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무릎 담요를 내놓든,




저는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정말로요.

...

정말로 안 쓴다니까요?






그리고 위의 말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통장 잔고가 바닥이라 뭔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교통비랑 지난주였는지 그 전주였는지 도착한 Manual의 결제금액이 13만원을 넘은 고로 그거 대는 것만 해도 허덕입니다. 허허허.



지금 만사가 허탈해지는 업무 메일을 한 통 받고는 영혼이 바스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하아. 덕분에 오늘은 위가 줄어들어서 아침에 먹은 간식 빼고는 사과 하나, 달걀 하나, 커피 한 포트가 전부네요. 하지만 배가 고픔에도 뭔가 집어 넣을 생각이 안 들어요. 속이 울렁거릴 따름. 하하하하하. 괜찮아요. 이 또한 지나갈 겁니다.



집 근처에 새로운 중국집에서 시켜보았는데 원래 시켜먹던 집에서 나은 점을 특별히 발견하진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원래 시켜먹던 집이 단골인 것은 아닌데 특별히 더 맛있지도 않으니 원래 집에서 계속 시켜 먹겠지요. 탕수육은 나쁘지 않지만 짬뽕이 마음에 덜 들었습니다. 해산물은 많이 들어갔지만 맨숭맨숭한 맛이라.  ... 차라리 만들어 먹을까란 망상도 아주 조금 했다니까요. 하하하.

진짬뽕이 괜찮다는 말을 들었으니 그 쪽을 시도할지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가정형.






정체를 알 수 없는 양념. 결과물도 그랬습니다. 채소국물에다 허브 드 프로방스 약간, 고춧가루 한 작은술, 토마토페이스트 한 큰술, 소금 약간의 비율인데 생각보다 고춧가루가 매웠습니다. 그나마 감기기운이 있던 때라 약간 매콤한 맛이 더 마음에 들더라고요. 아, 뭐에 섞었냐면, 평소 카레를 만들던 조합에다 저 양념을 투하한 겁니다. 이번에는 양파 다섯개, 감자 큰 것으로 하나, 당근 큰 것 하나, 닭가슴살 600g. 여기에 카레 한 봉지를 넣으면 평소 입맛 기준에서는 짭니다. 다음에는 2/3만 넣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는 이런 괴식을 만들고 있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원래 목표하던 것은 굴라쉬였습니다. 결과물은 굴라쉬와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괴식.






지난 월요일의 간식. 고구마형 과자는 이날의 점심이었고 소시지랑 시폰컵케이크가 아침이라면 아침이었습니다.






시폰케이크란 이름을 달고 있던 이 샤니 제품이 오늘의 괴식입니다. 앞에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것은 태공의 귀-정확히는 머릿수건입니다. 하여간 저런 조그만 삽을 끼워주는 것이 저 제품의 특징인데, 삽에 묻은 노란 것은 커스터드 소스입니다. 검은 것이 바닐라빈이라고는 하나 감기 때문인지 원래 그런건지 바닐라 향은 거의 못느꼈습니다.





속에는 크림하고 커스터드크림이 있는데 둘 다 느끼하긴 마찬가지고, 커스터드 크림도 전분이 들어가서 그런지 뻑뻑하고 텁텁합니다. 그런데다 시폰케이크라면서 폭신하기는 커녕 질기고 단단한 식감이라 마음이 상했지요. 예전에 종종 제과점에서 팔던 그런 컵케이크 수준만 되어도 그럭저럭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텐데 크림이 들어갔다 뿐이지 맛은 그만 못합니다. 크림이 맛있는 것도 아니고요.




가끔 신상품이 나오면 도전하지만 만족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니 실험실 고양이를 자처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텐데요. 허허.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