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을 한 번에 올립니다.'ㅂ' 먼저 『우리 시골에서 살아볼까』부터. 이거 부제는 초보 시골 생활자의 집 고르기부터 먹고살기까지입니다.


책을 두 단어로 요약하면 시골 정착기. 조금 더 길게 요약하면 충동구매한 한옥집에 정착하며 시작된 시골 생활쯤 됩니다.


말 그대로 충동구매인건, 남녘에 내려갔다가 길을 잃고 해인사를 찾아간다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전세 혹은 판매는 현수막이 붙은 한옥을 덥석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지은이가 굉장히 충동적으로 일을 벌이는 타입이란 생각이 드는데,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교적인 편이고 일을 일단 벌여 놓고 보는 타입입니다. 저처럼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타입이라면 절대 저런 충동구매 못하죠.; 전 그런 집을 보았다 해도 통장 잔고와 카드 결제금을 먼저 떠올리고 있을 겁니다.

하여간 그런 연유로 집을 사놓고, 경관을 위해 그 앞의 논을 사고, 연꽃을 키우려다가 아랫 논에 피해를 줄 뻔하고, 주변에 나무를 심고 가꾸고. 그러면서 집을 한옥체험 공간으로 제공하고, 회원들을 위해 이러저러한 물건들을 달마다 싸서 보내고. 그러한 일들을 많이 꾸밉니다.
한옥에 대한 리모델링이나 꾸미기에 대한 책은 많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시골생활에 대해 다룬 것은 별로 못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현재의 일을 거의 접고-다른 특별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시골에서 먹고 살 수 있을까를 다루는 건 꽤 신기합니다.


책의 편집을 보건데 원래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렸던 글을 모아 편집한 것 같습니다. 몇 년 동안 쌓아 놓은 글을 나눠서 담은 것 같더군요. 남의 삶을 슬쩍 엿보는 기분이기는 한데, 그래도 책 전체가 일관성 있게 흘러가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어, 그건 앞서 보았던 『꿈꾸는 할멈』도 그랬으니까요. 블로그의 글을 책에 담다보면 각 글이 흩어지는 걸 어떻게 잘 접착해서 담을까가 꽤 중요합니다. 이 책은 모아 놓는 데 실패한 것은 아닌데 100% 취향은 또 아니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본 정도입니다.


라고 적고 나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거, 블로그가 아니라 『행복이 가득한 집』에 연재되었던 것 같아요. 아하하; 제가 살짝 분위기가 다르다고 느꼈던 글은 다른 곳에 들어 있거나 추가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거야 연재분을 찾아보면 알겠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강냉이가 먹고 싶어지는게..-ㅠ-; 저도 시골 장터 나가서 한 봉지 튀겨와야 할까요. 하하;


가장 흥미진진하게 본 것은 연밭 만드는 것과 사과 나무 심는 이야기, 장터에서 먹거리 사온 이야기였습니다.
...
그참...;;


『옷장만한 주방에서 만드는 세계요리』는 세계 각국의 이런 저런 음식을 모아놓았습니다. 꽤 다양하게 있는데, 한국에서도 만들기 편하라고 대용 식자재를 써서 만들더군요. 원래의 조리법이 어떤지는 모르지만(혹은 잊었지만;)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걸 보니 호기심이 더 생깁니다.

다만 조리법이 아주 간결해요.
아이리시 비어 브레드는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생각은 하는데, 조리법이 딱 두 줄로 끝납니다.
-재료에서 가루 종류를 모두 섞고 맥주를 부어 가볍게 반죽해 모양을 잡는다.
-오븐 트레이에 1을 놓고 녹인 버터를 반죽 위에 부어 190도 오븐에서 45분간 굽고 10분간 식힌다.

...
으으으으음;
물론 퀵브레드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리법이 아주 간단하잖아요. 캐러멜 소스 만드는 법도 그렇습니다.
-설탕에 물을 부어 젓지 않고 약불로 녹인다.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1분간 식힌 다음 생크림을 넣고 잘 섞는다.
-버터, 소다, 소금을 넣고 잘 섞어 약불에 8분간 졸인다.

