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의 백미는 카페기행입니다. 그러나 기관지 확장제 때문에 커피를 마실 수 없고, 그렇다보니 카페기행도 반쯤은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식도염이 위염으로까지 왔는지 속이 그리 좋지 않았고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여행 때마다 겪는 긴장으로인한위장장애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위장장애에, 식도염에, 약물까지 겹치니 케이크가 땡기지 않아요.;ㅠ; 이런 슬플데가..!


그럼에도, 점심을 먹고 나니 뭔가 간식이 먹고 싶습니다. 잠시 쉬면서 트위터(...)를 할겸 카페 & 북 비블리오테크를 나와서 그 근처의 유락쵸 딘앤델루카를 찾아 들어갑니다. 전날도 그랬고 이날도 지나가면서 눈여겨 봐뒀던 거죠.





길가, 역 끝부분에 있습니다. 어떤 메뉴를 선택할지 한참 고민하다 마살라차이와 애플브레드, 그리고 나중에 먹으려고 챙긴 레몬쿠키를 구입합니다. 정확히는 레몬화이트초코쿠키였을 겁니다.


사과빵은 데워달라고 했는데 먹기가 쉽지 않더군요. 커스터드 크림과 사과가 들어간 빵으로, 맛 없을리 없는 조합입니다. 먹으면서 내내 C님이 생각나더란. 사과 좋아하시는 분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ㅠ-



신나게 먹고 나서 어디로 갈까 아주 잠시 고민하고는 도로 SA 갤러리에 갑니다. 오늘도 그림을 구경하면서 다시 한 번 이 그림 앞에 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스태프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고-이 때 '갤러리에서 받아다가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복제화와 원화를 비교하고 가격과 세금과 배송비를 따져본 뒤 조용히 포기했습니다.



보고 나오니 시간이 2시쯤? 어디를 갈까 고민하며 숙소를 향해 걸어가려다보니 눈 앞에 도큐핸즈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에 올렸던 빅센의 별자리 책갈피는 도큐핸즈에서 취급한다고 하니 들어가봅니다.

그러나 결국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하고.





BB8과 BB9가 있는 것을 보며 확실히 스타워즈 상품이 많구나라는 감상을 남기며 물러납니다. 그릇이라든지 컵이라든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있지만 사고 싶은 물건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집에 있는 물건을 대치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가?'라는 질문을 통과하지 못하더군요. 예쁘지만 보기에 좋은 물건일 뿐입니다. 집에 들어오려면 기존의 도구를 대치할 정도로 좋아야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원래 쓰던 도구에 문제가 생겨서 새로 사야할 때나 가능하지요.


허탕치고,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고 걷다보니 긴자 메인 거리입니다. 맞다, 여기 긴자죠. 그러니 생각난 김에 이토야를 갑니다. 도큐핸즈에서 숙소방향으로 걷다가 큰길 나와서 고개를 들어보니 저기 왼쪽 편에 클립이 보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재작년 여름에 보았던 고래상어 수건(てぬぐい, 테누구이)이 아직도 있나 궁금하기도 했고, 없다면 다른 거 뭐 없나 싶기도 했지요.





슬프게도 고래상어는 더 이상 없습니다. 봄이 멀지 않아 그런지 꽃은 많은데 고래상어.;ㅁ; 고래.;ㅁ; 상어.;ㅁ; 역시 뭐든 눈에 보일 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요.






1층에도 뭐 눈에 들어오는 것 없나 기웃거리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천으로 만든 동물인형들. 주홍털의 양은 매우 큽니다. 가격도 비싸더군요. 6만엔.






독특한 색조합의 인형들이 많았습니다. 양말고 눈에 들어온 동물이 뭐가 있냐 하면,






저 가운데의 홍학님. 참 귀엽더군요.






twoolies가 브랜드 네임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오오. 저 녹색양도 멋있어! 일반적으로 제가 잘 안 쓰는 색 조합이라 더 멋집니다.+ㅅ+




자, 이제는 어제 못산 간식을 챙겨들고, 저녁 거리와 함께 숙소에 갈 차례입니다. 시간이 많이 이르지만 원래 혼자 여행 다닐 때는 2시에 숙소 들어와 호텔에서 뒹굴 거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행 안가고 집에 있는 것과 뭐가 다르냐 물으신다면, 디저트가 달라진다고 답하겠습니다.



설렁설렁 걸어서 숙소로 가다보면 도중에 미츠코시가 나옵니다. 이번에도 지하식품매장에 들어가 휙 둘러보고 있는데, 헙. 여기 조엘 루부숑도 있고 도미니크 안셀도 있어!





도미니크 안셀 본 매장은 아오야마 쪽에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이건 긴자 한정이랍니다. 예약받는 중이라고. 이름이 PullAPart Flower Cookies. 로즈케이크라는 말에 고이 물러납니다. 혹시라도 다음에 일행들이 있다면 도전할지도 모르지만, 혼자서 이걸 먹기에는 너무 크고 가격도 아름답지요. 4860엔. 으으음.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맛있는 홍차가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조용히 마음을 접습니다.






그리하여 저녁 혹은 그 다음날의 아침거리로는 조엘 루부숑의 건포도 브리오슈, 그리고 케이크는....







딸기입니다. 그것도 기후현에서 나오는 종류라는 레드펄. 수량 한정으로 팔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그것말고도 아마오우(아마오~)도 있더군요. 하기야 한국도 팔릴 가능성만 있다면야 육보, 죽향, 설향, 킹스베리를 각각 올린 딸기 케이크도 가능할 건데. 역시 비용이 문제겠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음. 그냥 딸기 케이크입니다. 한 조각에 780엔이나 하길래 기대도 컸지만 생각만큼 대단한 맛은 아닙니다. 다른 딸기 케이크 여럿 사다놓고 비교하며 먹을 걸 그랬나요. 하지만 점심 먹고 빵도 먹고 나니 그렇지 않아도 소화력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케이크까지 먹을 엄두가 안나더군요.'ㅠ' 내년에는 정말 종류별로 도전해볼까 합니다.

맛이 그냥 그랬던 건 크림이 버터에 가까울 정도로 밀도가 높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우유크림이 아니라 그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게 휘핑을 올린데다 크림 자체도 썩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사람들이 줄서서 사는 건 역시 외양 때문일까요. 으음. 아쉬워라.





저녁에는 편의점에 한 번 더 들렀다가 H에게 CD와 함께 보낼 감씨과자를 사옵니다. 그리고 감자과자랑 돈베랑 저 빼빼로. 빼빼로는 여행기 다 올린 뒤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숙소에서 뒹굴거리다보니 하루가 다 가는군요. 다음날은 체크아웃할 거니까 미리 짐 정리를 해둡니다. 캐리어에 꽉꽉 채워서 짐 정리하고. 따로 들고 갈 것 챙기고. 음. 역시 큰 캐리어를 들고올 것 그랬나 후회했다가도 체력 생각하면 이정도가 괜찮은 거라며 애써 위로합니다. 게다가 캐리어가 더 컸다면 분명 거기에는 도쿄역의 과자와 과자와 과자가 가득 찼을 거니까요. 그건 다음 여행으로 미룹니다.


...

분명 내년에도 도쿄 올 일은 있을 겁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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