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car로 이미지를 찾았더니 이런 게 나오더군요. 아무리 봐도 이거 폭스바겐 뉴비틀 같네요. 한 때는 위시였지만 폭스바겐 답지 않게 튼튼하지 않다는 이야기에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차라리 같은 회사의 골프가 낫다더군요. 하지만 골프는 취향이 아니니 기각. 폭스바겐 중에서는 오직 비틀이 취향이었고 뉴비틀도 100% 취향에 맞진 않습니다.



갑자기 왜 차 이야기를 하냐면, 주변에서 차 운전하라고 옆구리 찌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럽니다. 대중교통 편이 그리 좋지 않고, 출장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불편한 것은 맞습니다. 지방인데다 시골에 가까워서 차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초보운전자로 들어와 중급으로 나간다더군요. 그러면서 저보고도 차를 사라던 사람이 여럿 있었습니다. 딱 잘라 생각 없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돈

차는 그냥 굴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경차를 구입하더라도 구입비는 기본 1천을 넘게 깔고 들어갑니다. 중고로 산다고 한들 차 구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1천 가까이 될 겁니다. 저렴한 차로 사라고요? 안전은요? 초보운전일 수록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고, 사고 과정에서 안전해야 합니다.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은 사고가 발생해도 마음이 덜 아프게, 막 굴릴 수 있게 끌고 다니라는 건데 사고가 났을 때의 안전성은 어떻게 확보할 건가요.

안전성을 생각해서 조금 나은 차를 산다고 하면 비용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구입비는 둘째치고, 중고차는 보험료도 높은 편 아닌가요. 게다가 초보운전자는 보험료가 더 나오겠지요. 기름값은 어디서 대나요. 자주 끌고 다니지 않을 것이라면 차를 왜 사나요. 차를 구입한 이상 열심히 끌고 다녀 초보운전자 딱지는 떼어야 할 것인데 거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은요?



2.필요성

앞서 줄줄 적었지만 저는 그리 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장은 많으나 어찌어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버틸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리고 전 남이 운전하는 차가 좋습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남이 운전해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을 선호합니다. 그 안에서는 책을 읽거나 전자책을 읽거나 웹서핑 하며 다른 글을 읽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운전하면 그 시간 동안은 꼼짝없이 긴장하여 다녀야 합니다.

그리고 제 성격 아시잖아요. 주말에는 꼬박꼬박 집에 가며 어디 놀러다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주중에는 퇴근하면 바로 집에 들어와 방콕하고 쉬어야 합니다. 차 운전할 시간이 없어요. 그것도 일종의 '연수'고 '강습'으로 일에 해당하는 겁니다.



3.위시

실은 이게 제일 큽니다. 저, 사고 싶은 차가 있어요. 어차피 장거리 여행 다닐 것도 아니고 멀리 다닐 것도 아니고 그러니 차 자체가 그리 필요 없긴 한데 그걸 넘어서서 제가 좋아하는 차는 따로 있습니다.





조합을 보고 달걀 프라이에 케찹 뿌린 것 같다며 웃은건 넘어가고. 색 조합은 다양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사고 싶은 차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이 차라고 답하겠습니다. 벤츠의 스마트. 종종 BMW의 스마트라고 헷갈리기도 하지만 저거 벤츠차 맞습니다. 벤츠에서 개발했다더군요. 지금은 소속이 조금 복잡하게 흘러간 모양이지만 하여간 벤츠. 다시 말해 튼튼합니다. 거기에 2인용 경차라 크기도 아주 작은데, 어느 정도냐면 일반 중형차용 주차공간에 가로로 주차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작기 때문에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무리고 주로 도심에서 이용하는데 연비가 탁월하고 튼튼합니다. 게다가 외제차 치고는 쌉니다. 비슷한 급의 경차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라고 하더군요. 중고가격도 높게 설정되어 있다고 누가 그러긴 했지만 중고로 팔 일이 있을까요. 부모님이 차 운행하시는 걸 보면, 그리고 제 성격을 보면 절대 중고가가 제대로 형성될 정도로만 운행할 일은 없을 텐데 말입니다.


하여간 저 차가 제가 좋아하는 차인만큼 1번의 가격 문제는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보통 2천-3천만원 정도는 들어갈 것이고, 보험료로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할 겁니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허리가 휠 지경이고, 여유자금도 없고, 지난 백수 생활 중 까먹은 돈이 월 1백이 훨씬 넘는데 또 돈 먹는 하마를 사라고요? 하하하하하.



그래서 제가 주변에서 '차사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울컥하는 겁니다. 이미 머릿속에서 계산 다하고 제 자금 사정에서는 절대 무리라는 걸 파악하고 포기했습니다. 그러니 속 긁지 마세요..T^T

일본편 네 번째 권입니다. 분위기를 봐서는 도쿄편은 나올것 같지 않네요. 하기야 도쿄보다는 교토쪽이 훨씬 쓸 내용이 많긴 합니다. 교토는 한 권으로도 부족해서 두 권으로 나누어 냈으니까요.


3-4권은 거의 몰아서 본 셈인데, 사실상 3권은 지난 일요일에 보았고, 4권은 지난 금요일 퇴근길에 몰아서 보았습니다. 그날, 원래대로라면 평소처럼 집에 갈 예정이었지만 『셜리』2권이 나왔다는 소식에 흥분해서 홍대를 들렀다 가는 바람에 늦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덕에 평소보다 두 배 걸려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하하하하. 서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앉아서 왔다 갔다 하는데도 기운이 빨려 나가는 느낌이더군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덕분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4 교토의 명소』는 어제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에 실려 다니다보니 시간은 넘쳤고, 책도 꽤 재미있었던 덕분에 중간에 졸지 않고 잘 보았습니다. 참고로 3편은 지난 금요일의 퇴근 길에 읽다가 졸아서 결국 덮었습니다. 하하하; 4권이 더 재미있었다는 반증인지도 모르지요.


