는 버스기사님이 그러시네요. 여기 도로를 막아서 더 이상 못간다고요. 종로도 막아서 차가 극심하게 밀린답니다. 일단 갈 수 없으니 유턴하고, 혹시 안국역으로 갈 사람은 여기서 내리랍니다. 그리고 내려준 정류장이 풍문여고 앞, 옛 정류장 명으로는 한국일보사 정류장입니다. ... 저, 버스카드 찍고 딱 100미터쯤 왔더라고요. 육두문자가 튀어나옵니다. 대학로까지 다른 버스를 타고 가려해도 갈 수 없습니다. 안국역에서 지하철 타면 충무로에서 환승하고 가야합니다. 그렇게 가느니 차라리 걷고 말지! 애초에 걸어갈 걸! 이렇게 절규하면서 교통 요금 날린 것을 저주하며 집까지 걸어갔습니다.



코스 4: G

272를 타고 소머셋 앞에 있을 때 G에게 전화가 옵니다. 광화문이 막혔대요. G의 걸음 속도를 생각하면 아마 미국대사관 앞에서 막았을 겁니다. 경복궁역으로 갈까 하다가 광화문으로 간 거였는데 결국 도로 걸어 올라가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그 대화 도중 저도 272가 유턴하는 바람에 내렸습니다. 왜 272를 더 안탔냐고요? 거기서 유턴해도 272가 갈 곳이 없습니다. 광화문도 막혔다면 이래 저래 샛길로 해서 서울역쪽으로 돌아서 다시 올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종로가 막혔고 세종로도 막혔습니다. 퇴계로로 가려면 서울광장근처를 지나야 하는데 거기도 막혔을 테고요. 결국 272는 남쪽 서울역까지 내려갔다가 남대문시장 남쪽을 지나 퇴계로로 빠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까지 얼마나 밀릴지는 상상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울역까지 가는 그 시간이면 저는 걸어서 집에 도착합니다.

코스 5: G

그리고 제가 어머니에게 광화문 주변의 교통 통제상황을 전하고 있을 때 G는 걸어서 경복궁역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1호선 환승. 사람이 많았던 데다 예의 없는 어느 커플 때문에 열받은 모양인데.. 하여간 저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차피 버스요금 환불 요구를 해도 제대로 안 먹힐 것, 그냥 포기하고 말렵니다. 하지만 이 원한은 잊지 않습니다. 주말의 광화문은 그냥 걸어다니는 것이 낫네요.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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