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5권까지를 한 번에 다 보았습니다. 물론 1-4는 이미 「빙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다 보았습니다. 하지만 보는 것과 읽는 것은 다르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괜찮았으나, 소설 읽는데는 방해가 됩니다. 애니메이션도 꽤 돌려보았던 터라 어느 장면은 들어가고 어느 장면은 빠지고 하는 걸 체크하게 되더군요. 애니메이션이 상세했기 때문에 소설쪽의 묘사가 덜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 엔하위키(리그베다위키)에서 보았던 것처럼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을 둘러싼 이야기는 애니메이션보다는 소설쪽이 훨씬 낫습니다.


일단 차근차근히 이야기를 풀어 보지요.


애니메이션 제목이 그렇기도 하고, 시리즈 첫 번째 권의 제목이 그렇기도 하고. 그래서 흔히 빙과 시리즈로 불리지만 원래는 고전부 시리즈가 맞습니다. 가미야마 고등학교의 동아리, 고전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니까요. 오레키 호타로, 지탄다 에루, 후쿠베 사토시, 이바라 마야카. 이 네 명의 학생이 고전부 멤버입니다. 오레키 호타로와 지탄다 에루는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어 들어왔지만 사토시는 호타로에게, 마야카는 사토시에게 끌려 들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뒤의 두 명은 공사다망한 몸이라 4권까지는 다른 부에도 소속되어 있었고, 사토시는 2학년으로 올라간 뒤에는 총무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아 더 바쁩니다. 그래도 고전부 모임은 꼬박꼬박 나가는 모양이군요.


『빙과』는 고전부의 문집인 빙과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룹니다. 농담 삼아 지탄다엘이라고 불리는 지탄다 에루-실제 지탄다엘과 지탄다 에루는 일본어 철자가 동일합니다;-는 장기간의 행방불명으로 사망신고를 하게 된 외숙부와의 관계 때문에 고전부에 들어옵니다. 고전부 부장으로, 빙과 1호가 발행되었을 당시의 사건과 관련 깊은 인물인 그 외숙부를 둘러싼 이야기를 푸는 것이 에너지절감정책을 외치는 오레키 호타로고요. 이 일을 계기로 지탄다에게 단단히 찍힌 호타루는 그 뒤에도 지탄다의 수 많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두뇌노동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보면 두뇌뿐만 아니라 육체 노동도 제공하는군요. 이런...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는 카미야마고의 축제를 한창 준비하는 여름방학 중, 우연히 여제님의 부탁을 받아 일에 휘말린 뒤 사토시가 말한 힘™의 의미를 절감하는 호타로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뭐, 이 이상의 이야기는 설명하기 어렵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각본가가 쓰러지는 바람에 영화의 각본을 쓰지 못하게 되자 미스터리 영상물을 보고 그 범인을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은데서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음, 으으으으음.(먼산) 앞서 이야기 했듯 호타로는 확실히 힘™입니다.


『쿠드랴프카의 차례』는 축제 기간의 이야기입니다. 빙과를 둘러싸고 문제가 발생한 덕분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다가, 어떤 기회를 잡아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는 호타로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지탄다는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여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는 알력 다툼이 등장하며, 선망과 질투 사이의 무언가도 나타납니다.

솔직히 그런 라이벌이 있다면 ... 아니, 제 성격에는 그 친구를 끊어낼 겁니다. 저는 버틸 정도로 강한 인간이 아니니까요. 하하하하하...


『멀리 돌아가는 히나』는 단편집입니다. 앞서의 이야기들은 한 권짜리 장편이지만, 이건 그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각각의 긴 이야기가 끝난 뒤 애니메이션 한 편짜리로 간략히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 단편집은 애니메이션하고는 맛이 사뭇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이 단편집은 꼭 다시 보아야겠더군요. 특히 초콜릿과 관련되어 얽힌 이야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표제작인 「멀리 돌아가는 히나」도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애니메이션에서의 호타로는 술을 마신 것처럼 분위기에 취해있지만 여기서는 넋이 나가있긴 해도 그리 심하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의 거리 추정』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처럼 여기서도 학교 체육행사로 마라톤 같은 것을 하네요. 20km 마라톤. .. ... 절대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ㄱ-; 하여간 마라톤을 하는 동안 호타로는 그 전날에 발생한 '예비 신입부원의 거부 사건'을 해결합니다. 무사히 해결했지만 그 신입부원이 될뻔한 학생이 제 취향이 아니라 거슬리더군요. 아직 앱니다. 하기야 고등학교 1학년이니 그렇겠지만 지금은 선배가 된 기존 고전부 멤버들이 1학년 때 어땠는지를 살펴보면 그 학생은 조금 많이 어립니다. 마야카랑 많이 닮았는데. 하하하... 그래서 지탄다를 어려워 한 걸까요.

제목의 유래는 관련자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뒤에서 달려오는 인물들과의 거리를 조절하는 호타로 때문에 그럴 겁ㄴ다. 그리고 소설의 중심인물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거리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결론적으로 호타로는 지탄다와의 거리를 조금 더 줄인 것 같습니다.


읽고 나니 엉뚱하게 카페에 가고 싶어지더랍니다. 도중에 카페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와 그런가봅니다. 쓰읍. 사실 고전부 시리즈 때문에 배경 도시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뤘으니 G4가 끝난 뒤에나 갈 수 있겠네요.





라고까지 쓰고. 도서 정보를 찾으러 교보에 들어갔더니 다섯 번째 권이 나오기 직전, 1-4권까지를 묶어 세트 패키지를 냈습니다.




.. 노트는 아쉽지만 받을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고이 마음을 접습니다.^-T;



요네자와 호노부. 『빙과』,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3, 12000원.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3, 12000원.

『쿠드랴프카의 차례』,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4, 13000원.

『멀리 돌아가는 히나』,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4, 15000원.

『두 사람의 거리 추정』, 권영주 옮김. 엘릭시르, 2015, 13000원.


책 가격은 두께에 비례합니다. 두께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감이 없지 않지만 두 종의 띠지, 화려한 표지 디자인, 거기에 속지까지 보고 나면 이 가격 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번역은 여전히 걸리네요. 글 번역이 지나치게 매끈합니다. 세 번째 권인 『쿠드랴프카의 차례』 같은 경우 말장난이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번역을 신경쓸 필요가 있었는데 이걸 지나치게 편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각주도 조금 걸리고요. 그래도 무난하게 했으니 읽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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