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한하게도 녘은 혼자 가는 일이 드뭅니다. 간다면 항상 BC님과 가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 혼자 어딘가에 밥 먹으러 가는 일이 드물기 때문일 겁니다. 외식 자체가 가끔 있는 일이고, 그나마도 생협 모임 아니면 BC님, 그도 아니면 G와 가는 것이라 녘에 혼자 가는 일이 없는 걸겁니다. 밖에 혼자 나가 돌아다니면 간단히 먹게 되지, 시간 들여서 멀리 돌아가 밥을 챙겨먹지는 않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오해받을 정도로 집에만 있기 때문일겁니다. 축약하면, 게으름이 원인입니다.(먼산)




그렇다보니 녘은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여름을 맞아 봉봉이샐러드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거의 들어가기 직전에야 먹게 되었군요. 아니, 피자 시작한 것도 한참되었는데 이제야 가다니.=ㅠ=





첫 맥주는 사워 에일이었습니다. 수도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호기심에 시켰는데, 한 모금 마셔보고는 매우 당황했습니다. 맥주에서 기대하던 쓴맛은 어디로 간 건지, 여기서는 신맛이 확 올라옵니다. B님이 마셔보고는 매실주 같다고 평하시더군요. 과연. 다시 한 모금 마셔보니 설탕맛은 안 느껴지는 매실주와 같은 그런 숙성된 신맛입니다. 맛 자체는 나쁘지 않으나 다음에는 시도하지 않을 겁니다. 커피도 그렇지만 술도 쓰고 단맛을 좋아하는 쪽이라서요. 무엇보다 ... 빈속이었기 때문이겠지만 마시는 도중에 취했습니다. 도수가 5.5%로 메뉴판의 다른 맥주들과 비슷했지만 그 마시는 사이에 화아아악 취했습니다. 핫핫;






직접 만들었다는 빵이 식전빵으로 한 조각씩 나옵니다. 조직은 치밀하고 신맛이 도는군요. 하지만 사워도우의 신맛은 꽤 즐기는 편입니다.'ㅠ'

같이 주문한 봉봉이 샐러드는 여전히 맛있고요. 샐러드 소스를 빵으로 찍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쓰읍.







그리고 도착한 깔조네.

피자 중 몇 종은 먹어보셨다 하시니, 중복되지 않은 메뉴로 골랐습니다. 앞의 채소는 쓴맛이 강하게 돌아서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거기에 치즈 듬뿍 들어간 깔조네는... . .... ... 매우 좋은 술안주였습니다. 치즈가 듬뿔 들어간데다 빵도 맛있고, 소스도 맛있습니다. 그러니 술이 술술 들어가여, 그 다음에도 한 잔 더 주문합니다.






바바리아. 이쪽은 병 색에서부터 짐작되듯 녹색병의 맥주가 주는 그런 종류의 맛입니다. 그리고 깔조네와도 매우 잘어울리고요.







후식은 티라미수가 다 떨어져 헤이즐넛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티라미수가 없어 아쉽지만 헤이즐넛케이크도 나쁘진 않고요. 거기에 음료는 플랫화이트. 커피가 들어갈 때 즈음엔 슬슬 술이 깼습니다. 역시 빈속이 문제였나보네요.




녘은 본가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데 왜이리 안가게 되는 건지. 아니, 홍대보다는 훨씬 가깝다고요! 다음에는 진짜 혼자 가서 느긋하게 깔조네와 맥주를 즐겨야겠습니다. 과연 베이커스테이블을 가는 것이 먼저일까, 녘을 가는 것이 먼저일까요. 역시 내키는대로?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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