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에서는 SF 찾아보기가 참 힘든데, 거기에 SF 로맨스라면 더더욱 찾기 어렵죠. 그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인 SF 판타지 로맨스 『푸른 피아노』가 완결났습니다. 개인지는 주문 해놓았으니 저는 결말 보고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하.


막판에 커플천국 솔로지옥을 외치는 지라 달아서 읽기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면..-ㅂ-


시작은 소 풀 뜯는 소... 아니, 광경입니다. 이쪽편에는 황색 소가, 저쪽 편에는 검은색 소가 풀을 뜯습니다. 통째로 초지예요.-ㅂ-



연못인지 호수인지, 물 웅덩이인지. 하여간 푸른호수를 보고 나와서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찍은 곳이 치요다팜입니다. 왜 여기로 왔냐면 비프스튜가 있었거든요. 거기에 호수에서 비에이쪽으로 나오는 도중에 빠지면 된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움직이던 시간이 11시 반 경. 이동하면 식당에는 12시에 도착할 텐데, 그럼 많이 기다릴 것 같더라고요.

하여간 G를 독촉해 이틀 전에 구글맵에 잡아 놓았던 치요다팜의 위치를 잡고 검색합니다. 미리 적어두었던 네비게이션 맵코드를 넣으니 친절하게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합니다.



그러나 앞서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한 덕분에 12시 40분에나 식사가 가능하다 하더군요. 일단 대기 걸어 놓고 바로 옆의 농장을 구경하러갑니다. 저 풀뜯는 소도 거기서 보았고요.
올라가다보니 저 멀리 교회건물 비슷한 것이 하나 보입니다. 언덕 높이에 있어서 궁금한 김에 올라가는데...




식당은 이미 보이지도 않습니다. 왼쪽 저편 아래쪽에 식당이 있고요, 저기 앞에 보이는 초지가 소 풀뜯는 곳입니다. 그리고 뒤를 돌면..




교회가 아니라 전망대입니다. 2층 높이의 8각 전망대가 있습니다. 그럼 저 탑은 뭐지?




궁금증을 풀기 전에 일단 전경 사진부터. 언덕에 올라와보니 시야가 정말 좋습니다. 아.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어요. 식당은 오른쪽 중간쯤에 보이는 건물들입니다. 저게 치요다팜 레스토랑이랑 그 옆의 농장입니다.




그리고 전망대 안에는 저런 종이. 딱 학교종 같은 느낌입니다. 댕댕댕이 아니라 꽹과리 소리 비슷하게 땡땡땡이나 깽깽깽에 가까운 시끄러운 종입니다. 나름 재미있더군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이렇습니다. 아래 보이는 도로가 앞서 찍어 올린 그 자갈길입니다. 올라오기 쉽지 않았어요. 걸어 올라가는데 천천히 가면 편도 20-30분 가량. 언덕길이라 시간이 더 걸립니다.
덕분에 식전 운동은 잘했습니다. 하하하.

내려오니 12시 반이 살짝 넘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무슨 음식을 시킬까 고민하는데, 다들 함박 스테이크를 시켜 먹네요. 그걸 할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비프스튜 두 개, 비프커리 하나, 함박 스테이크 하나를 시킵니다. 다양하게 시켜서 나눠 먹는 것이 가족 여행의 묘미죠.(...)




샐러드. 함박스테이크에는 안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런치 메뉴가 비프커리랑 비프스튜라서 거기에만 딸려 오더군요.




그리고 수프. 어, 이게 무슨 수프더라.-ㅠ-; 감자였던가 옥수수였던가. 그것도 따뜻한 것이 아니라 차가운 수프였는데 맛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수프에 대한 기억이 날아간 것은 음식 자체가 맛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먹는 수준에 비하면 조금 간이 세고, 진한 맛이지만 채소도 그렇고 고기도 그렇고 아주 맛있습니다. 이것은 비프스튜. 하얀 소스는 요거트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 섞어 먹으니 맛이 조금 부드러워지더군요.





이쪽이 합박 스테이크. 채소도 고기도 다 맛있습니다. 밥과 빵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밥보다는 빵이 훨씬 좋더군요. 밥도 나쁘진 않지만 접시에 담아 내오는 통에 금방 식는데다가 빵 자체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지만, 이게 커리. 색만 봐서는 스튜나 커리나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먹어보면 압니다. 이건 확실히 커리입니다. 커리 특유의 향신료맛이 나요. 카레라이스가 아니라 커리라고 부른 것도 인도계 커리에 가깝게 독특한 향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카레라이스 같은게 아니라는 거죠.;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나온 음식들을 보고 납득했습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거기에 맞춰 음식 만드는 걸 보면 시간 걸릴만도 하더군요. 전체 음식 가격이 6020엔. 함박스테이크가 가격이 조금 높았다고 기억합니다. 커리랑 비프스튜는 점심 메뉴로 1천엔 남짓. 역시 고기 많이 들어간 것이 비싸다니까요.

푸딩하고 우유가 있었는데 배가 불러 도전하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그러니 여행은 건강해야 즐길 수 있는 거로군요. 크흑.;ㅠ;
베이커리인데 왜 초콜릿이 땡기냐 물으신다면,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답하겠습니다. 기승전초콜릿이거든요.


한밤중의 베이커리는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앞부분의 내용은 왠지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과 닮았습니다. 그나마 『블루베리잼』은 생판 남은 아니고 아주 먼 친척의 상황이지만 여기는 생판 남을 속여서 자신의 딸을 맡기는 어머니가 등장합니다. 한데, 맡기기로 한 사람은 없고 남은 것은 혈연도 면식도 전혀 없는 남정네 둘. 그리하여 약간 비뚤어진 사춘기 소녀는 아저씨와 그 보다 나이 많은 아저씨가 있는 빵집에서 기거하게 됩니다. 여기에 꼬마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빵집을 중심으로 묘한 가족관계 혹은 동지애가 생기고 한 배를 탄 사람들이 마음을 모은다 정도로 마무리 짓지요.

두 번째 이야기는 그보다 더 나아갑니다. 아저씨를 찾아서 어떤 여자가 찾아오고, 이어서 그 여자 때문에 사건에 휘말립니다. 지난번에는 꼬마가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20대 처자가 문제네요. 결국 사건은 그럭저럭 해결하고, 그 와중에 연애담이 생기며 막판에 소녀는 초콜릿에 대한 재능을 깨닫습니다. 마지막은 벚꽃놀이 준비.
...
적다보니 흐름이 이상하지만 원래 삶은 그런거죠. 한 가지 사건이 발생해서 그에 대한 해결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있고 그에 대한 곁가지로 다른 일이 발생하고, 그런 것들이 뒤죽박죽 섞이고, 다시 해결되어 일상으로 돌아가고.

그런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담 없이 편하게 보았습니다.



보고 나면 크로아상이 확 땡기고 막판의 초콜릿 때문에 방산시장에서 초콜릿 사왔다는 건 후일담 정도..?;


오누마 노리코. 『한밤중의 베이커리 2』, 김윤수 옮김. 은행나무, 2014,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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