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조금 누적되어 있는 것은 지난 목요일의 업무지옥과 금요일의 출장 및 모임, 그리고 금요일 저녁의 뒤풀이, 오랜만의 토요일 출근 때문일겁니다. 최근 몇 주는 출근 안하고 집에서 보냈거든요. 부모님이 여행 가고 안 계시니 집에 있어도 상관 없어 그랬습니다. 어머니가 계시면 아무래도 혼자 있는 것보다는 집중도가 떨어지죠.


호가든 그랑크뤼가 그렇게 맛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보았는데 주변에는 파는 곳이 없습니다. 아마 수입맥주 전문점에 가야할 것 같은데, 마트에는 전혀 없더군요. 서울역 롯데마트 같은 곳에나 있으려나.

하여간 꿩대신 닭이라고 호가든을 사왔는데 마셔보고서야 떠올랐습니다. 제 맥주 취향은 커피와 마찬가지로 진한 맛입니다. 하이네켄보다는 칭따오를, 그보다는 아사히 블랙을 선호하지요. 최근에 마신 맥주 중에서는 아사히 블랙이 제일 마음에 들더랍니다.


하지만 마음에 든다고 해서 자주 마시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금요일에도 그걸 처절하게 깨달았던게, 와인을 마시고 그 뒤에 칭따오를 마셨더니 술이 술술 넘어가더랍니다. 친구들을 포함하여 제 주변 사람들은 대개 제가 술을 못마시는 걸로 압니다. 직장동료들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 소주는 입에 안대고 맥주만 마시는데, 그 맥주도 잘 안마시다보니 못마시는 걸로 생각하더군요. 아닙니다. 안 마시는 겁니다.....;

못마시는 것과 안마시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일전에 B님도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맥주는 도수가 낮지만 입에 붙기 시작하면 무섭습니다. 저녁 대신 하루에 한 캔씩 비우는 것도 생각해봤는데 칼로리를 넘어서 알콜중독 문제가 생기겠더군요. 지난 주중에 한 번 아사히 블랙과 달걀로 저녁을 대신했는데 배도 부르고 괜찮더랍니다. 그리하여 사놓을까, 저녁으로 그렇게 먹을까 생각했는데 하루에 한 캔씩 비우면 그게 두 캔이 되는 건 시간 문제고 아예 술이 일상으로 넘어올 것 같더랍니다. 게다가 술이 세지면 도수가 부족하다고 거기에 양주 섞을 가능성도 농후. ... ... ... 이러면 안됩니다. 고객님.(...)


금요일에 술이 술술 넘어가는 경험을 한 뒤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도로 금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러다가 알콜 중독되면 골치 아파요. 카페인 중독만으로도 지갑은 충분히 털렸습니다. 흠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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