이번 편이 재미있는 것은 3권은 도래인의 이야기가 많았지만 4권은 덜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선 통신사의 이야기가 많지만 그건 외교적 교류 선상의 이야기가 많고 도래인은 아무래도 조금 분위기가 다르니까요. 그래도 후반부에 교토편을 다 마무리 하고 뒷부분에 등장하는 고려미술관의 이야기나, 도시샤 대학의 시비 이야기는 덧붙인 부분임에도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사실 이 책 두 권은 한 번 읽을 것이 아니라 한 번 보고, 다시 한 번 더 훑어 보아야 할 이야기로 보이네요. 3권을 읽고 나서는 교토 초심자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4권까지 보고 나니 교토를 여러번 방문한 사람들이 미처 빼놓고 가지 못한 곳을 채워 넣기 위한 책으로 보입니다.


제가 여기서 보고 나서 가야겠다 생각한 곳은 가쓰라 리큐(가쓰라 이궁), 텐류지, 금각사, 고려미술관. 그렇게 교토를 자주 갔지만 여기는 가지 않았지요.

거기에 다음 번에 일본 초행이고 교토는 당연히 초행인 분들을 모시고 여행을 가는데, 그 때 어느 정도로 가고 어느 정도로 쳐내느냐도 고민할 부분이 많더랍니다. 나이도 있고 제가 유홍준 할아버지(...)처럼 답사를 전문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설명하는데도 한계가 있으니, 아마 하루에 2-3곳 정도로 정해 놓고 다니지 않을까 싶네요. 문제는 금각사를 이번에 가느냐 마느냐라는 문제. 금각사에 대해 하도 칭찬을 해두어서 가보고 싶긴 하나, 청수사-은각사-금각사를 3박 4일 일정에 다 넣는 것은 무리입니다.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으로 다녀야 하니 더욱 그렇지요.


...

그러고 보니 3-4권 통틀어서, 기타노덴만구가 있었던가요..? 3권에서 스가와라 미치자네공에 대해 언급한 것은 기억하지만 덴만구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기야 1권이 규슈 편이니 거기서 다뤄서 빼놓고 갔을 수도 있어요.



거기에 덧붙여.

앞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1-2권만 제대로 읽고 그 뒤는 거의 안 보았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이번 권에서 확실하게 알았네요. 왜 건축쪽 이야기가 많은지. 젊었을 때 저자가 공간에서 근무했다고 합니다. 지금 친구들 중에서도 상당수 그 때 만났던 인물들이 많아서 그렇다는군요. 뒷부분에서 기타야마 거리의 건축붐에 대해 언급하는데,


p.393

"그러면 기타야마 거리(北山通)로 가봐요."

"거기 가면 뭐가 있는데?"

(중략)

"이소자키 아라타, 다카마쓰 신, 안도 다다오……."

"아니, 그 분들이 어떻게 거기 다 모였지? 내가 알기에 일본은 지방색이 강해서 도쿄는 단게 겐조, 규슈는 이소자키 아라타, 오사카는 안도 다다오, 교토는 다카마쓰 신, 이렇게 각기 '나와바리'를 갖고 있지 않았나?"

(하략)


처음 알았습니다. 전 그냥 각 건축가가 활동하는 영역이 있는 줄로만 알았어요. 저런 나와바리 개념이 있었던 거로군요. 지금이야 깨졌다고 바로 뒤에 언급하지만. 건축 문외한이긴 하지만 안도 다다오는 당연히 알고, 다카마쓰 신과 단게 겐조도 이름은 들어보았습니다. 아마도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에서 언급되었던 것 같습니다.



p.401

내가 문화재청장을 지낼 때 이야기다. 청장 4년째 되던 해 연두 기자 간담회에서 '문화재청장을 3년 넘게 지내면서 줄기차게 갖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진짜 고민스러운 것은 100년 뒤 지정될 국보나 보물이 이 시대에 생산되고 있찌 않다는 점입니다."


생산은 커녕 국보가 될 만한 건축물이나 기타 등등도 다 부수고 있는 걸요. 설마하니 갤럭시 같은 것이 국보 지정이 될까요? 설마? 아니, 100년 뒤에도 삼성이 저 위상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니 장담은 못합니다. 포니 같은 것은 상징성 때문에 국보 지정이 될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상징성인 거죠. 그것이 정말로 아름다운 디자인과 기능성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 글을 읽는 순간 저 역시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지금 우리는 무언가를 생산하고는 있나요? 생산이 아니라 소비만 하고 있는 것 아니고요?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일본편 4 교토의 역사』. 창비, 2014, 18000원.


문득 든 생각인데, 책의 두께(464쪽), 아트지는 아니지만 컬러도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책값이 이보다 더 나갔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쩌면 일본편 3-4권은 도서정가제 덕분에 책값이 눌렸을 수도 있겠네요. 하기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자체가 그리 책값이 높게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오타가 보이는 곳도 있어서 창비임에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123쪽의 '오리처럼 가기, 토기처럼 뛰기'는 토기가 아니라 토끼의 오타 같아요. 그리고 미시마 유키오에 대해 설명한 부분 중 동성연애자라는 단어가 걸리네요. 저는 동성연애가 비하적 표현,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로 써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이 부분은 확인된 것은 아니니 일단은 넘어갑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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