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배경의 BL로 아이돌과 배우의 연애담입니다. 오프 더 레코드, 뒤쪽에서 오가는 여러 소문들에 대한 소설이라 제목도 그렇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프 더 레코드로 이야기한다 한 들, 정말로 오프가 되지는 않지요.증권가의 찌라시라든지 소문으로라든지 어떻게든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일부는 오프 더 레코드란 이름의 가짜 뉴스가 됩니다.


윤희권은 얼굴 매우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배우입니다. 이강진은 아이돌 출신의 배우로, 소문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아이돌 출신 치고는 그럭저럭 연기를 합니다. 이 둘은 '이면'이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마주합니다. 주연과 반동인물로 말입니다. 현역 아이돌은 아이돌이지만 7년차인 지금은 각자 활동을 하고 있는데다 외모 말고는 특출난 재능이 없다보니 연기쪽으로 발을 들인 강진은 희권과 사사건건 부딪힙니다. 대본리딩할 때의 분위기도 그랬지만 그 뒤의 영화 홍보 인터뷰도 참으로 망했습니다. 강진의 팬이라고 하는 희권, 희권의 연기력으로 간신히 살렸다는 평을 듣는 어느 영화를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는 강진. 인터뷰이를 당황시킬 정도의 충돌이었지요.

하여간 이 둘은 그 뒤에도 내내 티격태격하지만 강진이 얽힌 사건들에 희권이 발을 들이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집니다. 강진은 같이 영화를 찍는 다른 배우에게 은근한 협박을 받고, 마찬가지로 몇 년간 지속적인 협박을 당하며 강제적 관계를 맺는 이가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희권에게 술주정을 부리고, 몸이 먼저 가는 관계가 되고, 희권의 여러 도움을 받고 하는 과정은 영화 촬영 내내 이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강진과 얽힌 여러 사건들이 복잡하게 흘러가면서 또 좌충우돌합니다.



소설을 아주 단촐하게 줄이면 희권과 강진이 연애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 둘의 연애는 「이면」이라는 영화를 통해 진행되며, 촬영을 시작하고 연기를 배우고 가르치면서 관계가 조금씩 나아가고, 같은 영화의 배우와 얽힌 사건 때문에 희권이 강진을 보호하고 또 다른 이들을 견제하는 상황이됩니다. 나이차이가 상당하다 보니 희권은 조금 느긋하고 천천히 가려 하지만, 강진은 또 그 나잇대처럼 상당히 격하게(?) 다가갑니다. 게다가 강진을 둘러싼 수수께끼들이 그리 쉽게 풀리는 건 아닙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것은 상당히 뒷부분이라서요.


국민배우로 강진에게 '내가 네 선배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는 소리까지 할 정도였던 희권은 점차 강진에게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뒷감당할 수 있다며 온갖 일을 다 벌이는데, 복잡하게 돌아갈 일을 간단히 해결해 준 것은 또 강진이었지요. 자신이 나이가 많아 걱정된다는 희권에게 괜찮다며 들이대는 것도 강진입니다. 그러나 또 불안해하는 것도 강진이로군요. 여러 사건과 사람들을 물리치고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는 이들 둘이 깨쏟아지는 신혼생활(....)을 이루는 것까지가 전체 이야기입니다.



즐겁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주인공들의 대비가 선명해서 더 좋더군요. 나이차(열넷)도 그렇고, 얼굴도 잘생겼지만 연기도 매우 잘하는 국민배우와 아이돌 출신으로 얼굴은 매우 예쁜 신인 배우, 침착한 성격으로 사고치는 장년과 버럭버럭 저돌적인 성격의 청년. 그 간격을 넘어 연애하니 또 좋습니다.///



자카비. 『오프 더 레코드 1-3』. 비욘드, 2018, 각 3천원.



소재 때문에 강제적 성관계와 마약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스폰서 이야기도. 이런 쪽을 싫어하신다면 피하시는 것이 낫습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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