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소가 떠오르는 제목 구성이지만 넘어갑니다. 바시소가 뭔지 모르시는 분은 그대로 넘어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나무위키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지만.... 원조는 사자와 옷장과 마녀라고 우겨보죠.



파이프오르간은 만들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야 오르간이라고 하면 풍금이 먼저 떠오르고 자동연상으로 어느 소설가가 떠오르는데, 그건 넘어가고. 하여간 풍금을 오르간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르간이라 하면 작은 피아노 형태가 연상됩니다. 파이프오르간은 대규모죠. 가격이 비싼 것은 둘째치고 그거 설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갑자기 왜 이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B님이 음악도서 감상을 올리면서 성당건축과 파이프오르간에 대해 논문을 찾아보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저, 많이 심심했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김에 검색해보았습니다.(...)



1.검색어: 오르간 + 성당

오르간으로 RISS를 뒤지면 총 1985건의 자료가 나옵니다. 학위논문 646, 학술논문 85, 단행본 1211. 확실히 이쪽 전공은 다르네요. 학술논문의 수가 굉장히 적습니다. 아무래도 예체능이라 논문보다는 실연 위주로 그럴 거라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여기에 성당이라는 키워드를 추가하면 총 88건이 나오는데 단행본이나 학술지보다는 학위논문 쪽이 그나마 나을 것 같습니다. 2004년에 나온 '한국의 오르간과 오르간 음악'이 박사논문이라 그나마 볼만 할 겁니다. 조금 예전 자료이긴 하지만 이대 박사니까요.=ㅁ= 그리고 한국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의 내역(연도순)이란게 목차에 있는 걸 보면 꽤 재미있어 보입니다? (아, 이런 논문 읽으면 안되는데... 데....)


2012년에 상명대 석사로 나온 '종로성당의 리모델링을 통한 음향지표연구'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석사라 위의 내용보다는 조금 약하지 않을까 싶지만, 음향이 어떻게 변동되었나 그런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이고요.


가톨릭 전례와 개신교 예배 안에서의 오르간 역할 비교연구라는 논문도 있습니다. 이건 가톨릭대 석사로 2013년에 나왔습니다. 개신교 예배 안에서 오르간의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썼으니 아마 간략하게 파이프오르간의 역사에 대해 적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검색어: 오르간 + 건축

그 다음으로 오르간에 교회로 제한을 걸까 했는데, 그러면 꽤 많이 나올 것 같아 건축을 한정어로 걸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르간으로 검색하고 결과내 재검색 키워드를 건축으로 넣었습니다. 그러자 학위논문은 달랑 10편. 학술논문도 없이 학술지랑 단행본, 연구보고서만 나옵니다. 이럴 때는 학위논문만 보면 되죠.


슬프게도 딱 맞는 것은 없네요. 그나마 흥미가 도는 것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축소모형을 활용한 장방형 콘서트홀의 천정요소 설계'입니다. 한양대 2012년 석사논문입니다. 앞서도 검색되었지만 넘어갔던 인천가대의 2005년 석사논문은 '교회 안에서의 전례와 악기의 관계성 고찰: 파이프 오르간을 중심으로'인데 건축과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건축 키워드를 넣어 잡힌 걸 보면 ... 이라 쓰고 목차를 확인하니 이런. 아예 교회 오르간의 역사를 통째로 다루었네요. 이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충남지역을 중심으로 교회 오르간 음악에 대한 실태 연구를 한 것도 있는데, 대전을 중심으로 한 거라 충남 전체를 다루진 않은 모양입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이번에는 한정어를 교회로 넣습니다. 총 474건. 이중 학위논문은 207건이고 학술지가 20건, 단행본이 246건.

그 중 추가로 검색된 것의 제목만 적으면 이렇습니다.

-가톨릭 교회 전례에서의 오르간 음악의 역할과 위상: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2005)

-한국교회와 오르간(1974)

-한국 교회의 종교적 이미지와 교회 공간에 대한 연구(2007)

-미사 안에서의 오르간 음악에 대한 사제들의 이해와 발전방향 연구: 수원교구 사제들을 중심으로(2011)

-가톨릭 전례에서의 악기 사용에 대한 연구: 파이프 오르간을 중심으로(2010)


위의 논문은 다 석사논문입니다. 박사논문은 없네요. 그리고 그 외의 오르간 논문은 오르간 음악에 대한 것입니다. 설치와 관련된 내용은 많지 않네요. 그래도 이정도면 그럭저럭 읽을만 하겠지요. 다만 여기까지가 검색 한계고, 다시 관련 논문들은 위의 박사논문이나 석사논문을 붙잡고 참고문헌을 찾아가며 봐야 할 겁니다.'ㅂ'

