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목록에 오른 것을 보고 찍어 두었다가 이제야 보았습니다. 앞서 대출한 사람들이 어떻게 보았는지는 모르지만 제게는 기대만 못했습니다. 책장의 정석이라는 제목이라 책장 정리론과 같은 '정리법'을 다루는 줄 알았더니 이건 지식정리론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가정관리가 아니라 지식관리쪽인 겁니다. 양쪽이 어떻게 다르냐하면...


-물리적으로 책들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책. 즉, 수납방법이나 도서 관리, 주제별 정리 비법이나 다양한 서가 혹은 서재의 모습을 다루는 책


이 아니라


-책을 구입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책. 필요 없는 책은 반드시 치우며 읽은 책은 나중에 도움이 될 자료를 제외하고는 처분, 서가 규모는 되도록 적게 유지하여 필요할 때 정보를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유지 관리한다는 내용의 책


이었습니다.


전자를 기대한만큼 후자였을 때의 배신감이 상당했지요. 허허허. 그리고 전 소유욕이 강하기 때문에 5년 동안 읽지 않았고 앞으로 10년 동안도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도 일단 보관합니다. 이 책은 소중하니까요.

(대표작: 『동유기』, 『도쿄바빌론』. 아니, 솔직히 고백하면 서가에 있는 책 절반 가량은 여기 해당될 겁니다.)



그래도

-챕터별로 관심있는 책을 여럿 소개해서 읽고 싶은 책이 꽤 늘었습니다. 한국에 번역이 되지 않은 책이 있는 것은 아쉽지만. 『사과할 거라면 언제든지 와도 돼』, 『일본건축 집중강의』, 『재고 그리는 여행』,

-도쿄의 스루가은행에 있다는 d-labo는 가보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서가일까요. 다이칸야마 쓰타야도 사람 없을 때 골라 느긋하게 즐기고 싶지만.. 만...;ㅂ; 토목학회 도서관도 가보고 싶어요!





라지만 번역 때문에 짜게 식은 부분이 한 곳 있었습니다.


p.230

이 책으로 히그스 입자를 알게 되었을까? ~ 히그스 매커니즘이란 것은 ~ 히그스 입자의 발견은~


.....ㅠ_ㅠ

거기에 이 뒤에 이어지는 내용-재미없는 책에 대한 서평은 쓰지 않는다-은 공감하지 않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쓰는 것은 서평이 아니라 감상이니까요. 책이 재미없었건, 어려웠건, 읽다가 말았건 상관없이 무조건 적습니다. 이건 제 개인 기록이니 어떤 책이라도 남깁니다. 거기에 해당 부분은 서평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상에 가까웠습니다.

참고로 조아라의 경우에도 사실 매달 올리는 조아라 감상기(독서기)보다 더 많이 읽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강렬한 빡침과 함께 '비선작 목록'이라는 글로 비공개 글을 올리고, 몇몇은 아예 그런 글도 쓰지 않습니다.



하여간 서평쓰기나 책 고르기, 지식관리 쪽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보셔도 좋습니다. 거기에 책 소개도 되어 있으니 참고 겸 보셔도 괜찮을 겁니다.


나루케 마코토. 『책장의 정석』, 최미혜 옮김. 비전코리아, 2015, 1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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