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과자는 이상하게도 와가시라는 본래 발음보다는 화과자라는 한자어가 더 익숙합니다. 어느 쪽을 더 먼저 접했냐의 문제일 텐데, 등소평보다는 덩샤오핑이 더 낯선 것과 비슷할 겁니다. 주은래가 주언라이보다 더 익숙해요. 하지만 이등박문보다 이토 히로부미가 익숙한 건 왜 그런가.
...

아니, 본 발음으로 읽느냐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느냐는 문제는 다 같지 않나요? =ㅁ=


책 내용만 보고 홀려서 도서관에 찾아갔다가 당황했습니다. 책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챙겨보는 사카키 쓰카사 책이었거든요. 첫 번째 책은 집에 고이 모셔 놓았고, 두 번째 책은 원서로 사다 놓았습니다. 세 번째 책은 취향에서 슬쩍 벗어났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한데 ... 그 사이 제가 챙겨보지 못한 책 한 권이 더 있었군요. 이런.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번 책은 번역이 내내 걸렸습니다. 앞서 나온 책들보다 이번 책의 번역이 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하지만 번역자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다 포기하게 되더군요. 허허허허허. 덕분에 이 책은 그런 앙금이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_-; 차라리 맨 처음 두 권을 번역한 인단비씨나, 세 번째 책의 현정수씨가 했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을 텐데 이 책의 번역자는...(먼산)


이번 이야기는  사카키 쓰카사의 맨 앞 책인 『끊어지지 않는 실』과 이어집니다. 스핀오프라고 해도 이상하진 않은데, 두 번째 이야기인 『신데렐라 티쓰』도 같은 상황의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건 왜 그런지 한국에 번역이 안 되었습니다. 배경이 오키나와의 숙박업소라고 들었는데 왜 안 들어오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원서로 읽을까도 고려했지만 검색했던 시점에서는 하드커버만 나와 있어 고이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은 아라이세탁소와 같은 상점가에 있는 어느 통통한 아가씨가 주인공입니다. 우에모토 교코의 어머니는 아라이세탁소의 파트타임 직원 중 한 명입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세탁소의 파트타임은 셋이었을 겁니다. 그 중 한 분이었지요. 간식을 자주 갖다 주시는 분이라던가. 하여간 교코는 하고 싶은 일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릴없이 놀다가 도쿄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의 화과자매장에 취직합니다. 의외로 직장 찾기는 쉬웠다고 하는데 면접 잠깐 본 것만으로 바로 취직하지요.

조금 이상한 직원들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아도 대체적으로 있을 법한 사람들입니다. 그런 화과자 매장에서도 세탁소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 속의 기묘한 수수께끼가 출현합니다. 그걸 풀어가는 것이 교코이고요. 아니, 풀어 나가는 것은 매니저와 다른 직원일 때도 있지만 하여간 주인공은 교코입니다.'ㅂ'

중요한 것은 화과자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편이 아니던 이 아가씨가 일취월장하더니만 막판에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과자에 대한 욕구를 마구마구 불러 일으킨다는 겁니다. 게다가 아직 화과자에 대해 잘 모르던 그 시기에도 먹는 것에 대한 묘사 만큼은 대단합니다. 으흑.;ㅠ;



그럼 문제는 뭐냐.
화과자 용어입니다. 화과자와 관련된 용어 번역이 걸리는게 많습니다. 센베이나 모나카에는 역자 주가 없는데 도라야키에는 본문에 역자 주가 붙었습니다. 회색 작은 글씨로 처리해서 크게 거슬리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걸리네요. 거기에 5월의 화과자 신작에는 투구와 장미와 오토시부미가 있답니다. 그리고 오토시부미는 찹쌀모찌랍니다. 6월의 과자는 청매, 물의 달, 수국이고요. 그런 부분이 읽다보면 턱턱 걸립니다. 제 취향에는 아예 다 일본어로 부르는 쪽이 편하거든요.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알기 쉽게 번역을 하는 쪽이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어떤 것은 한국어로, 어떤 것은 일본어로 나온 것은 읽다가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소재 특성상 화과자의 유래나 일본 역사, 세시풍속, 절기 등의 설명이 여기저기 포진해 있으니 번역하기 쉬운 책은 절대 아닙니다. 음.. 이걸 현정수씨가 번역했다면 어떻게 나왔을지도 궁금하긴 하군요. 뭐, 제가 특히 좋아하지 않는 번역자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받아 들이는 것도 있을 것이니 뭐라 말하기 어렵네요.=ㅁ=


사카키 쓰카사. 『화과자의 안』, 김난주 옮김. 블루엘리펀트(동아일보사), 2014, 12000원.


읽고 나면 화과자가 먹고 싶어지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젠장.. 교토 여행...;ㅂ;


그러니까 왜 고기 사진이 나오냐 하면, 위가 안 좋아서 요즘 고기 섭취 의욕이 줄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커피는 들이키고 있는데 단 것은 아주 많이 안 땡기고, 고기 섭취 의욕도 줄었습니다. 육식형 인간이라 채소는 많이 안 먹으니 고기 섭취 욕구에 따라 파악할 수 있는데... 의외로 안 땡겨요. 사실 스트레스성 폭식 기미는 있지만 그것만 피하면 단 것도 안 땡기고,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도 적습니다. 그런데도 식이조절을 빡빡하게 당겨서 해야하는 건 간식은 땡겨서 그렇습니다.=ㅁ=

어제는 밤에 뻥과자 꺼내다 먹었거든요. 아마 서랍에 프링글스계 감자칩이 있었다면 그거 털어 먹었을 테고, 새우깡이 있었다면 그거 또 꺼내 먹었을 겁니다. 탄수화물도 인스턴트 계만 땡기나봐요. 사실 요 며칠 전부터 페이야드의 모 케이크에 도전해보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위의 난조로 단 것이 덜 땡기니 가고자 하는 욕구도 가라앉았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케이크는 타이밍인데...ㄱ-;


반면 스트레스 자극으로 인한 음식 섭취는 단단한 쪽에 대한 섭취 욕구로 나타납니다. .. 적다보니 저도 제가 뭔 소리 하나 싶긴 하지만.. 건빵이라든지, 뻥과자라든지, 센베라든지. 이런 종류의 단단한 먹거리가 더 땡기네요. 그러고 보니 매번 10-11월의 가을철에만 이런 과자를 찾았지요. 거참..; 집에 사다 놓으면 사단 날 겁니다. 몸무게 늘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고, 그러면서 덩달아 스트레스 지수도 올라갈 테니까요. 지금 생강쿠키를 굽고 싶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주말에 생강쿠키랑 굴라쉬를 만들까 하는 건 분명 스트레스의 영향일 테고요.;


스트레스의 원인은 늦어도 이달 중으로 보고서 하나를 마감해야하고, 늦어도 이달 중으로 두 개의 보고서 초안을 잡아야 한다는 거죠. 하하하하하....;ㅂ; 아.. 정말 일하기 싫습니다. 여름에도 빡빡하게 일했더니 지금 슬슬 진이 빠지네요. 하지만 동료들을 보면 저 따위는..ㄱ-; 싶은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저는 댈것도 아닙니다. 으흑으흑.

하여간 이번 주 내에 결판을 지어야 겠지요. 이놈의 보고서들.ㅠ_ㅠ 왜 쓰러지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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