원래 이름은 직조기가 아니라 미니베틀, 루미니(loomini)입니다. 미니베틀이라는 이름처럼 베를 짤 정도의 큰 틀은 아니고 어떻게 보면 화방에서 파는 캔버스 제일 작은 것이 떠오르는 정도의 크기입니다. .. 그러고 보니 캔버스 틀을 직조기 틀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네요. 다만 루미니의 중요 포인트는 날실을 들어올리는 방식이라 집에서 간단히 하기에는 이런 직조기가 훨씬 쓰기 편합니다.




ciiz님이 빌려주신 틀은 개량 전 버전이랍니다. 지금의 개량 버전은 틀을 위 아랫부분에 홈을 파놓아서 거기에 실을 걸면 자연스럽게 날실을 고정할 수 있습니다. 이건 매끈하고 동그랗기 때문에 적절히 묶어 가며 고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장력이 일정하지 않게 되더군요. 쓴다면 개량품을 쓰실 것을 추천합니다. 개량품 설명은 Ziium의 loomini 설명을 참조하세요.(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ziium_/220218734176)


가운데 있는 부분은 잉아로, 루미니의 핵심이라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잉아 몸통에는 5mm 간격의 홈이 있는데, 홈이 두 종류입니다. 얕은 홈과 깊은 홈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 날실을 끼워 넣습니다. 그러면 실 간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다 잉아 아랫부분은 각이 져서, 돌리는 방향에 따라 실꾸리를 넣기에 용이하게 되어 있습니다. 베를 짤 때도 그렇고, 어렸을 때 평직과 능직 같은 기술가정 용어를 기억하신다면 천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아실 겁니다. 저건 평직 형식으로, 씨실을 걸어 놓으면 그 위에 날실이 1번 씨실 위로, 2번 씨실 아래로, 3번 씨실 위로 하는 식으로 건너 건너 들어갑니다. 그걸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홀번째의 씨실과 짝번째의 씨실이 따로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잉아에 파놓은 홈과 잉아 아랫면의 평평한 면을 이용해서 하는 거죠.


예전에 보았던 태피스트리 틀에서는 실꾸리를 넣기 위해 건너 건너 날실을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를 쓰거나 홀번째 혹은 짝번째 실을 걸어 묶어서 들어 올리라고 하더군요. 이쪽이 훨씬 편합니다.



그리고 결국 저렇게 걸어 놓은 실 중 일부가 장력이 안 맞아 늘어지는 통에 막판에는 조금 고생했습니다.=ㅅ=






날실과 씨실 모두 G가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털실을 썼습니다. G가 목도리 뜨다가 남은 털실이 여럿 있고 색만 다른 같은 실이길래 적당히 섞어서 썼지요. 오른쪽에 보이는 실꾸리에 적당히 감아서 쓰면 됩니다. 처음에는 중간에 끊어서 실을 교체했는데, 그럴 필요 없이 무작위로 실을 감아 놓고 그게 다 떨어지면 새 실을 넣어도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렇게 들쭉날쭉한 배색이 나왔습니다.






잉아의 홈을 다 썼는데도 짤 수 있는 너비는 생각보다 작더군요. 컵받침을 짜기에는 좋지만 제가 생각하는 티매트를 만들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마 실제 구입은 안할 가능성이 높네요. 대신 잉아의 아이디어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비슷한 방식으로 길게 제작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럴려면 먼저 나무토막이 필요하고 나무를 오각형 형태에 가깝게 깎을 끌이 필요하고, 대패랑 줄톱도 필요한데. 그걸 구입하는 것이 먼저일지, 아니면 만든다는 것 자체를 까맣게 잊는 것이 먼저일지 저도 모릅니다. 아마 그걸 결정하는 것은 G4의 스트레스 강도겠지요.


아버지께 보여드렸더니 딱 한 마디. 이런 걸 잘 짜는 사람은 옆구리가 예쁘게 나온다고요. 음, 그거 저도 알아요, 아버지. 실은 저거 짜면서 매번 맨 바깥쪽 씨실을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는 걸 잊었더니 저렇게 울룩불룩하게 나왔어요. 하.하.하.

그래도 이정도면 예쁘게 했다는 평을 들었으니 안심입니다. 이런 거 만드는 모양새는 아버지 보는 눈이 더 높습니다. 어렸을 적 친가에서는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다 하고, 증조할아버지의 솜씨가 상당히 좋으셨다던가요. 그러고 보니 그 분도 목수셨죠. 제가 이것저것 만드는데 관심이 많은 건 그 분 때문이라고 우겨봅니다.




하여간 ciiz님 덕분에 재미있는 작업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실 거는 것은 조금 복잡하지만 실제 작업하니 진도가 쉭쉭 나가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게다가 배색하기에 따라 체크무늬 만드는 것도 가능하더군요. 거기까지는 해보지 않았지만 씨실 거는 것부터 해서 작업 시간은 대략 2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중간에 씨실이 늘어지는 것만 아니었다면 훨씬 빨리 끝났을 거고요.


그러니 생각난 김에 집에 있는 나무틀에 씨실 걸기용 못 박는 작업부터라도 시작해야겠네요. 일단 여기 들고 오는 것부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