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니멀라이프는 불가능한 삶이라는 생각을 매번 합니다. 어디서 주워듣기로, 미니멀 라이프는 도호쿠대지진의 여파로 나타난 삶이랍니다. 그러니까 가능한 짐을 줄이고 간소하게 살자는 운동의 계기가 대지진.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지요. 그런 마음가짐에서는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전자책으로 소장하거나 하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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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면 전자책도 못 보잖아요. 종이책은 그래도 햇빛 있을 때는 볼 수 있지만 전자책은 전기 없으면 볼 수가 없어...! 최소한의 전기 사용만 가능하다면 더더욱 사용 못하겠지요.



도서관에 갔다가 호기심에 집어 든 책인데, 지금까지 봤던 책 중에서는 제일 괜찮았습니다. 저와는 안 맞는 부분도 많았지만 아이가 있는 부부가 집을 어떻게 꾸릴 것인가 매우 현실적으로 소개하더군요. 집도 매우 작고 나중에 아이 방으로 내줄 공간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이가 어린 지금은 관리하기가 용이합니다. 거기에 가정관리를 위한 여러 팁들이 많이 나옵니다.


배우자와 라이프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아예 각자의 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나눠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집안일도 손이 덜가게, 가능한의 품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더라고요. 특히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일 하면서 아침밥 준비하는 것을 보고는 감탄을 넘어서 경탄의 눈으로 보게 되더랍니다. 식사 준비시간을 15분 단위로 끊어 사용하면서 가능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있군요. 이건 업무 방식을 집안일에 적용한 수준입니다. 거기에 배우자가 집안일을 상당히 많이 나눠 지고 있다는 것도 보이고요. 앞부분에 남편과 반씩 나눠하기로 했다고 하더니, 시간표를 봐서는 책 저자의 집안일이 더 많지 않나 싶었지만 뜯어보면 비슷해 보입니다. 자신의 옷과 물품 관리는 자신이 하고, 아이의 끼니를 챙기고 등하원을 맡기도 하니까요. 특히 저자가 아침 일찍 일어나 먼저 출근하면 그 뒷정리 담당은 남편입니다. 유치원 보내는 것도 남편 담당이고요.

뭐, 주중 식사 준비는 저자가 맡는 것 같지만서도. 식자재 관리, 메뉴 결정 및 조리 등의 일도 상당히 많으니까요.



음식 만들 때 아침에는 가능한 손 안가는 요리를 한다거나, 집에 돌아와서 가방과 옷 정리 등을 효율적인 동선으로 차례로 해치운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집안의 수납 관리도 위탁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 또 눈에 들어왔고요. 의상도 간단히 관리하고, 속온 등은 철마다 새로 구입하는 방식이랍니다.


따져보면 효율적인 생활이지만 비용은 상당히 많이 들지 않나 싶네요. 어느 쪽이 나을지는 실제 겪어보고 해봐야겠지요. 일단 옷관리 쪽부터 참고하고 시도해보렵니다.


아키. 『나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 허영은 옮김. 웅진리빙하우스, 2018,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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