캐러멜 소스는 설탕 가장자리가 여우 털색, 그러니까 엷은 갈색이 나고 설탕이 전체적으로 살짝 갈색이 돌 정도로 녹았을 때, 생크림을 단 번에 부어 파바바바바박 하고 튀는 와중에 만들어지는 것 아니었나요. 그래서 생크림이 튈 수 있으니 개수대에 냄비를 넣는 것이 좋고, 델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쪽은 1분 식히기 때문에 괜찮은 건가요.

조리법을 보다보니 그런 의문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행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더 들어가야 하는데.=ㅁ=

그래도 가볍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엄윤진. 『우리 시골에서 살아볼까?』. 디자인하우스, 2012, 15000원.
고영민. 『옷장만한 주방에서 만드는 세계요리』. 한울, 2013, 18000원.


디자인하우스의 책은 거의가 종이질 때문에 사진이 어두워 보입니다. 좀 아쉽네요. 같이 올려 놓은 책은 아트지를 써서 무겁지만 그래도 사진이 반짝 거립니다.-ㅠ-
해마다 여름풍경 전시회를 하는데, 이번은 이전보다 규모가 작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음, 조금 아쉬웠어요. 이전에 계절에 대한 장면을 만들었던 때-지금 찾아보니 2010년도의 세시풍속 전시회로군요.(링크) 하여간 이번에는 그보다 작았습니다. 대신 우키요에를 봤다는 것만 해도..+ㅁ+ 그것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있었고요.
다만 7월 22일에 시작해서 8월 5일에 끝납니다. 당장 내일이 마지막 날이네요. 하하하;

전체 다 찍을까 하다가 일부만 찍었습니다.



다도 용품이 있는 부분. 다른 건 몰라도 나쓰메(차통)가 참 귀엽습니다.




이게 나쓰메. 매번 이 세트는 볼 때마다 우유당 시리즈가 떠오릅니다. 무사시노의 갈대밭 한 가운데, 느긋하게 차 마시는 두 사람이 떠올라서요.




이쪽은 기모노. 소매가 짧습니다. 별도 이름이 있었는데, 옆의 후리소데만 기억나는군요.




천 무늬가..+ㅁ+




이쪽은 후리소데. 소매가 많이 깁니다. 아가씨들이 입는 복장이라던가요.




앞서 본 것보다 이쪽이 색도 그렇고, 조금 더 발랄합니다.




남자 복식은 이에 비하면 단촐하죠.




그리고 이게 우키요에. 꽤 여러 작품이 왔습니다. 에도 백경이었나, 십경이었나. 그것 말고, 百物語-백 가지 (요괴)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우키요에랑,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우키요에로 나누어 들고 왔더군요. 모두 다 호쿠사이의 작품입니다.




이게 판화인가 싶을 정도로..-ㅁ-;




이런 귀신 그림은 밤에 보면 잠 못잡니다. 아니, 화장실 못갑니다.




딱 요괴..ㅠ_ㅠ;;;




이건 뱀이더라고요. 물욕을 상징하는 의미라던가.




이거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


하여간 호쿠사이가 백 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만든 목판은 현재 이렇게만 남아 있답니다. 나머지는 전해지지 않았다는군요. 이걸 보니 이전에 구입했던 혼조 후카가와의 일곱가지 수수께기랑 연계된 이야기도 떠오르고. 자아. 이제는 눈 정화하러 갑니다.




양귀비라는군요.




잠자리와 뭐더라, 하여간 이쪽도 꽤 마음에 들었지만,




수국이 좋습니다. 그림 설명에도 있었는데 제비를 세밀하게 묘사하다보니 수국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썼다는군요.




나팔꽃도 좋습니다. 게다가 여기에도 곤충 한 마리가 숨어 있고.




붓꽃도 좋아요.+ㅅ+


나중에 집을 마련하면 이런 꽃들도 한 번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요즘 조경은 이런 저런 꽃을 많이 심었지만 이전에는 천편일률적이었지요. 대부분이 팬지였으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봄에 꽃 양귀비도 많이 심으니까요. 색도 화사하고 보기도 좋고.'ㅂ'



하여간 우키요에 보고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너무 일찍 간 통에 조금 기다렸지만 그정도는 괜찮습니다. 게다가 다 보고 나오려는 찰나, 학생들이 들이닥치더군요. 개관 하자마자 들어가길 잘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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